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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den Kim Sep 21. 2020

01. 부끄러운 과거를 부끄러워하지 않을 용기

둔감함이 필요하다 <니체의 말>


늘 민감하고 날카로울 필요는 없다. 특히 사람과의 교제에서는 상대의 어떤 행위나 사고의 동기를 이미 파악했을지라도 모르는 척 행동하는 일종의 거짓 둔감이 필요하다. 말은 가능한 호의적으로 해석해야 하며, 상대를 소중한 사람인 양 대하되 결코 이쪽이 일방적으로 배려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야 한다. 마치 상대보다 둔한 감각을 가진 듯이. 이것이 사교의 요령이며, 사람에 대한 위로이기도 하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_083. 둔감함이 필요하다 <니체의 말>


 솔직히 과거의 나는 교제에 둔감하지 못했다.

오히려 너무 예민한 편이었고 그로 인해 거짓 인연들에 아파하기도 감정을 다치게도 하면서 더 이상 상처받지 않으려 스스로 날을 세우며 방어하기 바빴다. 하지만 점점 무엇이 진실된 인연이고 거짓된 인연인지 여러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되면서 쓸데없는 아집을 억지스럽게 내세울 필요도 없게 되었고  감정을 갉아먹는 인연들에 얽매이지 않는 긍정적인 줏대가 생겼다. 이로 인해 나의 진실된 인연들에게는 조금  너그러워지고 배려하려 노력할  있는 에너지를 벌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데 사교에 있어 머리를 굴리거나 관계의 기술을 생각하면서 연을 맺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나의 생각과는 다른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지나치게 예민 반응을 하거나 날을 세워봐야 서로에게 상처만 될 뿐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을 확률이 낮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저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라며 한번 더 상대방의 입장에서 서 보려는 노력이면 충분하다. 그런 노력 없이 상대에게 날을 세우고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고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는 데 있어 무의미하고 부질없는 행동일 테니까.


사교에 서툴렀던 과거의 나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을 용기와 내면의 단단함을 갖게 된 지금의 나를 응원해주고 싶다. 어쩌면 나는 누구보다 잔정이 많은 사람이라 인간관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던 것이었을지도 모르니까. 이렇게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면서 주변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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