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콩이 Aug 07. 2021

뉴스 다이어트 2일째

 뉴스랑 멀어지기로 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해온 10년 동안 아침부터 밤까지 끊임없이 뉴스와 닿아있는 삶을 살았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세상의 소식(모든 시대의 소식까지)을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음을 알게 된 뒤로, 나는 자발적으로 '뉴스'라는 종착점 없는 기차에 올라탔다. 


 '뉴스 기차'가 정차하는 곳마다 수많은 소식들이 올라탔고, 나는 갓 도착한 소식들을 마주하느라 단 한 번도 뉴스 기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소식들이 올라타면 인사 나누고, 악수하느라 바빴다. 마치 대선을 준비하는 정치인처럼 올라타는 모든 소식들과는 한 번씩 악수했고, 조금 흥미로워 보이는 소식과는 대화도 하고 사진을 찍으며 조금 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뉴스 기차 여행의 피곤함을 느껴, 잠시 기차에서 내리려고 할 때쯤, 새로운 소식들이 꾸준히 올라탔고, 난 뉴스 여행을 멈출 수 없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031684


 '뉴스 다이어트' 저자, '롤프 도벨리'는 우리에게 어서 빨리 뉴스 기차에서 내리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실제로 뉴스 기차에서 내려, '뉴스 다이어트'를 실천했다. 그는 실천한 것들을 논리적 근거와 함께 독자들에게 전하고, 추천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설득력이 있어 책을 읽는 동안 그가 바로 내 옆 자리에서 손을 잡고 '너 꼭 뉴스 다이어트해야 해. '라고 외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책을 읽고 난 뒤, 나는 두 가지 이유로 '뉴스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첫째, 대부분의 뉴스는 나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 ( 여기서 말하는 뉴스는 다양한 '이슈'들을 포함한다. ) 세계에서 가장 긴 털을 가진 강아지, 라면 30그릇을 10분 만에 먹어 해치운 사람 등과 같은 뉴스들은 내 삶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위와 같이 빨리, 그리고 쉽게 소비될 수 있는 뉴스들을 자주 '클릭'하고, 그러한 뉴스들을 보는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내 삶과 전혀 관련 없는 뉴스들을 보느라, 내 삶과 직접 관련된 일에 쓸 시간을 뺏기고 있었다. 


  둘째, 내가 선택하는 뉴스들이 뉴스의 질을 결정하고 있었다. 독자들이 가십거리 뉴스를 선택할수록, 기자들은 더욱 열심히 가십거리 뉴스를 쓸 수밖에 없다. 기자들은 독자들에게 읽힐 기사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언론과 기사들을 찾아 읽는데 게을리한다면,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뉴스의 수준도 더 이상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뉴스 다이어트'를 약 80% 결심했을 때쯤이면,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뉴스를 보지 않아 세상 소식에 무뎌진다면, 함께 분노하고 변화시켜야 할 사회적 사안들은 어떻게 접하지?'


  걱정 많은 독자를 세심하게 챙기는 저자는 책 끝무렵에 대안을 제시한다. 

  

   ' 걱정 많은 독자야, 좋은 뉴스 주간지를 골라, 뉴스를 살펴보렴. ' 


  저자는 뉴스 주간지를 주기적으로 읽어보라 한다. 아무래도 뉴스 '주'간지이기 때문에, 하루 안에 증발해버리는 이야기들보다 독자들에게 꼭 전달되어야 할 소식들을 엄선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외에도 다양한 뉴스 다이어트 '대안책'들을 제시하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을 꼭 책을 끝까지 읽어보시길!)

  

   저자의 사려 깊은 배려 덕에 책을 덮고 나서 나는 간헐적(?) 뉴스 다이어트를 결심할 수 있었다. 


   완벽하게 뉴스라는 기차에서 내리진 않더라도, 올라타는 소식들 중 내게 필요하고, 내가 관심 가져야 할 소식들을 가려서 인사 나누고, 악수할 계획이다. 

   

   좋은 소식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좋은 언론들을 많이 살펴봐야 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여러 체육관을 들러보고, 내게 맞는 체육관을 찾듯이 주간지, 언론 탐방을 시작해야겠다. 


 煙

  

 




작가의 이전글 이지안과 장그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