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년홈즈 May 03. 2024

K-푸드 날개를 달다.

세계는 지금 K 푸드 홀릭

고통스러웠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는 K-푸드 확산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오징어 게임’ ‘기생충’ 등 K-드라마, 영화의 영향이 컸고 BTS, 블랙핑크 등 글로벌 K-팝 스타들도 큰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K-푸드를 즐기는 외국인들은 유독 식사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K-드라마나 영화 또는 K-팝 가수의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한국 음식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K-드라마, 영화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밥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K-콘텐츠를 즐기며 식사 장면을 자주 접하다 보니 K-푸드에 대한 호기심이 커진 것이다.

K-푸드 바람에는 글로벌 유튜버들도 한몫했다. 먹방(Mukbang)은 한국인들 유행시킨 콘텐츠다. 글로벌 유튜버들 사이에 K-푸드 먹방 챌린지는 인기 아이템이다. 이렇게 K-푸드를 경험한 세계인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한다. 2022년 농림축산부가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한식 만족도는 전년(2021년)도 91.0%보다 3.5% 상승한 94.5%였다. K-푸드가 그저 바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인들은 주로 건강식, 자연식, 보양식, 즉석요리, 반찬, 독특한 맛 등을 K-푸드 매력으로 꼽는다. 

사실 우리나라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 온 것은 오래된 일이다. 그 결과로 김치와 불고기, 비빔밥이나 삼계탕 정도를 알리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지금과 같이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수준에 오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초창기 한식 세계화에 주력하던 시절, 어느 전문가라는 사람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일본의 스시 성공 사례처럼 한식의 규격, 매뉴얼, 맛 등의 표준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렇게 못해 그랬는지 몰라도 한식의 세계화는 그 뒤로도 지지부진했다. 


초기 한식 세계화 정책의 실패 이유는 동서양이 음식문화 차이와 우리 음식문화의 정체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서양의 음식문화는 레시피 대로 정확한 계량, 수량, 시간, 순서 등 수치화된 매뉴얼에 따르는 것을 중시한다. 반면 독보적 혼종(Hybrid)문화 창조자’의 기질이 들어 있는 한국인은 전체적인 조화와 융합을 중시하기 때문에 재료, 시간, 도구 등에 따라 약간의 창조성이 가미된다. 비빔밥, 된장찌개, 김치찌개가 이름만 같을 뿐 집집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 이유다. 한마디로 음식을 팔려고 집중할 것이 아니라 한국의 음식문화, 즉 K-문화를 알리는데 더 집중했어야 했다.  

자료:농림축산식품부,2024.1월

음식은 한국인의 독보적 혼종(Hybrid)문화 창조자 기질의 결정체다. 김치찌개를 끓여도 집집마다 다른 김치 맛부터 들어가는 재료도 조금씩 다르다. 돼지고기를 넣기도 하고 참치도 넣기도 하며 어느 집은 해물을 넣기도 한다. 당연히 들어가는 재료가 다르니 맛도 다르다. 그런데도 김치찌개는 대부분 맛있다. 모든 찌개 맛이 그렇고, 끼니마다 올라오는 온갖 국들도 그렇고, 기본 반찬도 그렇다. 기본양념이 되는 된장, 고추장, 간장 맛이 집집마다 다르니 당연한 일이다. 바로 ‘엄마 손맛’이라고도 부르는 독보적 혼종문화 창조자 기질이 K-푸드 맛의 비밀이다. 이것이 바로 한국 음식문화의 정체성이다. 하긴 요즘은 모두 백종원 맛이라고도 하던데 씁쓸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이브 민희진 사태를 보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