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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루 Mar 30. 2023

#32. 죽음과 부활

눅 18:31-34

[31절]   

"예수께서 열두 제자를 데리시고 이르시되 보라 우리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노니 선지자들을 통하여 기록된 모든 것이 인자에게 응하리라”

 예수님은 가난한 자, 낮은 자에게만 허락된 천국에 대해 말씀해 주신 뒤에 인자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하나도 깨닫지 못했고, 누가는 이어서 맹인과 세리의 이야기를 기술합니다.

 제자들은 천국과 맹인, 그 사이에 있습니다. 스스로 천국에 합당한 자로 여기는 바리새인이나 부자가 될 것인지, 예수님을 보기를 간절히 원하는 맹인과 세리가 될 것인지는 그 중간에 놓인 예수 그리스도의 질고와 십자가에 달려 있습니다.


[32절]   

"인자가 이방인들에게 넘겨져 희롱을 당하고 능욕을 당하고 침 뱉음을 당하겠으며”

 우리는 다 죄인입니다. 이 사실을 언제나 기억하게 하소서. 살면서 당하는 일들의 부당함에 마음이 상하는 것은 스스로를 그런 일 당하기에 합당치 않은 존재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보다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할 존재로 자신을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바디메오는 사람들의 멸시와 꾸짖음에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삭개오는 자신을 흘겨보는 군중들의 싸늘한 눈빛에 주눅 들지 않았습니다. 뻔뻔하고 당당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앞서 언급하셨듯 이런 자들에게 천국을 선물해 주십니다. 희롱과 능욕과 침 뱉음을 당하는 자들, 그러면서 예수께 부르짖고 나아가는 자들에게 주님은 구원을 베푸십니다.


[33절]   

“그들은 채찍질하고 그를 죽일 것이나 그는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 하시되”

 사순절 모임을 여기까지 인도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더러는 우리의 모임을 조롱하거나 파하려 할 수도 있었음을 압니다. 목회자 없는 모임을 교회 내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주시고 공간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임을 압니다. 이 모임이 아니었으면 서로 교제할 기회를 얻기 힘들었을 청년들을 모아주시니 감사합니다. 매 순간 우리의 교제에 성령을 부어주심 또한 큰 은혜입니다.

 이처럼 풍성한 은혜 가운데 모인 우리는 죄인입니다. 주여, 우리는 당신을 찾고 부르짖고 당신께로 나아가 은혜의 부스러기라도 구하는 비천한 자들입니다. 우리의 소망은 당신뿐입니다.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 예수뿐입니다. 세상은 우리를 분주하게, 복잡하게 몰아붙이며 꾸짖지만, 우리는 그 풍랑 속에서 주님만을 보길 원합니다. 마귀는 끊임없이 우리를 미혹하고 정죄하지만 우리는 그 풀무불 속에서 인자를 뵈옵길 원합니다.

 설령 희롱을 당하고 능욕을 당하고 침 뱉음을 당할지라도, 채찍에 맞고 죽임을 당할지라도 좋사오니.. 예수여, 당신께서 가시는 길에 우리를 데려가 주시옵소서(31).


[34절]   

“제자들이 이것을 하나도 깨닫지 못하였으니 그 말씀이 감취었으므로 그들이 그 이르신 바를 알지 못하였더라"

 제자들의 모습은 아직 눈을 뜨지 못한 맹인과 같습니다. 맹인도 예수님을 믿었고 예수를 메시아로 섬겼습니다. 그러나 눈을 뜨고 나서야 진정으로 예수님을 따를 수 있었습니다. 제자들의 모습은 삭개오 같기도 합니다. 삭개오는 예수를 믿고 사랑했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삭개오의 집에 유하실 때, 삭개오에게 임재하실 때 비로소 삭개오는 구원의 감격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 성령으로 우리에게 임하소서. 우리의 눈을 열어 감취인 말씀을 보게 하소서. 깨닫지 못하던 것들을 깨닫게 하소서. 우리에게 이르신 바를 알게 하소서. 제자들은 결국 십자가 앞에서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였으나 후에 성령을 받고는 예수님을 끝까지 따라갔습니다. 주님, 우리에게도 이와 같은 성령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을 끝까지 따르고 싶은데요, 우리는 그럴 능력이 없음을 압니다. 사소한 환난에도 요동할 정도로 연약합니다. 아.. “하나도 깨닫지 못”했다니요, 예수님을 수년간 따르면서도 이럴 수 있다니.. 사람은 얼마나 악하고 약합니까? 우리에게 성령을 주시옵소서. 그래서 선지자들을 통하여 기록된 모든 말씀 안에 살게 하소서. 우리의 삶이 예수님의 복음과 하나 되게 하소서. 적어도 하나는 깨달아서, 하나만이라도 깨달아서 그 진리 하나만이라도 꽉 붙잡고 살고만 싶습니다. 주여, 우리를 내버려 두지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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