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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라 Feb 19. 2019

휴식

제주살이 백 예순 아흐레 190219

오늘은

아침 부터 비가 온다.


어제 나들이 다녀온 아이들은 오늘은 집에 있고 싶단다. 나는 비가 오니 실내 나들이를 가고 싶은데,,,


늦이막이 일어 났겠다

오늘은 마음을 비우고 집에 있기로 한다.


어제 기다리던 택배가 도착했다.

그림 잘 그리니는 사람들이 쓰고 있는

다니엘 스미스 물감.

내 기준에는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튜브물감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제주 유딧님이 고체 물감을 권한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게다가 가벼운 플라스틱 팔레트에 담아서 15색을 판다는 말에 냉큼 주문했던 것이 어제 도착했다.


빈 팔레트가 하나 더 보너스로 따라 왔다.


오늘은 집에서 다니엘 스미스 탐험이다!

어제부터 조금씩 채워 나가던 발색표를

오늘 완성했다.

15색을 조합하면 저렇게 많은 색을 만들 수 있구나!


빨리 하고 싶은 마음에 그냥 쭉쭉 칸을 나누었더니 칸이 모자라서 칸 넓이가 들쭉날쭉.


아무렴 어떠냐 색만 보면 됐지.


보라색이 없고, 초록색은 프탈로 그린 한가지다.

브라운 계열은 4가지나 들어 있어서 의아했는데

발색표에 색을 채우면서 궁금증이 풀린다.


블루 계열의 색을 노란색에 섞어 다양한 초록을 조색하거나, 프탈로 그린에 섞어서 다채로운 색을 만들어 낼 수 있구나.

그레이 색이 블루 베이스인지라 옐로우를 섞으니 그린이 나오고, 레드를 섞으니 고급진 퍼플이 나온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물감 탐험.


어정쩡한 색으로 팔레트를 채워 무겁게 들고 다니는 것 보다, 꼭 필요한 색을 가지고 다니면서 원하는 색을 그때그때 만들어 쓰는 연습을 하면 일거 양득인건가.


연하게 발색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편안한 색감이다.


파란 바다와 하늘, 다양한 현무암의 색을 표현하는 제주 어반스케치에는 더 없이 꼭 맞는 팔레트네.


좋아~ 내일 올레길에 가져가서 그려봐야지!




오늘 저녁 요가에 갔는데

비둘기 자세라고 하는 에카파다 라자카포타 아사나 하는데 고관절과 장요근의 긴장이 심하게 느껴진다.

굳어 있는 고관절에 올레길 걷기를 더하니

긴장이 가중 되었나 보다.

걸으면서 쉬는 시간에 틈틈히 이완하며 다녀야지.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것은 제주에 와서 체중도 줄고, 요가 덕분에 올레길을 걸을 때 무릎이 아프지 않은 것이다.


기쁜 일 또 한가지!

올레길 걸으면서 무릎 주변과 등에 근육이 붙어서 인지, 요가할 때 무릎을 펴려고 하면 관절이 아파서 겁이 나던 다누라 아사나(활자세)에 무릎에 힘을 주며 다리를 조금 더 들어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올레길 덕분에 무릎에 안정감이 느껴지는 기묘한 경험.


올레길과 요가에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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