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기 쫙 뺀, 오직 바닐라코딩 부트캠프 후기
송구하다. 조금 어그로 끌었다.
이 글은 바닐라코딩 부트캠프 10기 수료자로서 쓰는 후기 글이다. 위 제목은 어그로를 위한 것도 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다만, 여기에 한 가지 수식어를 제외했을 뿐이다. 다시 정정하겠다.
'평범한'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바닐라코딩에 오지 마시라
이건 진심이다. 개발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원, 부트캠프는 바닐라코딩 말고도 널리고 널렸다.
‘그냥 개발자가 되고 싶다’, ‘요즘 개발자 연봉 높으니까 개발자 한 번 해봐야겠다’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다가 큰 코 다치신다.
그러니, 다른 곳 알아보시라.
하지만 여기까지 읽고 생각이 바뀌지 않으셨다면, 그냥 평범한 개발자는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다시 한 번 주목하길 바란다.
<좋은>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바닐라코딩 무조건 오시라.
‘좋은’이라는 단어에는 수많은 수식어가 붙을 수 있겠다. ‘훌륭한’, ‘끊임없이 도전하는’, ‘실력을 키우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등 말이다. 바닐라코딩은 그런 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는 아주 최적화되어 있다.
나는 작년 3월에 당근마켓 마케터를 졸업하고 바로 바닐라코딩에 들어왔다. (바닐라코딩 프렙부터 시작했으며 프렙 후기는 여기를 참고 바란다)
그리고 최근에 취업을 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궁금한 마음에 얼마나 지원했고 어떤 결과를 가졌는지 정리해보니 아래와 같았다.
총 146곳 지원. 42곳 서류 통과. 6곳 최종 합격.
(최종면접 11건, 코딩 테스트 17건, 과제 8건, 중도드랍 7건)
중간에 한 번 심하게 꼬여서, 진행 중이던 곳을 모두 드랍한 적도 있었다. 취준 중도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되는 상황이 생겨 멘탈이 흔들렸지만 결국 원하는 곳에 취업하게 되었다. 솔직히 그 과정,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내 인생에서 가장 몰입한 시간이었고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좋은 개발자’란 도대체 무엇일까. 위 어그로스러운 제목에 대한 근거는 무엇일까.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사람마다 좋은 개발자에 대한 정의는 다를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개발자의 조건은 아래 3가지 정도가 있을 것 같다. 이 3가지를 바닐라코딩은 충족한다.
1. (기본적으로) 개발을 잘해야 한다.
2. 스스로 찾을 줄 알아야 한다.
3. 협업할 줄 알아야 한다.
바닐라코딩 부트캠프는 매주 프로젝트성 과제가 주어진다. 실무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것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개발에 입문인 사람들에게는 난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자료구조, 알고리즘, 프런트엔드, 백엔드 등 기본적인 것부터 풀스택까지 모두 배운다. 클론 코딩 같은 거는 전혀 하지 않는다.
선배기수분이 한 말 중에 전공 대학생들의 1년 치를 우리는 1개월 만에 몰입해서 습득해야 한다는 말이 절로 공감이 갈 수밖에 없다.
부트캠프 기간 동안 1500시간 이상을 개발과 동고동락하기 때문에 실력이 늘 수밖에 없다. (면접을 보는데 종종 면접관분들이 바닐라코딩 출신은 남다르다고 하는 대목이 참 와닿았다)
사실 개발은 너무 어렵다. 현업에 계신 경력자분들도 여전히 배울게 많고 어렵다고 하시니 할 말 다했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자는 죽을 때까지 공부하고 도전해야 한다. 그 근간에는 ‘스스로 찾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닐라코딩은 그런 능력을 길러주게 한다. 프로젝트성 과제가 매주 주어지면 그에 맞는 학습자료를 받는다. 학습자료에 과제에 대한 답이 있을까? No다. 개념과 간단한 예시가 있으며 그 해답은 내가 스스로 찾아서 풀어야 한다. 그 과정이 매몰차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규 커리큘럼이 끝나면 팀 프로젝트와 개인 프로젝트를 하게 된다. 이 과정(기획, 프로토타입, API명세, 기능 구현, 배포 등) 역시 모두 스스로 한다. (여담이지만 개인 프로젝트에 모든 것을 스스로 했다는 부분에 놀라거나 신기해하는 면접관들도 있었다. 선생님 도움 없이 한 거 맞냐고. 네, 물론입니다)
이렇듯 바닐라코딩 근간에는 ‘스스로 해야 하는 것’들 투성이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도 한 회사의 한 팀의 구성원이다. 그렇다는 것은 서비스를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함께 만드는 것이다. 결국 커뮤니케이션, 협업이 굉장히 중요하다.
