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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Apr 06. 2024

기괴하다는 선거판, 괴랄한 시대다.

투표합시다!

‘기괴하다(奇怪하다)’

국어사전에는 이 말에 대해 ‘외관이나 분위기가 괴상하고 기이하다.’라고 설명한다. 며칠 전 여당 선거대책위원장 입에서 나온 말이다. 이번 선거가 범죄자들이 날뛰는 기괴한 선거판이라는 말이다. 그 말을 듣고 도대체 그 말이 여당 위원장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지 참으로 기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위원장은 이번 선거가 범죄자들의 선거이기 때문에 기괴하다고 하는데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탓하는 꼴이다. 정말 그 범죄자들을 다수 공천한 당이 어떤 당인지 몰라서 하는 말인가? 


여당은 다수 범죄자들을 선거 바로 직전에 사면시켜 공천했고, 해병대 채상병 사건으로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들도 공천했고, 심지어 내 고향 청양에는 1심에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2심 재판 중인 후보가 출마하였다. 더 거론하지 않겠지만 파고들면 여당의 범죄자 공천의 면모는 가히 가관이다. 도대체 누가 누구한테 기괴하다는 말인가? 

 

언어란 그 말의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 언어가 전하려는 의미가 더 중요하다. ‘괴랄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괴이(상)하다와 지랄맞다의 합성어로 써 온 지 꽤 된 인터넷 신조어다. 우리는 지금 사전 속에 있어야 할 ‘기괴하다’는 말이 선거판을 돌아다니는 기괴하고 괴랄한 시대에 살고 있다. 


언어는 시대를 반영한 생명체다. 시대 상황에 따라 새로운 언어가 탄생하기도 하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쓰지 않는 말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그 시대 쓰는 언어를 살펴보면 그 시대 상황을 읽어 낼 수 있다. ‘염병하네’라는 말이 그렇다. ‘염병’은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잘 모르는 전염병의 일종인 장티푸스를 말한다. 발열과 복통 설사를 동반하며 예전에는 염병이 휩쓸고 지나가면 어린이 어른 가릴 것 없이 마을에 서너 명만 살아남을 정도로 아주 무섭고 치명적인 병이었다. 이런 치명적인 병에 ‘하다’라는 동사를 붙여 ‘염병하네’ ‘염병할’ ‘염병하고’의 꼴로 ‘어떤 상황이나 대상이 매우 못마땅하거나 아주 재수 없다’는 의미의 비속어로 쓰였다. 하지만 의술의 발달로 염병이 무섭고 치명적인 병이 아니게 되니 ‘염병하네’는 자연스럽게 죽어가는 말이 되었다. 그런데 요즘 돌아가는 선거판을 보니 사전 속에 말을 불러낸 것처럼 이 말을 다시 불러내고 싶다. 

지금 우리는 취업난과 단기 계약직의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청년들, 급격하게 증가하는 노인들의 빈곤문제,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는 물가 등 기괴하고, 괴랄한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나라 행복지수가 OECD 가입국가 중 거의 꼴찌이고, 자살률 1위라는 사실은 이제 뉴스거리도 아니다. 대통령과 여당 위원장이라는 사람이 한통 속으로 만들어 놓은 지금 이 나라 꼴을 생각해 보라. 대파 한 단 값이 얼마인지, 사과가 금사과가 되고, 양배추가 금배추가 된 지 오랜데 뭔 소리를 하고 있는지 참말로…. 정말 염병하고 자빠졌다. 참으로 기괴하고, 괴랄하고, 지랄 염병하는 시대다. 


윤석열 검찰공화국이 출범한 지도 어언 2년이 되어간다. 이번 선거는 이 기괴하고, 괴랄하고, 염병하고 자빠진 시대를 누가 만들었는지를 심판하는 선거다. 우리 모두 소중한 한 표로 이 기괴하고, 괴랄하고, 염병하고 자빠진 세상을 만든 주범에 대해 심판하자. 지금 이런 글을 써야 하는 내 기분도 참으로 기괴하고, 괴랄하고, 염병하고 자빠졌다. 

꼭 투표하자!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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