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 대충 씻고 회사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배가 하나도 고프지 않지만 '나는 배고프다'라고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편의점에 들러 김밥을 샀다.
사무실 컴퓨터를 켜고, 사온 김밥을 먹으면서 오늘 할 일을 정리했다.
부정적인 생각이 급습하려 할 때, '오후 3시의 내 모습'을 상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곤 우선 급한 일을 처리하고, 사무실을 나와 지하철을 탔다.
9월부터 지금껏 정말 몸도 마음도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고, 앞으로 연말까지 그런 나날들이 계속 될 거라 미리부터 생각하면 숨이 턱 막혀온다.
그러니 지금은 배터리 충전이 필요한 시점.
월요일 연차를 내고, 1박2일로 파주로...
도착하니 배가 너무 고파서 근처 카페에서 파스타를 먹고, 맥주가 너무 당겨서 근처 또다른 카페로 향했다.
분명 파스타를 먹고 왔는데, 메뉴판에 쓰여있는 '트러플감자튀김'이란 글자를 읽으니 입에 침이 고였다.
같이 먹을 맥주를 고르곤 계산대에 갔는데...맥주가 16천원.
어디 맛 없기만 해봐라 하고 한 잔 따라 마셨는데 맛있다.
가격을 미리 알았으면 맛보지 못했을 벨기에 맥주.
맑은 하늘 덕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처럼 굽어 있던 등이 펴지고
진정한 '쉼'을 느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