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라면 어린이집 등원 준비로 바쁠 오늘 아침에 다섯 살 선우와 할매는 나란히 소파에 등을 대고 앉아 생의 한순간을 기쁨으로 채운다.
할매는 큰 딸내미의 다섯 살 시절 한순간을 소환하고 선우는 그런 할매가 읽어주는동화책곰 이야기를 들으며 아기새처럼 작은 가슴을 감동으로 채운다.
"선우야 왜 울어?"
"응 왜냐면 응 그게...모르겠어."
요즘 한글을 읽고 쓰기 시작한 선우는 그 발전 속도가 가히 눈부시다. 마침 도서관 유아책 코너에서 눈에 들어온 그림책 <위니를 찾아서>를 대출했다. 곧 그림책을 읽어줄 시기가 올 것 같아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아침에 두 번째 이야기를 읽어주는데 녀석 눈에 눈물이 가득하다.눈물 가득한 아기의 눈을 보며 할머니 눈에도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할머니야, 너는 왜 울어?"
"응 선우가 우니까 할머니도 막 눈물이 나온다. 그림이 참 좋지? 할머니는 곰 위니보다 어린 말이 더 예쁜걸 ㅎㅎ."
문득 30여 년 전 기억을 소환한다. 선우엄마가 지금 선우만 했을 때 피아노학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피아노학원에서 띵동 띵동 거리며 건반 연습을 하던 선우엄마가 눈물을 뚝뚝 흘리더란다. 왜 울었는지 물어보니 그냥 모르겠다고 대답했던, 하지만 엄마인 내 마음이랑 어린 딸 마음이 공명했던 선우엄마의 다섯 살 어느 날을 떠올리니 가슴 한편이 뻐근해지고 코끝도 시큰해진다.
<위니를 찾아서>의 주인공은 곰 위니와 그에게 처음 이름을 지어준 해리 콜번 아저씨, 그의 증손녀 린지와 어린 아들 콜이다. 린지는어린 아들을 재우는 시간에 진짜 있었던 이야기를 해달라는 콜에게 증조할아버지와 곰 위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