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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 잘 될때, 팬은 바보가 된다

나오는 말은 헐, 미친, 대박 밖에 없는 바보

by 박현경


롯데가 야구를 한다.


이 사실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치고 달린다. 주자를 모아놓고, 불러들인다. 적재적소에서 안타가 터지고 선수들은 홈을 향해 달린다.


유강남도 달린다. 나승엽도 달린다. 달리는 선수들을 보며 코치는 (비)웃는다.


상대팀을 막는다.

다른 투수가 펼쳐놓은 상대의 주자들을 막는다.


정말 오랫동안 팀 순위뿐만 아니라, 개인 순위 상위권에서 롯데 선수들을 찾는 일은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 눈에 확 띄는 위치에 포진한 선수들이 있다.


물론 불만도 있지만, 지금은 많이 벅차오른 상태기때문에 그 일들은 다 흐린눈을 하고 치워버렸다. 어제도 야구를 갓 배운 듯한 수비에 꽤 열받았지만 지금은 잊어버렸다. 야구가 그런 스포츠 아닌가 어제의 개새끼는 오늘의 내새끼고, 과정의 빡침은 결과의 환희로 잊을 수 있고, 그 반대도 될 수있는 것... 매일 매일 분노를 망각하며 보는 스포츠 그래서 매일 매일 하는 건가(...)


이번 주 주제는 뭘로 잡을지 미리 생각해뒀지만 지금은 벅차올라 그 글은 다음주로 미뤘다. 이렇게 순위가 높고 잘할때가 흔하지 않은 팀이기때문에 미리 많이 최대한 충분히 즐겨놔야한다. 내일부터 열받을 일만 남았을지도 모른다. 걱정이 되는건 롯데 경기 시간이 너무 긴 것. 그리고 연투를 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지만...


고통과 욕을 나누던 사람들이 조용하다. 나 역시 평소보다 덜 나댔다. 조용히 리트윗과 인용만 누르며 와 미친, 이런 팀이었어?(긍정), 대박... 이런 말밖에 내뱉지 못하는 나 자신을 한탄한다.


그리고 엘지 전에서 펑펑 울던 어린이도 생각났다. 녀석...... 엘지는 지금 언터처블이라 할말이 없지만 그래도 다른 팀 팬들과 있을땐 그나마 어깨를 펴고 있겠구나. 그 친구는....어디가서 숙이고 다닐 어깨는 아니었다.


3위인데, 얼마만에 맛보는 윗공기인데 3위팀을 만났다. 그 팀 역시 기세가 좋겠지?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같은 허구연만 싱글벙글되는 상황인지. 요즘도 뭐 동맹(?)그런거 있는거 같은데 야구에 그런게 어딨냐 오늘의 동맹이 내일의 적이지. 내새끼도 개새끼인 판국에.


그래도 이렇게 기세가 좋을때 기세 좋게 더 밀어붙여버렸으면 하는 것이 나의 작지 않은 소원이다. 나의 팀은 모르며, 들어준 적도 거의 없었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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