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lah Nov 06. 2016

Before Autumn Leaves

가을이 가기 전에



완연한 가을이다.

그새 날이 밝았고

여름이 홀연히 지나갔으며

11월 첫 일요일을 맞이한다.


아침을 함께 열어왔던

진한 커피 한 잔이

드물게도 오늘은

마시고 1/3남은 커피 위에

따뜻한 물을 한 번 더 부을 수 있게 되었고


길 건너편의 주택가들을

에워싸고 있는 나무들을

창 너머로 바라보며

직접 붉고 노랗게

물들일 수 있는 기회도 가졌다.


완연한 가을이다.

바쁘게 거리를 횡단했던

주중의 날들을 멈추고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이 시간 조용한 아침 속에

한 자 한 자 타이핑을 하다 보니.


그간 많은 시간들과

꺼내지 못한 이야기들이

눈이 되어간다.

어쩌면

곧 다가올 겨울에

내 안과 밖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눈이 내릴 것 같다.


그리고 오늘은

오늘은

곧 지나갈 완연한 가을을

오감으로 풍요롭게 누리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An Email from My Professo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