켄님(바닐라코딩 Founder)은 우리들이 개발을 잘하는 것 당연히 중요하게 생각하시겠지만 커뮤니케이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개발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협업,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것도 많이 가르쳐주신다. 즉 실력보다 인성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좋은 개발자로서 가져야 할 능력을 바닐라코딩을 통해 많이 배웠다. 추가로 내가 반년 이상 바닐라코딩에 있으면서 느꼈던 특별한 점을 3가지 더 소개해보고 싶다. 단언컨대 이것들은 바닐라코딩이 유일무이할 것이다.
본인의 절실함의 크기만큼 얻는 게 많은 곳이 바닐라코딩이다. 대충 기술, 스택 몇 개 배워서 취업만 하면 땡인 사람에게는 이곳, 맞지 않는다. 맞지 않을뿐더러 중도하차할 가능성이 크다. 바닐라코딩은 부트캠프 기간 동안 3개의 테스트가 있으며 떨어지면 하차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멘탈, 박살 나는 사람 많이 봤다.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내가 절실하다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다면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곳이다.
내가 부족하다면 밤샘은 각오하고 주말 모두 올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두려우시다면 뒤로가기 누르셔도 좋다.
이건 개인적으로 감동 포인트인데, 바닐라코딩의 켄님은 내가 보았던 선생님 중에서 특히 남다르다 생각한다. 우리가 새벽까지 학습을 하고 있으면 대부분 그 시간을 함께 하신다. 물론 그 시간에 개인적인 업무를 하시지만 그 시간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 또한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 도와주신다.
그리고 제자들을 위해 금전적인 부분에 아낌이 없다. 여담이지만 매주 늦게까지 남아 있을 때 제자들을 위해 야식을 매일 사주신다. (사실 매일매일 오늘은 뭘 먹을까 기대했다..). 굉장히 바빴던 주간에는 거의 동기 대부분이 새벽에 남아서 과제를 했었는데 지하철, 버스가 끊겼기 때문에 한 명 한 명 차로 모두 태워줬던 적도 있다. (일명 켁시Kexi)
개발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두루두루 배울 점이 많은 선생님이 바로 켄님이었다.
바닐라코딩에는 수많은 멘토가 존재한다. 코드 리뷰어, 퍼스널 멘토, 데이 멘토, 프로젝트 멘토, 커리어 멘토 등.. 이 멘토분들은 모두 현업에 종사하고 계신 선배 기수 개발자이다. 즉 자연스럽게 선배 개발자분들과 네트워크가 형성되며 취업할 때도 많은 도움을 주신다.
선배 개발자분이 다니고 있는 회사에 추천하기도 하며, 커리어 멘토의 피드백 등을 통해 조금 더 취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개발 외적인 바코클럽이라는 클럽활동을 통해 다양한 분야로 소통창구를 마련하여 네트워크를 도모한다. (나도 회사 적응을 하면... 바코클럽 하나 만들까 생각 중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쓰고 싶었지만 핵심만 전달하고 싶었기에 여기까지만 쓰려고 한다.
혹시나 한 가지 큰 부분 때문에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건 아무래도 Money일 것이다. 그런데 이거, 나한테 투자하는 거다. 내가 멘토로 생각하는 친한 선배가 한 말을 끝으로 마무리한다.
(취업 후기와 한 해 회고는 다음 글에서 만나요..)
투자 중에 가장 ROI(Return On Investment) 높은 게 뭘까? 주식? 부동산? 틀렸다.
바로 ‘나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투자했을 때 ROI는 1,000%, 10,000%도 낼 수 있다.
끄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