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3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나무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 1.2위를 차지한 '화재'와 '나무는 썩는다'라는 내용은 지난번 강의노트에 설명했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나무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은 '나무는 약하다' 입니다. '약하다'라는 말에는 '가볍다'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는 듯 합니다. 이렇게 약하고 가벼운 나무를 가지고 집이나 건축물을 짓는다면 얼마나 불안할까요?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우리가 사는 대부분의 집은 철근콘크리트로 지어지고 있나봅니다. '나무는 약해'라는 결론은 아래 내용을 차근 차근 읽고 난 다음 내려도 늦지 않을 거 같네요.
나무의 재료적인 특성 알아보기
나무는 콘크리트나 철골과 같은 건축 재료에 비해 무게가 가볍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건축물의 뼈대를 이루는 구조재로 사용되어 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나무는 첫째 탄력성이 좋고, 둘째 가벼운 무게에 대비해서 강도(Strength)가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사진1은 일본주택목재기술센터에서 실시했던 목재(Timber)와 콘크리트(Concrete), 스틸(Steel)의 무게 대비 강도 테스트의 결과입니다. 결과를 토대로 센터에서는 '목재는 스틸이나 콘크리트보다 가볍지만 내구성이 좋아 구조적으로 이상적인 재료다' 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진이 발생하면 아파트도 흔들리던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에는 벽돌로 지은 집은 늑대가 일으킨 바람에도 끄덕하지 않고 서 있습니다. 반면 나무로 지은 집은 늑대의 입김에 힘없이 무너져 버렸죠. 이야기로만 유추해 본다면 강풍이나 지진과 같은 수평하중이 건물에 작용했을 때 벽돌집이 나무집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고층 아파트도 흔들리는데 가볍고 약한 나무로 지어진 집은 오죽하겠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합니다.
2016년 9월 경주에서 진도 5.8의 큰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담장이 무너지고, 고층 아파트가 흔들려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주었죠. 일본은 우리나라의 지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큰 지진을 과거에도 수없이 겪었으며 몇 년전에도 큰 피해를 입혔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런데 과거 미국이나 일본에서 발생한 큰 지진에는 오히려 목조주택 만큼은 인명이나 재산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인 칼리 톰슨(Kalee Thompson) 역시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지진이 발생하면 잘 지어진 목조주택 내부에 그냥 있으라"고 말하며 목조주택이 지진에 견디는 성능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우리나라에서도 경주 지진 이후 국토교통부에서는 건축물의 내진설계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으며, 2017년 2월부터 내진설계 의무대상을 종전 3층 이상에서 2층 이상의 건물까지 확대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목조건물은 이번 의무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유는 단 한가지 '목조건물은 지진에 강하다' 였습니다.
목조주택은 나무로 이루어진 벽, 바닥, 지붕 구조에 가새나 연결철물(Metal connector)을 사용하면 지진과 같은 수평하중에 대해 구조적인 안정성을 더 높여줍니다. 연결철물의 역할은 목조주택의 지붕, 바닥, 벽 골조를 일체화 되도록 하여 지붕에서부터 내려오는 하중의 경로가 끊어지지 않게 합니다. 한마디로 건물이 기초부터 지붕까지 하나의 끈으로 묶여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텐데요.
건물에 작용하는 하중의 경로가 어느 구간에서 끊긴다는 얘기는 그 부분이 특히나 외압에 취약하다는 의미입니다. 연결철물은 목조주택의 각 부분에 작용하는 하중이 지붕부터 기초까지 연속으로 전달되도록 구조적인 역할을 감당하게 됩니다. 지진 발생 시 주택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유닛으로 작용하여 건물이 잘 붕괴되지 않는 것은 연결철물의 도움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