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99의 법칙
세상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과 흐름이 등장하고,
어제의 혁신은 오늘의 표준이 되며,
내일의 표준은 모레의 구식이 된다.
마치 기술의 유통기한이 우유보다 더 짧아진 세상이다.
스마트폰, 인공지능, 메타버스가 우리의 일상을 끊임없이 재정의하는 동안, 우리는 그저 따라가기에 급급하여 '이번엔 또 무슨 앱을 다운로드해야 하나' 하며 한숨짓고 있다.
이 거대한 변화의 파도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이며, 그 속에서 나는 어떤 서퍼인지 고민해 볼 시간이다.
‘엔트로피’라는 책으로 유명한 미국 학자 제러미 리프킨과 '시골 의사'라는 친근한 별명으로 대중의 공감을 얻은 박경철 님 두 분 모두 수 많은 강연과 책을 통해 현대인의 인생 멘토로 자리매김했다.
두 분의 많은 통찰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박경철 님의 'W를 찾아서'라는 강연에서 제시한 인류 분류법이다.(이는 제러미 리프킨의 이론을 인용 재해석 한 것에 가깝기도 하다.)
그는 세상 사람들을 마치 게임 속 캐릭터의 희귀도를 나누듯 세 부류로 구분하며,
이를 통해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또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0.1%: 전설의 창조자들
이들은 세상의 지도를 새로 그리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말을 타고 다니며 "전보 좀 빨리 쳐주세요"라고 채근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헨리 포드는 자동차를 대중화했고, 스티브 잡스는 우리 손안에 컴퓨터를 쥐여주었다.
니콜라 테슬라는 현대 전기 시스템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팀 버너스리는 인터넷을 창조했다.
이들은 단순히 '이걸 조금 개선해 볼까?'가 아니라 '이 모든 걸 다시 생각해 보자'라는 질문을 던진다.
0.9%: 통찰력의 파도타기 고수들
이들은 변화의 흐름을 일찍 감지하고 서핑보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자동차가 등장했을 때 '말 장사는 이제 끝났군'이 아니라 '주유소 사업이 뜨겠는데?'라고 생각한 사람들, 스마트폰의 가능성을 일찍 알아보고 '터치스크린? 불편하지 않나?'라고 묻는 동안 모바일 앱 비즈니스를 개척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넷플릭스가 DVD 대여 서비스를 할 때 '이 회사가 언젠가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겠다'라고 예측했을 것이다.
99%: 세상의 대다수, 우리들의 이야기
반면 우리 대부분은 변화가 완전히 일상이 된 후에야 그것을 받아들인다.
모바일 결제를 처음 접했을 때 '현금이나 카드가 더 안전하지'라고 의심하다가 이제는 지갑 없이 스마트폰만 들고나가는 것이 당연해졌고, 자율주행 기술을 '사람이 직접 운전해야 믿을 수 있지'라고 회의적으로 바라보다가 이제는 핸즈프리 모드로 운전에 여유를 즐기며, 소셜미디어를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무시하다가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피드를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우리는 초기 도입자(early adopter)가 아닌 대다수 도입자(majority adopter)로, 트렌드를 만들기보다는 그것에 적응하는 데 능숙하다.
나는 99%에 속하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이 분류에 접근하고자 한다.
우리 모두가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가 될 필요는 없다.
누군가는 새로운 스마트폰을 발명해야 하지만, 또 누군가는 그걸 사용하며 '이 앱 매우 편리하다'라고 친구에게 추천한다.
누군가는 우주선을 화성에 보내지만, 또 누군가는 그 소식을 듣고 경이로워한다.
변화를 만드는 사람과 그 변화를 받아들이고 일상에 적용하는 사람, 모두가 이 세상의 톱니바퀴로서 제 역할을 한다.
0.9%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물론 가치 있는 일이다.
호기심을 잃지 않고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분명 우리의 시야를 넓혀준다.
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성공의 척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반드시 세상을 바꿔야만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변화의 흐름을 읽고 앞서 나가는 것이 물론 중요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
어쩌면 '성공'의 기준을 재정의할 때가 왔는지도 모른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가 되지는 못해도, 우리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가는 것 역시 의미 있는 성취다.
모든 사람이 스티브 잡스가 될 필요는 없다.
때로는 그냥 '일(jobs)'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평범한 하루 속에서도 우리는 충분히 특별한 순간들을 만들어갈 수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 친구와 나누는 웃음, 좋아하는 일을 하며 느끼는 성취감.
이런 순간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혁신적인 제품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보다, 그 제품으로 촬영한 아이의 첫걸음마 영상이 더 의미 있을 수 있다.
변화의 물결 앞에서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서핑을 한다.
어떤 이는 거대한 파도를 만들고, 어떤 이는 그 파도를 타며 멋진 기술을 선보이고, 또 어떤 이는 해변에서 그 광경을 즐기며 박수를 보낸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이 세상의 아름다움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분류에 속하느냐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일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은 오직 우리 자신만이 찾을 수 있다.
평범함이라는 이름의 특별함을 누리며 나만의 행복한 파도를 찾아가는 여정.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성공이 아닐까.
나는 이 글을 통해, 나와 같은 99%의 사람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변화의 선두에 서지 않더라도, 우리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자신만의 의미를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성공'이 아닐까?
중요한 것은 어떤 분류에 속하느냐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일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은 오직 우리 자신만이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