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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할매 Aug 02. 2023

내가 예민한 사람임을 알겠다 ㅠ

새벽 기차 타려니...

거의 잠을 잘 수 없었다. 늦은 시각에 커피를 마신 것도 아니고 새로운 근심거리가 생긴 것도 아니련만... 초저녁에 잠깐 눈을 비비며 읽던 책을 좀 더 읽다가 10시 가까운 무렵 잠이 들었다. 눈뜨고 시계 보니 11시 53분, 아직 오늘이다. 침대 위에서 방바닥으로 내려와 더위를 식혔지만 기분이 언짢기만 하구나. 억지로 잠을 청할 일은 아니다 싶어 일어나 앉아 읽던 책을 읽는다. 얼마 못 가 나는 잠을 자야 해 라는 생각에 끌려 다시 침대로 올라간다. 여전히 뒤척인다. 화장실 볼 일을 시도해 보지만 아무 기별이 없다. 새벽 2~3시까지 뒤척뒤척하다가 잠깐 잠들고 깨서 이렇게 잠 때문에 애쓰는 나를 봐줄 수가 없어 미리 밥을 먹기로 한다.

건면을 끓이고 햇반을 넣고 그렇게 배를 채운다.

내가 참 안 예쁘구나 ㅠㅠ

이즈음 내 행동들을 즉각 까진 아니어도 웬만큼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즉시 멈춤 하기가 어렵다.

그렇게 몇 시간을 물 흐르듯  소비하고 드디어 여행 준비하면서 옷과 나를 맞춰 본다.

이거도 또한 마음에 들지 않아~ 나 너무 늙은 할매임을 잊고 아직 청년인 줄 안다. 왜케 뚱뚱해 왜케 어울리는 옷이 없나... 하지만 옷장 옷걸이에 바지가 수두룩하다.

어렵게 자신을 달래 가며 혹은 허풍 칭찬을 하며 겨우 집을 나선다.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구나만 확인했다. 그게 어디냐!!!

죽기 전에 깔끔하게 나를 파악할 수 있기를!

지금 당장 죽음과 맞서 있을 때라도 명료하게 알아차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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