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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할매 Mar 12. 2023

랑그와 파롤, 참 재미있네!

즐겁게 자기 긍정으로 이어질 배움의 길목을 들어서며...

지금 새벽 세시 반. 사이버대학교 편입생이 되어 언어학 강의를 듣고 있다. 두 번째 수업인데 첫 수업 때와 마찬가지로 재미있다.

불현듯 딱 30년 전의 한 강의실 풍경이 떠오른다.

대부분의 동기들보다 10여 년 늦게, 아이엄마가 되어 입학한 대학원. 그때도 첫 수업이 언어학이었지.

랑그와 파롤,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어 눈물까지 났던 그때  강의실 풍경, 주욱 둘러앉아 수업하던 어린 후배이자 동기들, 내 옆에 앉아 아낌없이 도움을 주었던 띠동갑 이 아무개...


5년쯤 늦은 대학교 입학과 졸업, 직장생활과 결혼 후 시작했던 대학원 과정. 이제 돌아보면 그렇게 힘들어하거나 생소한  과정이 아니었음에도 당시엔 나날이 고통의 연속이었다. 힘든 현실에서 잠시 비껴 나려는 목적으로 자의 반 타의 반 시작했던 과정은 어린 아기들 엄마에게 너무 힘들어서 30대 중반을 지나는 나는 날마다 흰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늘었었다.


이제 할머니가 되어, 깊은 고민 끝에 시작한 언어학 수업이 이렇게 재미있다니! 나 참 신통방통하다. 부디 이 마음이 진실이기를, 내가 나를 믿을 수 있기를, 그리하여 벗들과 자식들의 격려와 염려에 대하여 기쁨으로 화답할 수 있기를!

현실적인 목적 없이, 허다한 재미거리를 뒤로 미루고 시작한 이 뜬금없는 과정이 내가 가장 잘하고 즐거운 과정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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