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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미니민 Jul 05. 2017

괜찮은 회사 판별법

연애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결혼하고 싶은 사람 고르듯이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 분별하긴 쉽다.

그런데 '나쁜 회사 판별법'은 찾기가 쉬운데,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 말을 해 주는 글은 찾기 힘들다.

좋은 회사의 기준은 너무 간단하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주고, 그보다는 일을 덜 시키며, 그 일은 가치가 있게 느껴지며, 회사에 배울 사람이 많으면 좋은 회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유토피아는 우리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우리는 우리의 성향에 따라 현실과 조금씩 타협점을 맞춰서 '나'에게 좋은 회사를 찾아갈 수 밖에 없다.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회사가 일이 많아도 많은 임금과 빠른 성장을 담보하는 곳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돈을 적게 주더라도 함께 일하는 사람이 좋고 저녁이 있는 삶이 보장되는 회사일 수도 있다.

이러한 개개인별 성향에 맞춰서 회사를 찾기 전에 적어도 나쁘지 않은, 괜찮은 회사를 찾을 수 있는 척도를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중간 이상은 되는 괜찮은 회사를 찾는 방법]

1. 겉모습을 억지로 화려하게 포장하지 않는 회사

간혹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다 보면, 멋진 사진과 감성 충만한 글을 올리며 '내가 이만큼 즐겁고, 행복하고, hip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화려하게 홍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 사람들과 만나서 잠깐만이라도 얘기를 하다 보면, 그들이 얼마나 공허해하고 허전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화려하게 회사를 홍보하는 곳은 그 이면의 허전함을 숨기고 있는 경우가 많다.


- 우리 회사에는 미니 농구대와, 옆에는 탁구대, 그 옆에는 포켓볼이 구비되어 있어요. 업무시간에 이용 가능해요! 취미와 업무가 공존하는 일터 ㅇ(^_^)ㅇ

→ 밖에서 취미생활 할 시간도 없이 회사에 머물게 될 것이다.


- 우리 회사는 전직원 단체 워크샵을 외국으로 갔다왔어요!!

→ 전 직원 연봉을 동종업계만큼 올려주는 것 보다 전 직원 해외 워크샵이 더 싸게 치여서 갔을 거다. 그리고 회사 규모가 조금만 더 커지면 이 복지는 없어지고, 연봉은 그대로다.


- 우리 회사는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육아휴직을 장려해서 여성이 일하기 좋은 일터 인증을 받았어요~!!

→ 그런 여성을 잘 승진시켜주겠다고는 약속하지 않았다. 일하기는 좋아도 워킹맘에 대한 유리천장은 그대로다. 그리고 오히려 암묵적인 남녀차별이 심해 워킹대드의 저녁있는 삶이 워킹맘의 복지를 위해 희생되는 최악의 경우가 초래될 수도 있다.


- 우리 회사는 연봉 수준을 채용 공고에 드러낼 만큼 연봉에 자신 있어요~!

→ 그만큼 부려먹겠다.


실상은  처럼 함정을 교묘하게 숨기기 위해 더 화려한 말로 포장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자연에서도 독을 품은 식물이나 동물이 화려하듯이, 화려한 수식어구로 지원자를 현혹시키는 회사는 그 이면의 속뜻을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그래서 오히려 괜찮은 회사는 회사 홍보를 안간힘을 쓰고 하는 회사 보다, 동종업계 사람이나 학교 선후배 등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듣는 회사가 진짜배기인 경우가 많다.



2. 근로 계약 시 정직하게 하는 회사

당연한 얘기겠지만 모든 회사가 뛰어난 인재를 원한다. 그렇기에 뛰어난 인재를 붙잡기 위해서는 복지나 처우가 다른 회사들과 비교할 수 없게 좋아야 한다. 하지만 회사 주머니 사정으로는 뛰어난 인재들을 모시기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회사들은 다양한 '허수'를 앞세워서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를 종용한다.

