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모서리,
가느다란 실이
허공을 가로지른다.
빛이 스치면 사라지고
어둠 속에서는
유리처럼 선명하다.
미세한 떨림은
끝에서 끝으로 퍼져
숨결을 흔들고,
겹쳐진 얼굴들을
서로의 그림자 위로 얽어 놓는다.
손길이 닿을 때마다
끈적한 결이 남아
빠져나오려는 몸을
더 깊이 붙든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망
거미의 발자취처럼
보이지 않는 덫이
조용히 우리를 묶어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