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제폰, MVNO통신사를 이용해 통신비 절약하는 방법
뽐뿌질을 하며 친구들에게 좌표중계를 해주는 생활을 약 3년여간 하였다. 중이 제 머리 못깎는다고 나는 정작 이 '좌표'들을 타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타지 못한게 아니라 타지 않은게 맞는 것이다. 사실 단통법 이래로 아무리 엑셀시트를 두들겨 봐도 좌표를 타는게 그닥 이익이 아니라는 점만 명확해질 뿐이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런 계산들을 공유해서, 왜 일반적으로 핸드폰을 사는것이 경제적으로 불리한지, 그리고 자급제 폰과 별정통신사를 쓰는게 이익인지를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다음과 같은 일반적인 핸드폰 구매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계산해보자.
나는 LGU+를 쓰고 있는데, 핸드폰 할인 많이 해주는데로 가고싶다. 보아하니 KT로 번호이동을 하면 지원금을 많이 준다더라.
최신 플래그십 폰을 살거다. 갤럭시 S10 정도면 좋겠지. 너무 비싼 폰 (아이폰, 갤노트 등)은 필요없고 하이엔드(갤럭시 A 등) 사는건 왠지 별로야.
요즘 5G가 나왔다는데 난 거기엔 관심없어... 그냥 4G를 쓸거야. 하지만 통화와 데이터는 무제한이여야해. 어차피 요즘은 매일 2기가씩 정도는 준다지? 그정도면 충분해.
올레 페이지에서 갤럭시S10을 살펴보았다. 단말기 가격만 90만원이다. 비싸다.
이 요금제를 쓰면 매 월 10기가에, 다 떨어져도 매일 2기가씩을 제공한다. 하루에 1기가 넘기도 힘든데, 이정도면 사실상 무제한이지.
할인 방법은 단말기 할인보다 요금제 할인이 더 이익인것 같다.
월 9.6만원... 거의 월 10만원이다. 하지만 최신 플래그십 폰을 무제한으로 쓰는데 이 정도면 만족해야겠지.
물론 단순화한 가상 시나리오니 만큼 이렇게 저렇게 머리를 쓰고, 추가 할인이나 사은품을 받고,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요금제를 맞추면 이보단 싸게 나올 것이다만... 그래도 이보다 크게 싸게 맞추긴 힘들걸.
이번 시나리오는 2년 약정이므로 2년간은 꼼짝없이 저 폰과 요금제를 써야 한다. 물론 요즘엔 6개월 이후 요금제는 조금 낮출 수 있다고 하지만, 어차피 전화와 데이터는 많이 쓸 테니 현실적으로 저보다 낮은 요금제를 찾긴 힘들것 같다.
옛날에는 핸드폰이 자주 고장나거나 액정이 깨져서 2년을 꼬박 쓰기 힘들었지만 요즘엔 또 워낙 폰이 딴딴해야지. 2년 쓰는건 문제 없겠지. 그러니까 일단은 위약금은 계산하지 말자. 삼성이 워낙 AS도 좋으니 말이야.
그러면 월 납부금액 96,144원을 24개월 쓰니까... 2년간 통신비 총합은 2,307,456원이다.
요금제가 65,890원씩 24개월.. 2년간 요금제가 1,681,360원. 기계값 895,000원을 합하면 할인없이 2,476,360원이었네. 36만원 요금제 할인을 받긴 했지만 할부수수료가 나가니 실제로는 17만원정도 할인받은 셈이다.
아.. 할부 수수료가 비싸긴 하구나. 현금만 있으면 현찰박치기로 사버려야겠다.
그래서 당신은 핸드폰을 현찰박치기로 사기로 했다. 이런 식으로 판매되는 폰은 소위 '자급제'폰이라고 불리는데, 아쉽게도 위에서 본 출고가보다는 비싼 가격에 팔린다.
https://www.samsung.com/sec/smartphones/galaxy-s10-g973/SM-G973NZWAKOO/
예컨데 위의 링크에서 공식적으로 판매되는 삼성 갤럭시 S10의 가격은 1,056,000원. 앞서 통신사에서 산 895,000원보다 16만원 가량 비싸다.
어쨌거나 현찰로 1백5만원을 박아서 갤럭시 S10을 샀다. 이제 이 폰을 들고 KT에 가서 개통을 해보자. 그러면 직원은 2년 약정으로 통신비를 25% 할인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할인액은 아까 본 것과 같으니 좋다.
그렇게 하니 월 통신요금은 할인받아 49,390원이니, 24개월간 1,185,360원이다. 여기에 기기값 1,056,000원을 합하면 2,241,360원.
응? 아까보다 더 싼데?
다시한번 보자. 통신사에서 2년약정으로 핸드폰을 샀을 때 비용이 2,307,456원이었다.
자급제 폰을 더 비싸게 사서 개통을 했더니 2,241,360원이다. 아 2년 할부의 수수료가 이만큼 비싸구나. 앞으 로는 현금이 있으면 최대한 현찰박치기로 사야겠다. 자급제 짱짱.
자급제 폰을 샀는데... 굳이 KT를 쓸 이유가 있어?
가만 생각해보면 자급제 폰의 장점은 약정도 없고 위약금도 없다는 점이고, 요금제를 뭘로 해도 상관 없다는 점이다. 그러면 더 싼 요금제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알뜰폰요금제를 뒤져본다.