다음과 같은 '허수'를 제시한다면, 그 회사는 그닥 정직하지 않은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


- 분기/반기 별 인센티브 지급 보장 및 기본급의 특정 퍼센티지 이상 보장

→ 연봉 계약 상 명기되지 않은 금액을 급여에 포함시켜 연봉이 더 많아 보이게 하려는 속셈


- 특진 보장, (계약직 입사의 경우) 1년 후 정규직 전환 보장

→ 막상 특진이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인사평가에서 수 년 간 특정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은 얘기 안 해준다.


- 차량구입비 등 구매 지원에 대한 복지 강조

→ 결국 살 마음이 없으면 돌려받지 못하는 복지


- 업계 1~3위의 브랜드 가치

→ 업계 top-tier로서의 프라이드와 연봉을 교환하려고 하는 양아X회사가 가끔 있다.


막상 입사하여 당장 받을 수 없는 혜택까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한 부분은 제외하고, 당장 입사하여 주머니에 떨어질 급여가 어떤지 입사하고 바로 받을 수 있는 복지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따져보면 생각보다 있어보이던 회사가 시원찮아 보일 수도 있다. 보장되지 않는 허수에 속아 내실 있는, 괜찮은 회사를 저버리지 않기를.



3. 다니는 지인이 추천하는 회사

직장생활을 한 달만 해봐도, 주변에 직장생활하는 지인들을 만나봐도 다니는 회사를 지인에게 추천할 만한 회사가 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직장인들끼리 만나면 본인이 다니는 회사가 얼마나 더 지옥인지 경쟁이 붙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래처럼 욕을 빙자한 회사 칭찬을 하면 회사가 괜찮은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 (함정도 있다.)


- 다 좋은데 상사가 또X이야

→ 지인과 같은 팀에서 일할 게 아니라면 고려해봄직한 회사


- 일이 많아서 그렇지 (or 연봉이 적어서 그렇지) 다닐만 해

→ 괜찮은 회사인데, 앞의 단점이 다니면 다닐 수록 크게 느껴질 회사


- 사람 때문에 참고 다니는 거지 뭐.

→ 소울메이트 들이 한 조직에 모여 있는 회사, 조직원들의 근속년수가 오래 되었다면 이런 회사는 오히려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가서 적응하기 힘들다.


- 내가 모시는 사수 분이 정말 멋있어

→ 사수에게서 정말 제대로 일 배울 수 있는 기회. 다만 그 사수가 회사를 떠난다면 그 회사의 메리트는 반절 이상 사라진다.


캐주얼한 일상 대화에서 위와 같은 말로 지인이 한 가지라도 회사의 장점을 어필한다면 그 회사가 다른 회사보다 더 우월한 한 가지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4. 회사가 돌아가는 시스템에 인력이 많이 필요없는 회사

인건비가 전체 지출 비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회사는 그 만큼 본인 또한 회사의 시스템을 돌리기 위해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거기다 인건비가 지출 비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회사가 인건비를 통제하면 비용의 많은 부분을 save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그만큼 고용 불안정성과 저임금과 싸워야 한다.

덤으로 실용성이 떨어지는 업무 매뉴얼이나, 사람의 역량에 따라 벌어지는 업무 퀄리티 편차와 싸워야  할 수도 있다.





어떤 회사가 괜찮은 회사일까?

물론 각자의 우선순위가 다르고, 각자의 선호가 다르기에 케바케(case by case), 사바사(사람 by 사람), 부바부(부서 by 부서) 란 말이 나올 정도로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한 가지 정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연애에 있어 엄연히 '연애 하기 좋은 사람', '결혼 하기 좋은 사람'의 정의가 다들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처럼 '괜찮은 회사'에도 공통점은 있는 것 같다. 장황하게 적은 글의 키워드를 뽑아보자면 아래와 같다.


- 화려하진 않아도, 정직한 회사

- 주변 평판이 좋은 회사

- 스마트한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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