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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은 Oct 29. 2020

KBS2 좀비탐정 애니메이션 제작기

2D와 3D 중간쯤에 위치한 애니메이션 만들기

아쉽게도 미방연된 좀비탐정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보러가기!

https://youtu.be/03fyjobYWVY 



시작


이번 외주 문의가 왔을때는 발리에 있을때인데, 사실 어떤 작업인지는 잘 감이 오진 않았고

카톡전화로 온 담당자분의 설명에 따르면(로밍 안해갔음..) 회상씬 애니메이션이라고 하셨다. 

언제 한국에 돌아가게 될지 계획이 없던 상태라서 계속 미뤄지고 미뤄지다가 

결국 한국에 돌아오고, 2주 자가격리가 끝난 후 담당자님과 피디님을 만나러 서울로 향했다. 







일단 드라마의 내용은 내가 좋아하는 좀비물이었고, 원래 내 작업 스타일이 마냥 밝은것 같지는 않았지만

정말 공포라는 키워드로 진행한다는 것에 대해서 기대가 됐다. 드라마이기도 하고 지상파 방송이기 때문에 콘티에서부터 정말 무섭다 하는 장면은 없었지만 연출을 조금씩 수정하고(60프로 이상 거의 그대로 진행하긴 했지만)구도를 아래에서 위로 보는 장면이라던가, 16mm 렌즈를 사용해서(3d 카메라에서) 촬영한다던가 하는 것들을 추가했다.


내 인생에 작업 시즌이 있다면 <시즌 3>이 시작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작업 스타일을 바꿔보자고 대담한 결심을 내렸고, 3d툴로는 한번도 큰 프로젝트를 작업해본적이 없기에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실수하거나 실패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걸 알기 때문에 간당간당 외줄타기 하는것 같이 스트레스 받으며 예민하게 작업했다.

(원래 작업할때도 예민하긴 한데 진짜 걱정돼서 잠을 못잤다) 그리고 샘플로 어떤 스타일의 작업인지 보여드렸는데반응이 그렇게 좋지는 않아서 더 디테일하게 해야겠다 다짐하고 시간을 더 많이 쏟았다. 





기획단계



스토리보드와 기획서



BG 기획서


기존에 "세트를 만들어서 스튜디오처럼 만든 공간에서 실제로 촬영하며 얻은 이미지"는

작업 시간에 비해서나 노동량에 비해서 사실 아웃풋이 디테일하기가 힘든게 사실이다.

물론 더 시간을 투자하고 시간을 들여서 먼지 하나하나 없애면서 촬영하거나 스케일을 크게 만들어서 촬영하면 괜찮겠지만 나는 일단 성격이 급해서 아웃풋이 빨리 나와야 하고, 긴 호흡으로 끌고가는걸 잘 하지 못해서 마무리가 밍숭맹숭해져버려서 완성도가 떨어지니까 어쨌든 작업 속도를 빨리 끌고가야하는데 그럼 대충하게되고.. 이런 지옥의 톱니바퀴에서 벗어나보자 생각했다.




피디님께 제안한 새 작업 스타일




3d 툴로 수작업을 옮겨와서 촬영을 한다는 아이디어는 계속 생각은 했던것인데 일단 내가 3d툴을 다룰줄은 알았지만 디테일하게 알지는 못해서 항상 2년간 공부한다고 하면서 찔끔찔끔 맛보기로 따라해보는 수준이라 걱정은 되었지만 일단 질러놓으면 어떻게든 하는 내 성향을 믿어보기로 했다.




본격적인 제작



1. 소스 만들기


샘플 완성했을때의 희열이란... (이 방법이 통한다니 하는 기쁨)












일단 수작업으로 소스를 만드는데 이 과정이 너무 즐거웠다. 달랏이랑 발리에 있을때 붓을 잡아본적이 없어서


아 이래서 내가 수작업을 포기를 하지 못했구나 하면서 속도를 높여서 소스를 전부 다 작업했다. KTX 타고 다니면서도 계속 작업함.




2. 3D 툴로 옮기기




이제 작업한 수작업 소스들을 3d 툴로 옮겨서 공간을 만들어야 했는데 ..하아 

산넘어 산이었다. 

하나 옮기는 방법을 알았으면 다음으로는 또 다른게 말썽이고 툴을 다루지 못하는데 일단 프로젝트를 시작한 자의 당연한 스트레스 수순이라고 위로하며 유튜브, 구글 뒤져가며 png 시퀀스를 불러와서 재생시키면서 촬영이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런 수십가지 문제들을 검색하며 해결했다. 


그리고 레이아웃이 나왔으면 그 장면을 뽑아내서 거기 들어갈 인물을 프레임바이프레임으로 그렸고, 영상으로 뽑아내서다시 3d 툴에 놓은 다음에 렌더링했다. 죽음의 레이스.. 

첫 장면 렌더링 했을때 눈물 흘릴뻔했다. 내가 딱 원하는 퀄리티와 이미지여서 하..됐다... 하고 좋아했는데 렌더링이 10시간이라뇨..


한 장면에 평균적으로 10시간정도 소요됐는데 한번 틀리면 마감날에 완성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해버리고, 수정 기간도 이렇게 렌더링 시간이 오래 걸릴지 모르고 짧게 잡아놔서 덜덜 떨면서 몇일간 렌더링 화면만 보고 있었다. 


그래도 어떻게 제시간에 맞췄고, 수정요구는 없었고(감사합니다..) 한장면 추가되어서 그거 작업 하고 

또 수정이 들어오면 어떡하지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마무리 되었다. 




< 작업 이미지>











이렇게 첫 3d 작업이(반은 2d)끝났고 결론은 뿌듯함과 맥북을 바꿀때가 왔다는걸 알았다. 

이번에 콘텐츠 지원사업 도전하는데 제발 뽑아주세요... 






인스타그램:vo_eun


문의:voeun.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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