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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저씨 May 21. 2020

히틀러가 숭배한 음악가라고 하여...

당신이 모르는 과거의 5월22일

과거로부터 배우는 오늘 : 위하고 알새과오

목차

비행기 날개의 나사못이 빠졌다면?

“지구에서 생물 한 종을 잃는 것은 비행기 날개에서 나사못 하나가 뽑히는 것과 같다.”

한 생물학자는 생물의 다양성 파괴에 대하여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첨단 전자장비부터 작은 나사못까지 수많은 부품들로 조립된 비행기처럼, 지구는 수많은 생물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작동되는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입니다. 

예컨대 먹이사슬 관계로만 보아도 중간에 한 생물종이 사라지면 그 사슬 전체가 위험에 빠집니다. 그런데 생물다양성과학기구의 지구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상의 8백만 종 이상 동식물 중 1백만 종 이상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북극곰, 팬더, 치타, 황제펭귄 등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에 2000년 유엔 지구환경정상회의에서는 생물다양성협약을 맺고 2001년부터 매년 5월 22일을 '세계 생물다양성 보존의 날'로 정하였습니다.

실제로 이 협약은 기후변화협약, 사막화방지협약과 함께 유엔 3대 환경협약이라 불릴 정도로 매우 중요한 이슈입니다.

날개의 나사못 몇 개가 빠진 걸 알면서도 비행기에 오를 수 없듯이, 그 비행기에 후손들을 태울 수 없듯이, 환경문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가 에베레스트산을 21번 찾아간 이유

2010년 오늘 무명의 산악인이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20번이나 등정하며 세계신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는 전문 산악인이 아닌 50세의 세르파였습니다.

네팔에서 태어나 12세부터 세르파를 시작한 그는 1998년에 처음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은 이후 매년 1~2회 정도 등정하며 기록을 세운 것입니다. 그런데 그의 20번째 등정은 세르파로 참여했던 이전과 다른 의미가 있었습니다.

직접 ‘에코등반대’를 조직하여 등반 코스의 쓰레기를 주웠고, 무엇보다 기후변화로 인한 히말라야 산맥 훼손의 심각성을 세계인에게 알렸습니다. 그는 산악인으로서 신기록을 위해 산을 오른 것이 아니라 산의 품에서 태어난 산사람으로서 산이 걱정되어 찾았던 것입니다. 이후로 그는 조용히 1차례 더 에베레스트 정상을 찾아 안부를 물었고, 2018년 후배 세르파에 의해 기록이 깨지는 순간 그의 이름은 다시 호출되었습니다.

지금도 그의 이름 ‘아파(Apa)’를 아는 이는 거의 없고 전설의 ‘수퍼 세르파’가 있었다고만 기억합니다. 그럼에도 그를 낳아 기른 에베레스트는 그의 이름을 결코 잊지 못하겠지요? 


히틀러가 숭배한 음악가라고 하여...

결혼식 하이라이트인 신부 입장 시 ‘딴 딴따단~’하고 울려 퍼지는 유명한 피아노 연주는 바그너 오페라 ‘로엔그린’에 나오는 합창곡의 일부입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한 바그너는 가장 논쟁적인 음악가 중 한 사람입니다.

바그너 사후에 등장한 독재자 히틀러가 그를 숭배하다시피 찬양하고 악용했기 때문입니다. 바그너는 게르만족 신화에 바탕을 두고 ‘니벨룽겐의 반지’와 영웅 서사 악극을 작곡하였는데 이는 히틀러의 ‘독일인(게르만) 우월주의’와 맞닿았고, 바그너가 유대인 고리대금업자에 시달리는 등의 이유로 유대인을 혐오했는데 이 또한 히틀러의 반유대주의와 정확히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이에 히틀러는 바그너의 곡을 나치군 행진곡에 사용하는가 하면, 유대인을 학살하는 가스실에 바그너의 합창곡을 틀 정도로 그를 찬양하고 숭배했다고 합니다. 히틀러의 만행은 바그너가 사후 수십년이 지난 시점에 벌어졌기에 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소모적 논쟁에 휘둘리기보다 영혼을 정화하는 예술의 본질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바그너가 히틀러와 같은 미치광이를 위해 그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바그너 ‘탄호이저’ 서곡 : 지휘 카라얀>

https://www.youtube.com/watch?v=kkhtH-AjR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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