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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선비 Apr 12. 2019

반야심경 한 번쯤 들어 보셨죠? (9)

3. 해설 f



 여러분들 반야심경 많이 들어보셨죠?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관자재보살~" 아마 우리에게 익숙한 구절일 겁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반야심경은 재미있는 힙합 리믹스(?)도 있고 말이죠. 하지만 불교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을 제외하면 반야심경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계신 분들은 적으실 겁니다. 그래서 이번 연재를 기획했습니다. 저는 철학 관련 브런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글은 종교적인 글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불가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이 글의 대상은 모든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최대한 쉽게 풀어서 쓸 계획이니 차분히 연재를 읽어나가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불가 사상의 느낌을 이해하실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연재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0. 목적과 이유

1. 사전 지식과 기타 알아두면 재밌는 것들

2. 개론

3. 해설(이 부분은 본문의 해설이므로, 어느 정도의 분량이 나올지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4. 마무리



원문


般若波羅蜜多心經

반야바라밀다심경


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蜜多時 照見 五蘊皆空 度一切苦厄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 오온개공 도일체고액

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受想行識 亦復如是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舍利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是故 空中無色 無受想行識

시고 공중무색 무수상행식

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 無眼界 乃至 無意識界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無無明 亦無無明盡 乃至 無老死 亦無老死盡

무무명 역무무명진 내지 무노사 역무노사진

無苦集滅道 無智亦無得

무고집멸도 무지역무득

以無所得故 菩提薩埵 依般若波羅蜜多故

이무소득고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고

心無罣礙 無罣礙故 無有恐怖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三世諸佛 依般若波羅蜜多故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고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故知 般若波羅蜜多 是大神呪 是大明呪 是無上呪 是無等等呪 能除 一切苦 眞實不虛

고지 반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등주 능제 일체고 진실불허

故說 般若波羅蜜多呪 卽說呪曰

고설 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娑婆訶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娑婆訶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娑婆訶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 붉은 글씨는 이번 편에서 함께 해석할 부분입니다.






無罣礙故 無有恐怖 무가애고 무유공포


 언제나 그렇듯 문자 그대로의 해석은 간단합니다. 마음에 걱정과 근심이 없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낄만한 것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 무가애고 無罣礙故

무가애라는 것은 걱정과 근심이 없다. 계속 말했듯이, 어떤 걱정과 근심은 우리의 업(業)을 쌓게끔 합니다. 반야심경의 골자는 우리의 인생은 고통 속에 있으며, 그 고통은 우리의 업으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그 업은 우리의 걱정과 근심, 집착 등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이 집착을 끊어 낸다면, 업도 쌓이지 않을 것이고, 고통 역시 없어진다는 것이다. 


* 無有恐怖 무유공포

근심과 걱정이 없으니, 공포가 없다는 말입니다. 여기서의 공포는 공포영화라고 할 때의 그 공포가 맞습니다만, 어떤 대상을 두려워하는 의미보다는 근심과 걱정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더 수월합니다.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해석은 전도와 몽상에서 멀어지게 되면, 열반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전도, 몽상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원리 遠離

원리란, 어떤 것에서 멀리 멀어진다, 떨어진다, 이별한다라는 의미입니다.


* 전도 顚倒

불가에서 말하는 전도란, 일체의 불합리하고 잘못된 사상들이나 행위들을 말합니다. 여기서 불합리하다는 것은, 우리가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흔히 말하는 불합리하다는 것과는 약간 다릅니다. 불가의 사상에 빗대어 볼 때 그 뜻이 합치되지 않는 것들을 말합니다. 굳이 말하자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불합리는 부조리겠지요.


* 몽상 夢想

몽상은 흔히 말하는 몽상이 맞습니다. 망상에 사로잡힌 잘못된 생각들, 즉 전도된 생각들을 말합니다.


* 구경열반 究竟涅槃

구경열반은 간단히 말해서, 부처님의 경지를 말합니다. 불가에서는 열반에 이르게 되면, 모두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위에 나와 있듯이 원리전도몽상하게 된다면, 부처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원리전도몽상을 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답은 언제나 나와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공한 것을 알게 되면 됩니다. 반야심경의 답은 언제나 공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공이라는 것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몸으로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은 게 문제입니다.



