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사람들

by 효수


나는 글을 쓰지만 나의 글은 생계형이 아니다.


쓰고 싶을 때 쓰고 꾸밈없이 쓰려고 노력한다.


읽을 때도 쓸 때도 담백한 글을 선호는 편. 이건 나의 취향이다.


말로 하면 생각을 더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쓴다는 것은 이것이 나에게 맞는 표현방식이기 때문이다.


나의 생각들을 간단하게 흘려보낼 생각이 없다.


감정을 정성스레 내어놓고 싶다.


거추장스러운 수식어를 떼어내고 떼어내서 가장 담백하게 만들고 싶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참을성이 많지만 참지 않는 사람들이다.


감정을 당장 눈앞에 쏟아내지 않는다 해도 언젠가는 글로 꺼내어놓을 것이다.


상대의 기억이 희미해진다거나 잊힌다 해도 배려는 없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언제라도 기억을 생생하게 내어놓을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참 멋진 행위이다. 하지만 가끔은 치졸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년 전 친구와 절교했던 일을 글의 소재거리로 사용할 때가 있다.


서른 살의 절교라 그런지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서운했고 슬펐고 화도 났지만 나중에 생각하니 퍽 웃기는 일이었다.


서른의 어른 둘이 카페에 마주 앉아 절교를 말하던 순간은 마치 애인과 이별하는 장면과도 비슷했다.


서로의 말들을 누가 들을까 부끄러웠고 나의 목소리는 자꾸만 작아졌다. 슬픈 와중에도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그날의 절교를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상대방은 알까?


그날의 장면을 하나하나 글로 써 내려가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싫겠지. 하지만 나는 이 글에서도 그날의 절교를 언급했다.


아직까지 내 주변에는 글을 취미로 쓰거나 업으로 삼은 이가 없다.


다행이다.


글을 쓰는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그들과 친해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전 09화정신건강을 위해 굳이 감사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