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을 맞이하는 마음

<손님>

친구들과 함께 운영하는 사무실이 생긴 이후로 손님을 맞을 일이 많아졌다. 물론 업무 때문에 사무실을 방문하는 협력업체 분들도 계시지만, 저녁 때나 주말에는 친구들이나 서로의 지인들이 사무실을 방문하는 경우도 많았다. 내 주변에서는 그래도 꽤 이르게 독립한 편이어서, 또래가 만들어 놓은 사무실에 와인 한 병씩 들고 찾아오는 것이 친구들에게도 쏠쏠한 재미였던 모양이다. 물론 사무실엔 관심받길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었고.

손님이 오는 날이면 자재가 널브러져 있던 테이블을 치우고, 청소기로 바닥을 한 번 훑고, 이곳저곳에 붙어있는 고양이 털들도 떼면서 한차례 청소를 한다. 주방이 있었던 사무실에서는 퍽 거나하게 음식을 마련해서 손님을 맞이하기도 했었고, 그게 아니라면 여러 맛집에서 양손 가득 음식을 포장해 와서 테이블 세팅을 하기도 했다. 조명을 은은하게 켜놓고 흘러가는 대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금방 밤이 깊었다. 인생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하룻밤 지나면 왜 그렇게 낄낄대며 웃었는지 의아한 농담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렇게 함께 나눈 이야기들은 초대를 했던 우리들에게도, 방문을 해준 손님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요즘에는 지인뿐만 아니라 아예 모르는 사람들도 방문하는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가 만든 공간을 직접 모르는 사람들에게 건네보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공간이 클라이언트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전달되던 것과는 다르게, 우리가 올린 글과 사진을 보고 스테이를 찾아준 손님들을 대면한다. 공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하룻밤 정말 편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함께 인사를 건넨다. 이때는 정말 도면을 칠 때보다 훨씬 진심이 된다.

스테이에 손님이 방문하는 날이면, 체크인 시간보다 이르게 방문해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청소가 제대로 되어있는지 확인하고, 비품이 모자라지는 않는지 한 번 더 살피고, 준비한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두고, 룸스프레이를 곳곳에 뿌려둔다. 이제 날이 여름처럼 더워져서, 에어컨을 미리 틀어놓기도 해야 한다. 보통 4층에 짐을 들고 올라오면 손님들은 매우 더워한다.

스테이를 준비하면서 무엇 하나 고민하지 않은 지점이 없다. 이게 정말 우리 결에 맞는지, 사용하기에 불편하지는 않을지 여러 번 곱씹고 나서야 선택을 했다. 손님을 맞이하는 마음은 쉬이 가벼워지지 않았다. 손님들이 우리의 작은 고민들을 모두 다 눈치채지는 못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또 좋다고 말해주는 손님들 덕분에 뿌듯한 순간들이 여럿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