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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예리 Jun 11. 2023

‘스테이 헝그리’에 관한 고찰

지속 가능한 성장 방법에 관하여

‘스테이 헝그리? 그러면 근손실 생기는데…’


얼마 전 취재를 갔다가 행사장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 문구를 봤다. ’스테이 헝그리(Stay hungry)’. 스티브 잡스가 남긴 말이다. 그는 2005년 스탠퍼드 대 졸업 연설에서 “Stay hungry. Stay Foolish”란 명언으로 많은 사람에게 울림을 줬다.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끊임없이 전진하며 혁신을 추구하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말이지만 헬스에 빠져 있는 내게는 새삼 다르게 와닿았다.


요즘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 처음으로 아침을 챙겨 먹고 있다. 계란 두 알에 사과 하나. 간단하게라도 꼭 아침을 먹는다. 두 달 정도 됐는데, 웃기게도 이제는 휴일에도 배가 고파서 저절로 눈이 떠지는 상태에 이르렀다.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리는 게 목표인 내게 트레이너 선생님은 “잘 먹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고루 섭취해야 힘을 내서 웨이트도 하고 근육량도 보존할 수 있다. 근육을 키우려면 고중량 운동도 해야 하는데, 힘이 없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어렵다. 굶주리고 있다가 갑자기 음식을 섭취하면 몸은 이를 모두 흡수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식습관이 자리 잡으면 조금만 먹어도 살이 잘 찌는 체질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배고파서 양 조절을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골고루 규칙적으로 음식을 먹으면서 몸에게 언제든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으니 지금 먹은 걸 소화해도 괜찮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


이 같은 설명에 납득이 되고 나니, 행동으로 옮기는 건 쉬웠다. 아침, 점심, 저녁을 먹고 중간에 견과류나 요거트 등 간식도 챙겨 먹는다. 조금씩 자주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게 핵심이다.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겠지만 내게는 ‘스테이 헝그리‘란 문구가 계속 나를 닦달해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 쉬어선 안 된다. 정진해야 한다. 나를 괴롭혀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불편한 상태를 지속해야 한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적당한 쉼이 있어야 한다. 영양분을 고루 섭취해야 하듯 삶에도 균형이 필요하다. 일을 열심히 했으면 운동도 열심히 하고, 책에 몰입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잘 놀고, 드라마 몰아보기도 하고, 때로는 멍 때리기도 하고. 그렇게 나를 ‘배고픈’ 상태가 아니라 ‘건강하게 만족스러운’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정신과 체력으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 그래야 다음에는 내 한계를 넘어서서 더 무거운 무게를 들 수 있다. 역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회식 때 선배들께 하도 “성장하고 싶다”는 말을 해서 성장 무새라는 별명을 얻었다. 성장 무새(?)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 내가 추구하는 성장의 방향성에 대해 늘 생각한다.


삶의 균형. 그것이 현재 내가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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