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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희 Nov 04. 2022

우리가 사랑하는 <브론테 자매>의 소설 3편

고딕 픽션, 섬뜩하고 달콤한 로맨스 



제인 에어  Jane Eyre 

샬럿 브론테 (1847년) 

 사랑을 받지 못했으나 강인하게 성장한 여자와 

 불행한 결혼과 사고로 비참해진 남자의 상호 구원 로맨스 





줄거리로 읽어 보기

게이츠헤드 저택(Gateshead Hall )

음침한 구름이 휘몰아치는 비바람을 몰고 온 날 오후, 제인은 손발이 꽁꽁 얼도록 잎이 다 떨어진 관목 사이로 산책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엘리자와 존과 조지아나는 응접실의 난롯가에 놓인 소파에 누운 저희 엄마 옆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리드 부인은 제인더러는 그 무리에 끼지도 말고, 공손하지 않다며 입도 열지 말라고 했다. 

제인은 응접실 옆에 붙은 식당으로 가서 창가의 커튼 뒤로 몸을 숨긴 채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열 살 제인 에어는 아기였을 때 부모를 잃고 외삼촌 집에서 살게 되었다. 몇 해 전 외삼촌이 세상을 떠나면서 숙모와 사촌들에게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고 있다. 네 살 위인 존 리드는 누구보다 제인을 따돌리고 괴롭히지 못해 안달했다. 존은 제인을 거지 취급하며 읽고 있던 책을 뺏어 그녀에게 던졌다. (후략)





작가와 작품 소개

샬럿 브론테(1816년 4월 21일~1855년 3월 31일)는 5녀 1남의 셋째였다. 5세 때 어머니가 죽고, 8세 때 언니 마리아와 엘리자베스와 동생 에밀리와 기숙학교에 보내진다. 불행하게도 1년 후에 그곳에서 폐결핵으로 두 언니를 잃고, 집으로 돌아온다. 이때 경험과 가정교사 경험은 후에 《제인 에어》(1847)의 기본적인 배경이 된다. 샬럿은 동생들을 엄마처럼, 친구처럼 돌본다. 하지만 1848년과 1849년에 잇따라 세 동생을 모두 잃고, 6남매 중 유일하게 홀로 남겨진다.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앤 브론테는 시와 소설로 영혼을 공유했다. 세 자매는 61편의 시를 골라서 1846년 시집 《시 Poems》를 가명으로 출간한다. 샬럿은 커러 벨 Currer Bell이라는 남성의 필명을 사용했다. 제작비용을 직접 부담하고서야 출간할 수 있었다. 이때 샬럿의 나이는 30세였다. 안타깝게도 이 시집은 단 두세 권만 판매된다. 하지만 샬럿은 좌절하지 않고 글쓰기에 더욱 집중한다. 이듬해에는 수많은 출판사에 문을 두드린 끝에, 《제인 에어》를 출간한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계급과 성과 종교와 페미니즘 등의 주제에 접근한 방식이 시대를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샬럿 브론테는 38세이던 1854년에 결혼하고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진다. 39번째 생일을 3주 앞두고 임신한 채 사망한다.





빌레트 Villette 

샬럿 브론테 (1853년)

 불행을 간직한 여자가 먼 이국땅에서 

 마침내 사랑을 찾고, 잃는 비극 로맨스 





줄거리로 읽어 보기

루시 스노위는 어린 시절에 닥친 불행을 자세히 들려주지 않는다. 어떤 비극적인 사연으로 가족을 잃고 냉혹하게 홀로 남겨졌다는 것만 알려졌다. 어릴 적에 그녀는 대모인 브레튼 부인 집에 일 년에 두 번 놀러가곤 했다. 루시가 잠시나마 사람 곁에서 온기를 느끼던 시절이었다. 헤진 옷을 입고 다니던 루시 곁에는 가난과 고독만이 머물렀다. 일과 지낼 곳이 필요했던 루시는 재력가인 미스 마치몬트가 몸을 움직이지 못할 처지가 되자 입주 간호사로 일하게 된다. 폭우가 몰아치는 음울한 밤은 죽음의 전조다. 미스 마치몬트는 혼미한 상태로 루시에게 자신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사랑하던 약혼자 프랭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그녀에게로 달려오다 그만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그를 태웠던 말은 그를 그대로 매단 채 험한 길을 달려 그녀의 문 앞에 이르렀다. 결국 오열하는 그녀의 품에서 그는 눈을 감았다. 미스 마치몬트는 프랭크와 곧 만날 거라며 루시의 품에서 눈을 감았다. 마음을 다해서 보살폈던 그녀마저 떠나고 루시는 또다시 혼자가 되었다. 얼마 안 되던 마지막 월급을 받아 든 루시는 당장 몸을 누일 곳도 없었다. 그러다 외국에 일자리가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절박한 심정으로 미지의 유럽 대륙으로 떠났다. (후략)






