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생활글1 28화

새로 시작하는 마음

생활글_20210806

by 히요

이번주는 숨가쁘게 시간을 쓰고 있다. 나의 욕망과 나의 흥미, 나의 취향만 보고 선택한 일들을 해내고 있는데, 사무실은 에어콘 바람에 시원하지만 몸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더위에 축축쳐지는 날들을 보내다 문득 미뤄둔 일 하나씩 그냥 하자! 라는 마음으로 정말! 정말정말 작은 일부터 행동에 옮기는 어려운(!)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는데...


요가를 시작했다.

운동다운 운동은...10여년간 하지 않다가 아마도 4-5년전 구덕체육센터에서 수영을 한 달 간 배웠던거였던가! 저녁시간을 좀 더 나를 위해 쓰고 싶었다. 그래서 집근처 월수금 저녁 6시반이라는 수업시간이 정해진 요가원에 등록을 했다. 분기별 등록인 것 같았고, 선생님은 약간 나보다 나이가 있어보였다. 첫 수업 하던 수요일, 수강생 대다수도 선생님과 나이대가 비슷해보였고 그게 오히려 나는 편안하게 느껴졌다. 요가하기 편한 운동복 두 벌도 준비했다. 몸매가 드러나는 옷, 딱 붙는 옷이 오히려 나의 몸을 잘 볼 수 있고 헐렁한 옷은 요가를 하다보면 신경이 쓰일수 있으니 달라 붙는 옷이 편할 것이라는 선생님의 조언에 과감하게 몸에 착! 달라붙는 운동복을 구입했다. 얼마나 오랜만에 내 몸의 실루엣을 가감없이 보았던지...OH MY GOD ! 허리와 가슴사이 숨길수 없는 나의 살들을 수련하는 내내 나는 거울을 통해 마주할 수 밖에 없었다. 근데 이또한 얼마나 반갑던지, 반갑다! 나의 살들아! 그간 내 몸의 가장 숨기고 싶고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부분까지 공적으로 (적어도 같이 수업을 듣는 5~10명의 사람들 사이) 드러내고 정신을 다시 내 몸에 집중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니!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첫 날은 내몸의 균형과 바른 자세를 위해 고군분투하며 한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오랜만의 운동이라 기쁘고, 의욕도 마구 샘솟았다. 그냥 그저 월수금 저녁은 요가하는 시간이라는 습관이 생길 수 있기를 바라면서 시작한 하루. 식단관리 100일 프로젝트 이후 내가 붙잡은 100일 프로젝트. 요가! 아자아자!


집근처 사하구 청년창업지원센터에 무료 강좌를 등록했다! (무료라 부담도 없어!!! 꺅!) 1인 크리에이티브 되기 3일완성. 총 9시간. 궁금하기도 했고, 업무에 적용도 가능할 것 같고, 개인적인 프로젝트에도 동기부여 받거나 작은 팁들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신청해서 1회차 수업을 들었다. 올해초 장소를 옮겨 새로 오픈한 창업지원센터에 아침부터 방문하니까 나도 창업해야하나!!! 하는 의지가 뿜뿜! 모든 수업과 모든 대화의 흐름이 창업으로 귀결되는 신선함이란! (이래서 지루하고 의지가 나약해질땐 새로운 경험과 새로움 모험 새로운 시도를 해야만하는 나의 운명) 언제가 될지모르지만 앉아있었던 3시간 동안 창업을 꿈꾸어 보기도 했다.


그리고 며칠전, 운전면허를 따기위한 시작의 시작! 교통안전교육을 신청해서 조금 이른 퇴근을 하고 사상으로 갔다. 내 머릿속에 사상은 안 이쁜 동네. 김해를 가기 위해 거치는 환승지역 정도였다. 6시반 교통안전교육을 받기위해 5시반 사무실을 나서서 택시를 타고 슝! 도착하니 6시. 간단히 먹을까 싶어서, 북부 운전면허시험장 근처 김밥나라에 갔다. (정말 다른 먹을 만한 식당이 없기도 했고, 김밥나라라면 짧은 시간에도 식사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를 안고 방문했지) 방문기록을 적고 테이블에 앉으니, 나이 지긋하신 남녀 사장님 그리고 손주로 보이는 꼬마 아이가 홀에 있었다. 나보다 뒤에 들어온 여자분 한분이 잔치국수를 시켰다. '아! 카운터에 가서 주문을 하고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구나' 뒤늦게 깨닫고 나도 카운터 앞으로 가서 머리를 굴린다. 잔치국수를 만든다면 나도 국수를 시키는게 빨리 나올 것 같은데, 같은메뉴는 별로니깐 난 열무국수! 그렇게 주문이 들어가고 10분도 되지않아 음식이 나욌다. 배가고파 허겁지겁 5분만에 음식을 다먹고 나서니 6시 20분. 교육까지 10분 남았다! 낯선동네, 인적이 드문 동네, 공장이 많은 동네, 심지어 운전면허시험장 큰 건물 내부로 들어가 접수처앞까지 가는 길도 적막했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건가?

의문이 들때쯤 접수처에 앉아계신 여성 두분. 번호표가 적힌 카드를 받아들고 교육장으로 들어섰다. 먼저 온 8명이 거리를 두고 앉아 있고, 커다란 스크린에는 교통안전과 관련된 광고가 계속 재생중이다. 나는 9번. 이후로도 12명까지 입장후, 영상이 재생되었는데 나름 토크쇼를 연상하게 하는 교육영상은 어색함과 유용함 사이를 오가며 1시간 재생되었다. '뭐야..내가 운전석 옆자리에 앉아서 했더 생각, 운전자로서의 마음가짐, 지켜야하는 법규 다 알만한거잖아! 별거아니네!' 그렇게 나의 운전을 위한 여정의 첫 단추를 꿰었다! 집으로 가는길 지는 석양이 이쁘다. 기분탓인가 새삼 내가 사는 동네가 달라보였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하천을 지나는 동안 나는 후쿠오카, 오사카의 어떤 골목들을 떠올렸다. 하천이 흐르고 작은 다리가 있고, 주변에 공장이 들어선 풍경, 점점이 조명과 하늘의 구름과 지는 석양이 어우러진 이 풍경을! 내가 보았던 그 풍경과 비슷해서 너무 기분이 오묘하다고, 심지어 너무 그립다고, 말할 사람이 없네...




















혼자서 아쉬움에 사진 한 장 더 찍고, 버스를 타기전 하늘을 한번 더 본다.


오래 고민하고 있는데, 고민은 이제 거둬야 할때가 온 것 같다.

공부를 더 해보고 싶은 분야가 생겼다.

그래서

학교를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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