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sosohan- 지금은 비록 좋은 옹기장이가 아닐지라도.)
지금은 비록 좋은 옹기장이가 아니더라도. :
담아내기에 넘치는 일을 만날 때에, 혹은 안에 담고 있는 것들이 턱 없이 부족함을 느낄 때에 비로소 스스로를 가늠하게 된다.
한 없이 작고 모자란 스스로를 제대로 알아차리게 되는 것과 별개로.
그런 일들 앞에서 담담하지 못하고 실망하고 자책하며 이리저리 흔들리는 스스로가 별로라서 고요한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고요함을 깨는 것들이 끝내는 내 작은 그릇들을 깨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버겁고 부족한 내 그릇들을 매번 확인하면서, 자꾸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누구에게는 쉽고, 즐거운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더 많은 집중과 에너지를 필요로 할 수도 있다는 걸, 누군가에게는 더 많은 시간과 이해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걸.
세상엔 그런 일들로 이루어져 있고 나도 그런 일에 예외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나의 그릇들은 늘 많은 시간을 요하고 완전하지 않다.
그러나 끝내는, 나아중에는.
결단코 좋은 옹기장이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좋은 옹기장이가 되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날이 계속된다.
지금 가진 그릇들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잘 담을지, 담겨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알아가는 것.
비워내고 덜어내는 일을 잘하는 것.
내 안에 그릇들을 살피는 것. 완전하면 좋겠지만 완전하지 않으므로.
그러니까. 그래서.
당신의 그릇 이야기까지 들어줄 수 있는 것.
가끔은, 어쩌면 완전하지 못할 당신의 그릇 하나를 살펴주는 것.
그렇게 조용히 응원하는 것.
버거움에도 무엇이든 해보려고 하는 당신과 내가 끝내는 좋은 옹기장이가 되어 가길 희망해 보는 것이다.
지금은 비록 좋은 옹기장이가 아니더라도.
모모씨 그리고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