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주말은 소중하다. 매우 소중하다.
한 주간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과정 속에서 미뤄둔 잠을 몰아 자기도 하고, 먹고 싶던 음식을 여유 있게 먹기도 하고, 보고 싶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할 수 있으니 좋을 수밖에.
지금은 토요일 오후, 한주가 고단했다는 생각이 든다. 유독 힘든 한 주가 지났고, 편안했다.
내 시간을 온전히 내가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만족스럽다.
지금의 나는 자유인이고, 자유인이라 하면 자율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시간을 꾸려 가는 중이다.
요 며칠 출장이 많아 몸과 마음이 고단했다. 금요일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 편안함을 느껴졌다. 밀어둔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그래도 내일 출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에 기뻤다.
알람을 끄고, 밀린 잠을 실컷 잘 생각이었다.
유난스럽지 않은 금요일 밤, 좋아하는 떡볶이를 시켜먹고, 좋아하는 책을 읽었다.
흥미로운 영상을 보고, 드라마를 몰아 보았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렇게나 마음이 지칠 땐 혼자 감정을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을 보면 난 내향적인 부분이 큰 사람임을 짐작한다.
다음날 출근을 신경 쓰지 않고, 시간을 보낸다. 전주는 유독 길게 긴장했다. 평일에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편하게 보내지 못했던 것 같다. 다음날 출근을 신경 써야 했고, 익숙하지 못한 도시의 도로를 달려 야했고,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하는 업무가 있어 조금 불편했다.
토요일 아침 예상했던 것보다 눈이 일찍 떠졌다. 휴대폰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래도 느긋하게 시작하고 싶어 눈곱 낀 눈을 비비며 안경을 찾는다.
안경을 쓰고, 전날 읽다 내려놓은 책을 다시 펼쳐 읽었다. 좋은 내용이었고, 덕분에 내 머릿속도 좋음으로 가득했다.
나른했다.
휴대폰을 집어 들어 관심 있는 영상을 보니 몇 시간이 훌쩍 지났다. 더운 여름 방안에 있는 나보다 더 더울 차를 야외주차장에서 지하주차장으로 옮겨놓았다.
더운 날을 반복적으로 보내면 꼭 블랙박스가 말썽을 부린다. 기계도 지나치게 높은 온도를 싫어하는 것 같아 함께 서늘하기로 했다.
침대 안을 벗어나지 못하던 내가 이왕 나가는 김에 책과 노트북을 챙겼다. 시원한 해보는 파란색의 반팔과 짧은 반바지 편안한 샌들을 신고 나온 것도 주말에 즐길 수 있는 자유라 마음에 들었다.
계획적이지만 계획적이지 않은 사람이라 카페로 가던 발걸음을 양꼬치 가게로 돌렸다. 새로 오픈한 곳인데 퇴근길에 보고 가보고 싶었었다. 맛있게 먹고, 시원하게 마시고, 카페에 가도 나의 주말은 여전히 남아 있을 테니 조급하지 않았다.
혼자였지만 2인분의 양꼬치와 청도맥주를 시켜 배부르게 먹고, 남은 음식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더 이상 먹는 것은 무리라 돈을 지불하고 나와 지금의 나는 카페에서 노트북을 켰다.
소설책을 먼저 읽으려고 했지만 이렇게 글을 먼저 쓴다. 우연히 옆 테이블의 두 여성의 눈물 섞인 대화를 원치 않게 들어서다.
귀는 닫을 수 없고, 이어폰을 끼고 있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들렸지만 엿들었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다.
진지한 대화를 하던 중 한 여성분의 말이 참으로 멋졌고, 책의 내용을 오디오북으로 듣는 것 같았다.
"버릴 건 버리고, 포기할 건 포기하니 나아졌어... 힘든 시간을 견뎌낸 내가 대견스러워"
많은 말 중 멋진 말을 짜집으니 이렇다.
책에서 읽어보고, 영상에서 들었던 말들을 평범하고, 기대 없는 공간에서, 내 옆 테이블의 사람의 입을 통해 들으니 마음이 몽골몽골 거리는 게 살짝 감동스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나 또한 무언가를 버리지 못한 미련이 있고, 욕심으로 인해 포기하지 못한 것들이 있어 더 와닿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 감정이 마음에 들어 딱 여기에서 멈추기로 했다. 이어폰을 끼고, 좋아하는 음악을 켜 볼륨을 높였다.
그리고는 며칠 만에 글을 써보았다. 이 생각이 날아가는 것이 아쉬워 조금이라도 더 붙잡고 싶어 글을 쓰고 있다.
커피가 향이 깊어 좋고, 감정이 벅차서 좋고, 이 감정을 어떻게 하면 글에 조금 더 녹일 수 있을까 고민하며 더디게 이어가고 있는 것이 좋았다.
나의 주말은 이러한데 누군가의 주말은 어떤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