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운동화가 낡은 운동화가 되기까지, 몇 번의 반복이 있는 시간 동안을 내 곁에서 지켜보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유독 나의 낡음을 좋아하지 않아 새것을 선물하고는 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러한 관계로 존재했던 친구는 왜 새 운동화를 신지 않고 낡은 운동화를 신냐며 핀잔을 주기도 했지만 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마음에 드는 하나를 주야장천 고집하는 사람이었고, 그것에서 오는 낡음을 싫어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아했다.
내가 가진 것들 중 가장 낡은 것은 나 자신이었고, 그 친구와의 관계가 두 번째로 낡아져 있었지만 그 나름의 낡음을 사랑했다.
물건만 낡은 것은 아닌 것 같다.
많은 관계에도 낡음이 있다는 것을 어느 순간 알게 돼버린다.
나의 친구는 낡은 우리의 관계를 놓아버렸고, 나는 놓쳤다.
새로운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고 있는 모습이 대견할 때 즈음 문득 내 발에 신겨진 운동화가 눈에 들어온다.
이 운동화는 그 친구가 선물한 여러 켤레의 운동화 중 하나였고, 더 이상은 새것이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러워졌다.
낡은 운동화를 버리고, 낡은 관계를 놓았지만 그 안에 부여된 추억은 여전히 낡은 채 내 기억 속에 존재한다.
시간이 지나야 깨달아지는 것이 있다.
그 친구는 나를 아끼고 소중히 여겼다.
그래서 나도 눈치채지 못한 낡은 운동화를 보았을 것이고, 더 나은 것을 주고 싶어 했던 것이겠지
울음이 나올 것 같았지만 울고 싶지 않았던 나는 무심한 표정으로 운동화를 바라보았다.
나의 낡음을 지켜보던 친구에게도 나는 낡은 기억으로 오랫동안 존재했으면 좋겠다.
낡음을 고집하는 내가 새것을 두려워하지 않길,
새것이 낡아지는 것을 서러워하지 말길,
나의 낡음을 스스로 사랑해주길,
조금 더 유연하고 단단해지길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