작품 소개

샬롯 브론테의 세 번째 소설이다. 그녀가 사망하기 두 해 전에 출간되었다. 《빌레트는》 그녀의 명작 《제인 에어》보다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19세기 여성 시인 죠지 엘리엇은 이렇게 말했다.

《빌레트》는 《제인 에어》보다 놀랍다. 이 소설에는 어떤 초자연적인 힘까지 느껴진다. 


버지니아 울프의 평가이다.

이 소설은 그녀의 최고의 소설이다. 절제된 엄청난 힘으로 외친다. “나는 사랑하고, 미워하고, 고통받는다.”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 

에밀리 브론테 (1847년)

 하나의 영혼을 나눴지만 떨어져야만 했다가

 죽어서야 서로의 곁에 쉬게 된 잔인하고 비통한 로맨스





줄거리로 읽어 보기

1801년. 락우드는 집주인 히스클리프를 만나러 폭풍의 언덕으로 갔다. 그는 요크셔의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를 빌려 은둔할 생각이다. 시끄러운 세상에서 벗어나려는 염세주의자에게는 완벽한 천국이라고 생각하면서. 폭풍의 언덕은 험한 기후로 지어진 이름이다. 그 집의 출입문에는 ‘헤어튼 언쇼’라고 새겨진 문패가 달려 있었다. 히스클리프는 피부색이 어두운 집시 차림에 지역의 여느 지주들 못지않게 점잖게 행동했다. 훤칠하고 잘생긴 외모였는데, 어딘지 음울했다. 락우드는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면서 그가 자부심이 가득하고 지적인 사람이라고 느꼈다. 주인은 락우드에게 와인을 대접하고 다시 방문하라고 했지만, 사실은 락우드의 침입을 바라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락우드는 다시 방문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락우드는 춥고 습한 날씨에 황무지의 진흙탕 길을 헤치고 폭풍의 언덕으로 가는 대신 서재의 벽난로 옆에서 빈둥거릴까 하다가 모자를 집어 들고 그레인지를 나섰다. 히스클리프의 정원 출입구에 다다르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언덕 꼭대기로 오르는 길은 서리가 내려 시커멓게 얼어 있었다. 외투를 입지 않고 갈퀴를 어깨에 짊어진 젊은 남자가 대문을 열어주었다. 한참 걸어 따뜻한 부엌으로 안내되었다. 젊은 부인이 의자에 몸을 기댄 채 말없이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락우드는 날씨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그녀와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했지만, 그녀는 그저 차갑게 쳐다보기만 했다. 그녀는 몸매가 날씬했고 얼굴은 그가 본  중에 최고로 아름다웠다. 그가 계속 대화를 시도하자 마침내 대답했다. 불친절하고 경멸조의 말투였다. (후략)




작가와 작품 소개

에밀리 브론테(1818년 7월 30일~1848년 12월 19일)는 영국의 소설가이다. 에밀리는 살아남은 브론테 4남매 중 둘째였다. 그녀는 엘리스 벨이라는 필명으로 유일한 소설 《폭풍의 언덕》(1847)을 출간했다. 이 소설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버금가는 비극이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언니 샬럿 브론테와 달리 에밀리 브론테는 명예나 성공에는 관심 없이 순수하게 글만 썼다. 광란의 비극 《폭풍의 언덕》을 쓴 작가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에밀리 브론테의 성격은 조용하고 내향적이었다. 외부와 교류도 거의 하지 않고 그저 동생 앤 브론테와 시를 쓰고, 숲속을 고요하게 산책하며 30년의 짧은 생을 살다 갔다. 에밀리 브론테는 세 자매 중에서 가장 시를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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