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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원 Oct 04. 2024

AI 맞춤형 학습시스템을 이용한  기업교육과 평생교육

필자는 2019년부터 대학교육에 AI 맞춤형 학습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당시 관련 기술의 성숙도와 개발된 코스웨어들의 특징과 수준, 실제 해외 대학에서의 활용 사례, 현장 도입 시 고려해야 할 점등을 연구·조사했다. 현재도 필자는 AI 맞춤형 학습시스템을 적용한 교과목의 점진적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실 AI를 비롯한 에듀테크 기술의 활용 은 초중고에서 먼저 시작되고 있고 상대적으로 대학은 아직 조용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일찍부터 AI 맞춤형 학습시스템 도입을 준비했던 이유가 있다. 초중고에서 AI 기반의 디지털 환경에서 교육받은 세대가 곧 대학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대가 대학에 입학했을 때, 정작 대학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교육의 질이 담보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이런 연쇄적인 흐름이 

그대로 기업과 사회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업의 재직자 재교육과 사회의 평생교육 시스템 역시 새로운 세대를 맞이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맞춤형 학습이 더 효과적이고, 더 필요한 곳은 기업에서의 교육이라는 것이다. 기업교육과 학교교육은 교육 목표, 교육 내용, 평가, 학습 동기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 가장 먼저 학습자 집단의 이질성을 거론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학습자 집단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까지 이질적이었다가 고등학교에서 다소 동질화되고 대학에 입학하면 공교육의 전체 시기 중 가장 동질적인 집단이 된다. 


그러나 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기업에 소속되면, 한 기업에 속한 학습자 집단의 개별 특성과 연령의 다양성이 매우 커진다. 사회에서의 평생교육 환경도 이런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 이러한 이질적 학습자 집단을 대상으로 과거의 평균적 교육 시스템을 적용한다면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교육 내용에서도 기업교육과 학교교육은 차이가 크다. 학교교육은 국가기관에서 정해 놓은 교과과정을 따라야 하며 이론적이고 일반적인 지식을 가르친다. 반면 기업에선 실무가 중심이라 특정 직무나 기술과 관련한 지식을 습득하도록 해야 한다. 또 학교교육은 정해진 교과과정이 있어서 과도한 선행학습이나 보충학습을 시도하기 어렵고 그로 인해 개별 맞춤 학습 방식에 다소 제약이 있을 수 있다. 반면 기업에선 학습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과감하게 개별 맞춤형 학습을 추진할 수 있는 동기와 환경적 조건이 충분하다.



기업교육과 학교교육의 차이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교육의 목표다. 학교교육은 지식의 습득, 인격 함양, 사회 적응 준비 등 목표가 다차원적이며 다소 추상적이다. 반면 기업에서 직원들을 교육, 재교육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직원들의 직무능력 향상과 생산성 증대를 꾀하고, 결과적으로 조직의 구체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목표가 명확하고 정량화가 가능할 때, AI는 투입 변수와 달성할 목표 간의 상관관계를 잘 학습할 수 있다. 훨씬 더 성능이 좋은 AI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기업 환경에 특화된 AI 맞춤형 학습시스템의 좋은 사례가 IBM에서 개발한 ‘Your Learning’이다. 이 시스템은 IBM의 자체 학습콘텐츠와 코세라(Coursera), 에드엑스(Edx) 같은 외부의 학습콘텐츠로 구성된 직원 재교육 학습플랫폼이다. IBM은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학습플랫폼을 개발하면서 이 시스템의 목적을 설정했다. 직원들에게 새로운 학습경험을 제공하고, 어떤 기술을 배우고 개발해야 현재 역할에서 더 발전하거나 새로운 역할로 이동할 수 있는지, 그러한 학습 경로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려고 했다. 직원 개개인의 학습 활동과 성과가 어떻게 경력개발과 연결되는지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의 변화에는 ‘Your Learning’ 학습플랫폼을 통해 단순히 직원들 재교육을 넘어, 기업과 직원 간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려는 의도가 있다. 기업은 일자리와 급여를 제공하고 직원은 그 대가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전통적인 고용 관계에서 벗어나 맞춤형 학습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의 지속적인 학습과 성장을 지원하고, 이를 통한 직원들의 학습과 노력의 결과를 경력개발과 보상에 반영함으로써 기업과 직원 간의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시도였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역시 AI를 이용한 개별 맞춤형 학습시스템이었다. 학습플랫폼은 직원들의 학습 목표, 인사 DB에 저장된 직무와 기존 업무에서의 성과를 설명하고,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맞춰 학습해야 하는 과목과 직무 연수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그렇기에 직원들은 바쁘게 업무를 진행하면서도 충분히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기업은 직원들 교육에 시간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투입할 수 있게 된다.


이상과 같이 AI 맞춤형 학습시스템은 초중고에서의 교육뿐만 아니라, 대학교육, 기업교육,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평균적이고 획일화된 교육을 개별 맞춤형 교육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기술적 도구다. 또한, AI 맞춤형 학습시스템은 아직 여러 기술적 난제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과 학습에서 오랜 숙원이었던 개인 맞춤형 학습을 위한 의미 있는 출발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


<최재원, 월간 HRD 2024년 10월호 AI Based Learning System Series_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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