三世諸佛 依般若波羅蜜多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


 해석해보면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들은 바라밀다의 지혜에 의지한다. 고로, 더 이상 초월할 수 없는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다. 그리 어렵지는 않은 구절이지만, 하나씩 풀어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삼세제불 三世諸佛

여기서 말하는 삼세란, 세 가지의 시간대를 말합니다. 당연히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합니다. 그리고 제(諸)란, 반야심경 내에서 모든 것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래서 주욱 해석해보면,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들이 됩니다. 모든 부처라는 것이 이해가 안 되실 수도 있는데, 우리는 유일신의 종교관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불교는 유일신의 종교가 아닙니다. 공의 의미를 깨닫고, 열반하게 되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습니다. 불교 신이라고 검색을 해보시면, 관자재보살, 미륵불, 아미타불 등 다양한 부처들이 나올 겁니다.


* 의반야바라밀다 依般若波羅蜜多

의지한다, 반야바라밀다에. 반야바라밀다의 뜻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나 기억이 안 나시는 분들은, 앞 편을 보시면 됩니다. 반야바라밀다의 뜻만 알고 있다면, 이 구절은 어렵지 않습니다.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한다는 의미입니다. 앞에 나온 삼세제불과 이어집니다. 삼세제불은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한다. 역으로 말해서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지 않는다면, 부처가 될 수 없다는 의미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故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고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해석을 해보면, 고로 얻는다. 무엇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발음이 이상하죠? 저 한자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발음만 빌려온 아뇩다라, 삼먁, 삼보리입니다. 한자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니 이게 무슨 말이야? 하실 수 있는데, 맨 첫 편에 잠깐 말씀드렸다시피, 번역할 때에, 번역을 하게 되면 도리어 뜻이 이상해지게 된다면, 발음만 그대로 차용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 역시 그렇습니다. 


 거친 예를 들어보면, 우리가 핸드폰 케이스라고 할 때, 케이스를 굳이 보호대, 껍데기, 보호장치(?)등으로 해석하지 않죠? 그냥 케이스라고 하는 것이 편합니다. 글자는 한국어, 발음은 영어를 빌려온 것입니다. 그래서 아뇩다라, 삼먁, 삼보리라는 한자 자체엔 뜻이 없습니다. 



* 아뇩다라 阿耨多羅

아뇩다라는 더 이상 초월할 수 없는 무상의 경지입니다. 여기서의 무상은 생각이 없다는 무상이 아니라, 무상(無上) 위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위가 없는 경지이니 더 이상 높아질 수가 없는 최상의 경지겠지요.


* 삼먁 三藐

삼먁을 굳이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정등. 아주 정확하고 진실한, 등급이나 경지를 말합니다.


* 三菩提 삼보리

삼보리도 굳이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정각. 아주 정확하고, 진실한 깨달음을 말합니다.


 그래서 정리를 해보면, 반야의 지혜가 있다면, 최상의 경지에(열반) 이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편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제가 몇 개월 만에 글을 쓰는지 기억조차 안 나네요. 독일에 온지도 11개월이 다 되었는데요. 일하랴, 독일어 공부하랴, 글 쓸 시간을 내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1개월은 아무것도 안 하고 요양(?)할 생각이니 종종 쓸 수 있을 듯합니다. 급 개인적인 이야기를 썼네요. 혹시나 절 기다려주신 분들이 계실 수도 있을 테니...


 그럼 오늘 함께 읽은 부분을 정리하면서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無罣礙故 無有恐怖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三世諸佛 依般若波羅蜜多故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고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걱정과 근심이 없으니, 두려움이 없다. 전도와 몽상에서 멀어지면, 열반에 이를 수 있다. 고로 모든 부처들은 반야의 지혜에 의지하여, 열반의 경지에 이른다.


그럼 다음 편에서 만나요! 거의 다 끝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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