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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rin Jul 11. 2018

<캐나다편> 갈리아노 아일랜드 입성기

Galiano island에서 워홀을 시작하다.

BC주에 속한 걸프 아일랜드 Gulf Island중의 하나인 갈리아노 아일랜드 Galiano Island에서의 생활은 나의 캐나다 워킹홀리데이의 장장 7개월을 차지한다. 캐나다인들 조차도 잘 모르는 이 섬에 찾아오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일해보고 싶은 레스토랑이 그곳에 있다는 사실 단 하나.  

역시 사람은 단순해야 하는 듯하다. 재고 따질 것 없이 무작정 그것만 보고 가면 되니까.


이 섬에는 밴쿠버에 도착한 지 딱 5일 차가 되는 날에 들어갔다. 레스토랑 셰프와 연락이 잘 되지 않아 일단 가보기로 결정하고 밴쿠버에 대부분의 짐을 두고 옷가지 몇 가지만 들고 무작정 찾아갔다. 


숙소에서 레스토랑 가는 길




사진이나 기사 등을 통해서 레스토랑에 대한 정보는 어느 정도 익힌 상태였지만, 레스토랑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음식, 스텝들과의 관계가 어떤지는 직접 보고 판단해야 했기에 제일 빠른 날짜로 솔로 다이닝(혼자 식사 테이블을 예약하는 경우를 지칭한다.) 예약을 하고 본의 아니게 손님으로 잠입(?)을 시도했다.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는 길


예약 메일을 보낼 때 그곳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애피타이저와 메인 메뉴 각 한 개씩을 주문한 나에게 코스 요리를 누리는 호화스러운 영광을 받게 되었다. 사실 이로 인해서 이 레스토랑에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된 것도 사실. 


코스가 시작되면서 핸드폰 배터리가 나가는 바람에 코스요리를 다 담지 못했다.


다이닝을 통해서 이 레스토랑이 추구하는 스타일, 음식 등을 전반적으로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식사가 끝나자마자 주방으로 찾아가 트라이얼을 해보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내일 오라는 허락을 받아낼 수 있었다. (역시 간절히 바라면 뭐든지 이뤄질 수 있는 듯하다.) 갈리아노에서 주어진 하루는 단 하루. 밴쿠버와 갈리아노 두 군데 모두 숙소비를 지불하고 있는 상태였기에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 하루의 트라이얼로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크, 타이밍이 잘 맞았는지 마침 직원을 구하고 있는 터라 취직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까지!


여차여차 트라이얼을 얻어 보낸 하루 동안 셰프가 마음에 들었었는지 일이 끝나고 바로 일자리를 제안했고 묻고 따지지도 않고 오케이! 일단 밴쿠버에 숙소가 있으니 이 숙소만 정리하고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한 뒤 바로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 크고 넓은 캐나다에서 내가 선택한 곳은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 

뭔가 아이러니했지만 캐나다에 오자마자 내가 일하고 싶었던 곳에 바로 취직이 되는 영광을 업고 7개월여간의 갈리아노 주민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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