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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쓰리 Dec 14. 2019

묵직하고 조용한 용기

나도 꽤 용기있는 사람이더라구? 

 안녕 L, 

우리 사이에 날씨 이야기는 생략하자 , 

그래도 춥고 맑은 겨울날씨에 잘 지내고 있니? 


 

나는 어제 너에게 말했듯이 

딸아이(민서)가 열감기로 39도를 찍으면서 손녀를 보시던 할아버지(울아빠)의 육아스트레스가 극에 달했고 (심지어 새벽3시에 엄마한테 전화해서 대체 얘를 왜 데리고 나갔냐며 내 욕을 하시더라구?_?

ㅋㅋㅋㅋㅋ 그 때 난 깨어있었단다. 그리고 나의 죄책감이란.... )


 그 사이에  포항까지 내려갔다가 딸아이의 얼굴이라도 보고 다시 올라와 수업을 한 일상들이었어 !_!


 사실 워킹맘에 대한 안쓰러움들이 워낙 많아서 어디가서 이런말 잘 안하는데

 워킹맘이 안쓰럽고 뭐 그런긴 해도, 난 내가 그만큼 (강제)성장할 수 있어서 좋은면도 많거든 

 물론.......  이런 맘고생은 사양이었지만  ................................... (점으로 내 감정을 담아봄)

안쓰러워하는 그 눈초리들이 미워! 나 나름 행복한데에!!! 

우뛰 (물론 엄청 피곤한 양가적인 감정이 올라옴ㅋㅋㅋㅋ)



그나저나



나는 요즘에 "생각" 와 "힘빼기"에 꽂혀있는데, 내가 진짜진짜 많이 힘을 들이고 살고 있더라고





이소라 유튜브에서 이소라가 나이들어가는 법? 뭐 그런걸 이야기 하면서 

자기는 얼굴에 긴장을 풀려고 한다더라구, 무언가를 쳐다볼때도 유하게,  인자하게 미소는 띄우고

그러고는 나를 관찰했는데, 목소리 말투 얼굴표정에 긴장이 안들어간게 없었어!  이런 젠장!




운전할때도 얼굴에 힘을 잔뜩! 집중할때도 미간에 잔뜩! 수업할때도 온몸에 긴장을 잔뜩!

그래서인지 세상 처음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산다니까? 긴장을 풀어주는 그 행위가 어찌나 좋던지! 

나는 요가, 스트레칭 이런 걸 질색하던 인간이었는데, 스트레칭을 찾아서 하는 내가 너무 웃겼어 

이런게 나이들어감인가 싶기도 했고!  !_!



겸사겸사 마음에도 힘을 좀 빼고있어! 너무 잘하려 애쓰지 말자, 주변을 돌아보고 풍경을 즐기자. 그러면서 성취할 방법을 찾아 뭐 이렇게.




마음을 좀 편하게 먹으니까 어제 혜진쌤을 만났는데, 어머 내가 그 자리에서  말을 천천히 하고 있더라니까? (너 알지? 내가 말이 무지 빨라서, 별명이 한국어듣기평가였다는 걸!)



심지어 대화 사이에 오는 공백을 즐기고 대화사이에 생각이라는걸 하더라고! 

(원래는 대화사이의 공백 못참음ㅋㅋㅋ웃기고 싶은 욕심가득 ㅋㅋㅋ)





인지하지 못했었는데, 그간 나름 너무 "긴장"하면서 살았더라구. 좀 즐겨도 좋았을 텐데. 

이렇게 다짐하고 실천하고 글로 남기고 이 일련의 일들이 용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저처럼 이렇게 눈에 띄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만 용기일까, 막 요동치고 드라마틱하고 송두리째 뭘 바꿔놓고 그런 것만 용기일까 하고요. 실은 얼마 전부터는 그 반대의 용기를 주변에서 보고 있거든요. 하나도 바뀌는 것이 없고 조용하고 잔잔한 용기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간만에 마음은 복잡하고 정신은 말끔해. 그리고 이런 뒤죽박죽인 생각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해.

너의 조용하고 잔잔한 용기는 어떤거니? 새삼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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