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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씨 Nov 09. 2023

생각의 벽을 허무는 일.

 <소소한> records_mo




생각의 벽. 

문득 내 안에 세워진 생각의 벽이 느껴질 때가 있다.

인생을 지나오면서 나름의 고심으로 선택과 노력을 했을 것이고, 그런 시간들 안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몸에 침착되는 것들도 있었겠지만, 그것과 또 같이 자연스레 생각의 벽이 만들어졌다.

내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많아지고 선명해지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들이 조금은 명확해졌으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건 나고 저건 내가 아니고', '저런 시도를 내가 해도 될까.'라는 생각의 벽이 높고 두터워졌다.


위험한 일이었다.

그 벽이라는 것이 나이와 함께 고집과 아집이 되어 허물기 힘들 정도로 굳어질까 염려가 되는 일.

좋은 것들만 취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만은, 진해지고 깊이 있어진다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면서 넓고 다양해질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융통성이라는 것이 곧 잘 가로막혔다. ‘이것이다.’라고 결정한 방식에만 몰두해 왔고, 내가 정의한 것들에만 집착해 온 것은 아닐까 하는, 갇혀있다는 생각이 종종 드는 때가 있었으나.

사실, 그 와중에 새로운 것들을 시도한다는 것이 기존의 가지고 있는 방향마저 흔들까 봐의 두려움으로 머뭇거리게 되는 날들도 많았고, 나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마저 흐지부지 없어질 까봐의 염려가 가장 컸다.


오래전에 ‘어떤 시작’을 했었던 것처럼, 그 새로운 두려움을 맞이하고, 해보고 담아보고 고쳐나가야 또 다른 나로 넓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더 많이 다양하게 남길 수 있고 다르게 풀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는 ‘또 다른 시작’에 발을 디디며 나아가는 일에 선을 두지 말아야겠다고 생각을 한 날.

다른 방법을 선택해 나가는 것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칫 깊어진다고 착각하는 좁은 식견의 딱딱함을 깨는 시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의 벽’을 차츰 없애보기로 했다.

지난날의 경험과 시간은 발을 디딜 땅이 되어줄 것이고, 자연스럽게 ‘내’가 되어 갈  것은 곁에 남을 것이고, 휘발될 것은 휘발되어 갈 것이다. 나름으로, 기록을 해 나가는 방법에 선을 없애는 시도를 하는 중이다. 깊어졌다가 넓어졌다 그렇게 또 나아가겠지.

우리는 모두 지었다 허물었다 하면서 깊어지고 넓어질 것이다. 


#. 모의 기록 (records_mo)

브런치에 그림일기를 그리기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어간다. 누가 보기에 ‘그것이 어떻다는 거지?’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으나, 나의 입장에선 커다란 결심이었다.

그림일기를 그린다는 것.


오랫동안 <*오리지널리티. ‘-스럽다.’곧, 독창성>을 찾는 일들에 집중하여 몰두해 온 편이었고  그 한 가지 방향으로 나름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에 집중해 왔으니, 다른 방법으로의 시도는 그것을 흐리게 할 것이라는 생각이 깊어서였다. 

시선을 통과시켜 그림과 글로 기록을 남기는 일이 내 안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있고 그 생각이 이렇게 매일 쓰고 그리는 힘을 주기도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힘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중심을 단단히 하고  또 다른 방법으로 나의 순간들을 기록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계속 이야기하는 사람이길. 

안녕! 하고.

새로 맞이할 순간과. 흔들리고 흔들릴 새로운 과정의 날들에 인사를 건네본다.


<*생각의 쓰임 중>


@records_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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