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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수연 Jan 22. 2023

2022 생명표가 경고하는 은퇴 후 재앙

조수연의 시시웹툰22

은퇴 재앙(일러스트 조수연)

2022 생명표가 경고하는 은퇴 후 재앙     


 12월 6일 2022년을 마감하는 시점에 통계청이 한국 인구의 생명표를 발표했다. 이 생명표를 발표하면 대부분 언론은 기대 수명이 얼마나 늘었다는 사실을 보도하고 인구를 보는 사회적 관심은 고령화 또는 출산율 감소에 집중해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관점에서 고령화는 인구의 생산성을 감소할 뿐 아니라 부양을 위한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며, 한편 출산율 감소는 생산 인구 규모를 축소하며 결국 소비와 생산 위축이라는 실물 경제적 충격을 초래한다. 그러나 자산관리 과정에서 기대수명 즉 투자 기간은 곧 자산관리의 위험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의미의 투자 기간은 듀레이션(duration)이라는 용어로 표현할 수 있으며 투자자금 회수 소요 기간이 듀레이션이다. 널리 알려진 채권가격 정리에서 듀레이션의 길이는 변동성이며 이것은 경제적 의미의 위험이다. 또한 물리학적으로도 투자 기간의 증가 즉, 시간은 연장할수록 엔트로피가 통제 불가능하게 증가하며 투자자는 결과를 알 수 없는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한편 자산관리의 주체는 바로 사람이다. 국민은 생명 유지 기간에 경제 활동으로 소득을 벌어 주거, 결혼, 육아, 교육, 노후를 목적으로 소비하며, 남은 소득을 투자하거나 목표 달성을 위해 부채를 일으키는 자산관리 활동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국민 개개인의 자산관리 결과는 부동산, 금융자산, 실물자산 등 형태로 국부의 상당 부분을 형성하므로 국가 경제에도 자산관리는 아주 중요하다.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생명 유지 활동은 그 자체가 자산관리 활동이며 인간 수명은 곧 자산관리 기간을 의미한다. 결국 정부가 조사 발표하는 생명표에서 기대 수명 증가는 국민의 평균적 자산관리 기간 확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22 생명표는 1970년 이후 2021년까지의 수명에 관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대한민국 국민 기대수명을 보면 1970년 태어난 사람은 평균적으로 62.3년, 2021년 태어난 사람은 83.6년 살 것으로 추정한다. 51년 시차로 약 21세 늘어난 기대 수명은 무엇을 의미할까? 현재 법정으로 정년을 60세로 지정하고 있으니 한국 남자의 경우 국방 의무 준수 후 30세부터 경제활동을 한다면 개인차가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약 30년간 소득 활동을 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한편 불행히 기대수명이 늘어나더라도 소득 활동 기간이 같이 늘어나기 어렵다. 한편 생존확률도 65세 이후 급격하게 떨어진다.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상실은 의학이 넘기에는 아직 먼 장벽이다. 결과적으로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소득 활동기간보다는 소비 기간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한국 국민의 자산관리 필요기간은 1970년 기준 약 30년에서 2021년 50년으로 증가했다. 기대 수명의 증가는 당연 자산관리 기간의 증가를 가져오고 이것은 투자자 위험을 키운다. 또한 부자와 빈자 사이의 정보 격차가 크게 존재하는 현행 금융 또는 부동산 시장에서 기대 수명 증가는 빈자와 고령자에게 부의 불평등을 더욱 확대하는 경향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한국은 노인이 안심하고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 문제가 가장 심각한 한국에서 기대 수명 증가는 복(福)이라기보다 오히려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 끝.


http://www.newswell.co.kr/news/articleView.html?idxno=7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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