알뜰폰 통신사중에 제일 잘나간다는 CJ헬로모바일의 요금제를 들여다 보자. '유심요금제'라는게 있다. 핸드폰을 사지 않고 요금제만 사서 자급제로 산 폰에 끼우면 된다고 하는데.
방금 본 KT 요금제와 정확히 동일한 서비스다. 월 10기가에 매일 2기가씩 제공. 그리고 통화와 문자 무제한. 그런데 요금은 월 36,300원.
그러니까 36,300원 요금제를 24개월 하면 871,200원이다. 여기에 아까 자급제 갤럭시S10 가격이 1,056,000원 합하면 1,927,200원. 처음 시나리오1의 2,307,456원에 비하면 38만원이나 저렴해졌다!
이쯤되면 신도림 발품팔고 좌표를 돌아다녀서 어지간히 싸게 사도 이보다 싸긴 힘들 것 같다. 물론 처음 자급제 폰을 사는데 100만원을 현찰박치기 해야한다는 점이 조금 힘들 수는 있지만, 어쩌면 신용카드를 써서 6개월 정도 할부하거나 리볼빙을 쓸 수도 있는 거니까. 수수료가 좀 들긴 하겠지만 38만원보단 싸겠지.
이쯤되면 KT/SKT/LGU+ 등의 메이저 통신사를 쓰는것부터 이미 호갱이 되버린것 같다. 왜 이 좋은 알뜰폰을 지금껏 안 써왔는지.
이렇게 판단한 3년 전부터 나는 더 이상 좌표를 타지 않게 됐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나의 첫번재 무약정 폰은 LG V20이었다. 무한재부팅등 문제가 많은 폰이었지만 일단 LG폰의 팬이었기 때문에 당시 90여만원의 폰을 할부로 지르고 알뜰폰을 사용했다.
그런데 워낙 핸드폰을 자주 바꾸고 싶다 보니 이젠 이보다도 더 싼걸 찾게 되었다. 행선지는 결국 샤오미다
https://www.e-himart.co.kr/app/goods/goodsDetail?goodsNo=0001306824
이번 시나리오에서 볼 것은 샤오미 포코폰이다. 기기 스펙은 갤럭시S9급의 플래그쉽 수준이면서 자급제 가격은 43만원밖에 안하는 혜자폰이다. 물론 1년 전 출시된 제품이고, 1달도 안된 갤럭시 S10과 비교하는건 조금 무리겠지만.
이 포코폰에 앞서 시나리오3에서 본 알뜰폰 CJ헬로모바일 요금제를 써보자.
통신비 2년간 871,200원 이고, 기기값 43만원을 합하면 2년간 1,301,200원이다. 국산 삼성폰을 쓰겠다는 점만 버리면 반값 가까이 줄었다. 현찰박치기로 핸드폰을 사는 부담도 43만원밖에 안하니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혹시 폰이 고장났다? AS가 걱정된다? 하나 새로 사면 그만이다. 43만원밖에 안하는데 뭘. 핸드폰 하나 더 사봐야 시나리오3 보다도 더 싸다!
그런데 가만 보니 최근 샤오미 폰들 (홍미노트, 포코폰 등)은 모두 듀얼 유심을 지원한다. 이걸 잘 연구해보면 통신비를 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데이터 전용 요금제와 전화 전용 요금제 두개를 따로 돌리는 방식으로?
첫번째로 전화 요금제는 A모바일의 데이터300MB 요금제다. LGU+망을 사용하며, 음성 문자 기본 무제한 제공에 데이터 300MB를 제공한다. 사실 이쯤되면 데이터는 장식이다. 매 월 11,990원
두번째는 서경모바일의 데이터only20GB요금제. 매일 2GB제공이나 QoS같은건 없지만, 어차피 20GB면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어지간히 봐도 한 달 사용하기 충분할 것이다. 매 월 13,200원.
4월 프로모션이라고 되있지만, 보통 이런 프로모션은 마치 "폐업창고정리" 속옷판매 매장처럼 여기저기서 계속 하고있으니, 그때그때 프로모션 하고있는 알뜰폰 통신사를 찾아서 가입하면 그만이다.
이 두 요금제를 사용할 때 매 월 요금제는 11,900원 + 13,200원 = 25,100원. 24개월 602,400원. 샤오미 포코폰 43만원을 합하면 1,032,400원.
와 핸드폰! 타이어보다 싸다!
이상의 다섯가지 시나리오를 표로 정리해보았다.
요약하자면 자급제폰과 알뜰폰USIM요금제를 씀으로써 통신비를 확 절감하는 것이다. 자급제를 씀으로써 약정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고, 그 덕분에 값싼 USIM요금제를 쓸 수 있게 된다. 거기에 가성비 좋은 외산 자급제 폰을 사용함으로써 기기값도 더 낮출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한번 USIM전용 요금제로 갈아타고 나면, 핸드폰을 기기를 바꾸는데 마음이 편해진다. 약정도 없고, 위약금도 없을 뿐더러, 어차피 현찰박치기로 사도 메이저 통신사에 약정끼고 사는 것보다 싸니까.(#1와 #3를 비교해보자!)
다만 듀얼유심을 사용하는것은 조금 고려해볼 여지가 있다. VoLTE 통화를 할 경우, 통화전용의 1번USIM의 데이터가 소모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300MB는 조금 부족할지도 모른다. 또한 싱글 USIM을 쓰는 폰으로 바꾸려면 요금제를 다시 조정해줘야 하는데 이게 상당히 번거롭다.
어쨌거나 자신의 취향이나 사용 성향에 맞춰서 통신비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