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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 박사 Oct 07. 2021

발렌시아가 X 심슨가족, 이색적인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구찌는  포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있던 전성기 이후 11 동안 소비자의 외면 속에 소위 '   명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얻게 됐다. 그러다 2015 액센츄어의 컨설턴트 출신인 마르코 비자리가 구찌의 새로운 CEO 오르면서 변화를 맞이한다. 명품 시장의 타깃 고객이 젊어지고 있음을 깨닫고, 그들의 취향에 맞는 마케팅  조직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사이에 쿨함, 멋짐, 힙함의 대명사로 떠오르게  것이다. 2018 세계 50 혁신 기업에 선정되었고, 매출 역시 2017 대비 50% 가까운 성장을 한다.


구찌는 그동안 명품 업계에서 이미지 손상을 우려해서 시도하지 않던 밈(meme)을 이용한 프로모션과 사회적 메시지를 품고 모피 사용 제품의 생산을 전면 중단하는 등의 파격적인 움직임을 통해 MZ 세대의 사랑을 받게 됐다. 구찌의 2018년 매출의 절반 이상이 MZ 세대에 의한 것이었으며, 이로 인해 구찌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젊은 명품 브랜드로 등극했다.


구찌의 파격적인 행보에 이어 이번에는 발렌시아가가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아 온 시트콤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과 이색적인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1989년부터 시작한 미국의 최장수 시트콤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 <The Simpsons>. 사회 풍자를 너무나 찰지고 재미있게 할뿐더러 시대상을 찰떡같이 반영하는 작품이다. 한 에피소드에 다양한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있고, 다양한 사회계층이나 입장을 반영한 에피소드로 미국에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발렌시아가 X 심슨 가족의 콜라보 에피소드는 2022년 파리 패션 위크 SS 쇼케이스를 위해 샤틀레 극장(Théâtre du Châtelet)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공개됐고, 현재에는 유튜브에도 올라와 대중에게도 오픈됐다.


https://youtu.be/PZHESOq-Gkw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뎀나 그바살리아(Demna Gvasalia)는 구소련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심슨 가족의 팬이었고, 이 에피소드는 그의 꿈을 이룬 것이라고 한다. 심슨 가족 특유의 풍자, 유머, 시대 반영 등의 매력 요소와 발렌시아가의 디자인과 철학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고, 방청객들에게도 즐거움과 놀라움을 안겨줬다고. 그들의 기억에 패션쇼 자체보다도 이 에피소드가 더 뇌리에 박혔을 거라는 평도 보인다.


심슨의 주요 캐릭터들이 파리에서 개최되는 발렌시아가 패션쇼에 참석하여 선보이는 의상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그들의 평소 성격을 잘 녹여낸 것도 백미다.


에피소드에 나온 디자인들은 과거 발렌시아가 패션쇼에서 선보였던 의상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 더욱 의미 있다. 아래 사진들은 에피소드에 나온 의상들과 실제 발렌시아가 디자인을 비교한 사진이다. 실제 작품을 알고 애니메이션을 보면 재미가 2배.






발렌시아가 X 심슨가족의 콜라보는 애니메이션으로 끝나지 않는다.

미국의 만화가이자 심슨 가족 제작자인 맷 그로닝(Matt Groening)이 그린 캐릭터들의 발렌시아가 의상 착용 컷도 이목을 끈다. 마르고 키가 큰 모델이 아니라 현실에 있을법한 사람들이 하이엔드 패션을 선보이는 모델로 활약할 수 있음을 반영하는 듯해 더 친근감이 느껴진다.


호머 심슨의 발렌시아가 룩
애니메이션에서 찬사를 받았던 마지 심슨의 골드 리본 드레스
바트의 매력을 잘 드러내는 발렌시아가 룩.

애니메이션에서 바트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런웨이를 걷는 것도 관전 포인트


빨간 드레스를 입은 메기와 리사.

패션쇼에 서는 것이 평소 리사의 가치관과는 살짝 동떨어진 것이기에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내 '경험을 위해서 하는 거야'라는 자기 위안적 대사와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 나온다.





평소 에피소드에서도 담배를 많이 피우는 걸로 등장하는데, 패션쇼 런웨이에서도 담배를 들고 워킹

떨어진 담뱃재를 부각하는 장면도 캐릭터의 특성과 패션쇼 극적 표현을 극대화한 장면


전형적인 모델이 아니라며 실망하던 관중들이 안나 윈투어가 "나는 마음에 드는데"라는 한마디에 손바닥 뒤집듯 너도나도 마음에 든다며 극찬을 하는 것으로 태도를 바꾸는 장면이 인상 깊다. (현실 반영 ㅎㄷㄷ)



동성애자인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양복만 입고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스미더스 씨가 이번 런웨이에서 가면을 벗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명품업계에서 스타, 인플루언서, 가상 인간 등을 이용한 다양한 광고 홍보 및 컬래버레이션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정 스타에게 '인간 00(명품 브랜드)'라는 별명이 붙여지기도 하고 가상 인간에게 명품을 입혀 이슈화시키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발렌시아가가 심슨 가족을 선택한 것은 이슈와 재미를 잡았음은 물론 파격적인 행보라 생각된다.


이 에피소드로 인해 화제성만 잡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노출이 될 것이고, 발렌시아가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 대중들에게 발렌시아가의 디자인 특징인 구조적인 실루엣, 과감한 색상, 파격적인 디자인을 알리는 데에는 일단 성공할 것으로 보이고, 더불어  '재미', '위트', '파격'이라는 이미지도 함께 포지셔닝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발렌시아가의 행보가 더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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