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스토리 작가가 된 지 어느덧 25일이 흘렀다. 그동안 쓴 글은 23편. 거의 매일 글을 쓰며 하루하루를 기록해왔다. 주제는 특별하지 않았다. 일상에서 떠오르는 이야기들—남편 이야기, 시어머니 이야기, 책 이야기, 고양이 이야기, 이곳저곳의 단상들—무엇 하나 틀에 갇히지 않은 글들이었다.
문득 '주제를 잡고 제대로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주제를 정하는 건 어렵다. 브런치북을 시작하기로 결심하면서도 무엇을 써야 할지 방향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해 써보자'라고 마음을 먹었다.
그렇다면 '나'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도 나를 잘 모르겠다. 하지만 글을 쓰다 보면 어쩌면 나 자신을 조금씩 더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긴다.
그래서 시작해보려 한다. 나의 부모님 이야기에서부터 내 생각, 꿈,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하나하나 끄적이다 보면 내 삶의 궤적이 드러나고, 그 속에서 나다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나는 철이 덜 들었다. 알고 싶은 것도, 경험하고 싶은 것도 여전히 많다. 50년 넘게 살아왔지만, 스스로를 다 채우기엔 아직 멀었다. 미완의 상태로 남아 있는 나. 하지만 그렇기에 더 써 내려가고 싶다. 나를 열어헤쳐 보고, 나다운 무언가를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지 않을까?
'나다운 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답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 아름다움의 진수를 발견하고 싶다. 글쓰기가 그 길로 가는 여행이라면, 이 여정에 기꺼이 몸을 맡겨볼 생각이다.
글쓰기 30일, 나를 찾아가는 여행. 신의 축복 같은 이 시간이 나를 조금 더 나답게 만들어 주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