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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괴물 Aug 23. 2017

유기견 입양기

우리 '보우'를 소개합니다



얼마 전 유기견을 입양했다.


사실 유기견을 입양해야겠다고 미리 계획했던 건 아니었다.

봉사활동을 알아보던 중 유기견 센터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그러다 만난 운명과도 같은 녀석.


‘보우(강아지 이름)’를 보자마자 우리 부부는 보우가 가족이 될 거라는 직감을 했다.


못 생겼는데 매력 있는

볼수록 더 매력 있는 녀석.


아내가 나와 결혼한 이유와 딱 맞아떨어진다.


유기견센터에서 보우와의 첫 만남!
오자마자 우리집에 있었던 블독인형 '낭만'이와 친구가 되었다. 누가 인형인거지?!?



그렇게 우리는 인천의 한 유기견센터에서 ‘보우’를 집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유기견은 바로 입양할 수 없고 ‘임시보호’라는 기간을 거쳐야 한다.


말하자면 정말 이 강아지를 잘 기를 수 있는지 확인하는 기간이다.

이들은 이미 한 번 주인에게 버림을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그 아픔을 주지 않기 위해서 절차가 까다로워진 것이다.


특히 우리처럼 자녀가 없는 젊은 부부는 추가 심층면접을 본다.

(자녀가 생기면서 반려견을 버리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그렇게 최소 2주의 임시보호 기간 동안 함께 지내보고 잘 기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서면 그때 다시 정식으로 입양을 신청할 수 있다.


물론, 지금 ‘보우’는 당당히 우리 집 식구가 되었고,

그렇게 나는 거의 십 년 만에 다시 반려견과 함께하게 되었다.





‘보우’는 오자마자 며칠 동안 내리 잠만 잤다.

사람의 온기만 있으면 잠이 들었다.


우리 집을 편안히 여기는 것 같아서 안심이 되었고,

자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며칠 동안을 ‘잠’ 보우라고 불렀다.


물론 지금은 비록 ‘똥’ 보우라고 불리지만 말이다.


왜 그런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하하.


며칠 동안 잠에 푹 빠져있던 보우는

그간의 피로를 회복하며 서서히 집에 적응해갔고

땡그란 눈과 윤기 있는 털로 변신했다.


아빠 엄마가 좋은 사료, 좋은 샴푸, 좋은 장난감, 좋은 간식으로 보름 동안 호강을 시켜준 덕분에 드디어 활기를 되찾게 된 것이다.


물론, 너무 활기를 되찾은 나머지 우리 집 나무 테이블과 소파, 아끼던 여러 옷과 신발, 벨트, 장갑 등을 다 물어 뜯긴 했지만 말이다.



보우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 중 하나인 광합성.


*이름 : 보우 (보호하고 돕다)

*나이 : 1살 추정

*견종 : 보스턴테리어

*취미 : 코 골며 잠자기, 광합성, 물어뜯기, 간식 먹기, 안아달라고 보채기, 궁금한거 못 참기, 참견하기

*특기 : 사료 한 컵을 10초 만에 흡입하기, 하루에 5번 똥 싸기, 너무 사랑스럽기


그렇게 우리 부부와 보우는 서서히 가족이 되어가고 있다.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는 건

많은 책임감이 동반되지만

그것 이상의 사랑과 행복이 더해지는 것 같다.


앞으로 '보우'와 함께 할 나날들이 참 많이 기대된다.

내가 약하고 부족할 때도 언제나 내 곁을 지켜줄 보우.

언제나 우리 부부를 사랑으로 반겨줄 예쁜 보우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지금은 우리 부부가 '보우'를 보호하고 도와줬지만

앞으로는 '보우'가 우리 부부를 더 많이 보호하고 도와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보우’란 이름은 한자로 보호하고 돕는다는 뜻이다.)




지금 보우는 자기 이야기를 남기고 있는 줄도 모르고, 옆에서 코를 골며 숙면을 취하고 있다.


보우야,

좋은 꿈 꿔,

앞으로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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