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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미니민 Aug 19. 2017

짜치는 일 판별하기

진짜 짜치는 일인지, 도움되는 일인지

신입으로 입사하면 제일 힘든 게,

'내가 이런 일 하겠다고 이 경쟁률에, 이 어려운 취업시장을 험난하게 뚫고 입사했나'

하는 마음이 하루에도 수십번 씩 드는 걸 억누르는 일일 거다.


하지만 입사 후 포부로 많이 쓰이는 '큰 일'들은 쓸 데 없어 보이는 디테일한 일들이 모여 그만한 규모가 된 것이고, 그런 짜잘한 일들마저도 완벽하게 끝났기에 그런 평가를 받는 것이다.

힘들고 짜치지만 이런 디테일한 일들부터 잘 해결되어야 다른 큰 업무들도 수월하게 흘러가는 것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대게 이 경우의 디테일한 일들은 전체적인 업무 flow와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서 주니어급이 업무를 익히기 위해 필연적으로 배워야만 하는 일들이다.


그럼에도 본인을 성장으로 이끄는 next step이 없이 짜치는 일만 반복하게 되는, 정말 짜치기만 하는 일들도 있다.

앞서 말한 큰 업무를 수월하게 만드는 짜치는 일은 본인이 업무 프로세스를 익히는 데, 그리고 본인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만 정말 짜치기만 한 일은 본인의 그릇과 포부만 줄일 뿐이다.


그래서 막내 생활만 3년차인, 본인의 입장에서 '정말 짜치는 일'과 '본인을 성장시킬 수 있는 짜잘한 일'을 구분할 수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 브런치의 모든 글이 그렇듯 지극히 주관적인 글이므로, 모든 경우에 통용되는 건 아님을 염두에 두고 읽어나가길.)



힘들고 짜쳐도 성장에 필요한 일 구분법


먼저 결론부터 말하면, '힘들고 정말 짜치기만 한 일'을 만드는 건 부서의 사수나 팀장 등 선배들인 경우가 많다.

그들의 마인드가 장기적으로 신입을 바라봐서 신입을 키울려고 하는지, 단순히 업무 공백이 난 자리만 메꾸려고 하는지에 따라 같은 업무라 할지라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그렇기에 회사에 단기적으로는 비용이자 짐이 될 수 밖에 없는 존재가 신입이지만, 장기적으로 어떻게 개발시킬 것인지 마인드 세팅을 하면 그들의 미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아래 내용들을 보고 회사가, 조직이, 그리고 좁게는 같이 일하는 선배들이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고 본인의 성장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지표가 되길 바란다.


1. 하는 일의 가치를 알고 있다.

누구든 다 알고 있듯이 조직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 많은 사람들이 다 각자의 업무를 하는 것 같아도 전부 조직의 이윤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본인이 하는 업무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면, 만약 본인이 그 일을 제대로 수행 못 했을 때의 손실이 어떤 지도 안다.

이는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본인이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진 직원인지, 얼마만큼의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알고 있다는 뜻이다.

본인의 업무가 가진 가치를 알면,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어떤 행위를 해야 하는 지도 알 수 있다.

그럼, 조직 내에서의 본인의 입지를 성장시키기 위한 next step이 어때야 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그렇기에 본인의 업무가 가진 가치를 계산 할 수 없다면 조직 내부에서의 본인의 가치도 계산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업무의 가치를 알지 못하면 어떤 식으로 본인의 가치를 조직에 증명해야 할지 스스로 방법을 알 수 없다.


2. 하는 일이 다른 부서 사람들도 관여되어 있다

업무의 기본은 협업이다.

한 프로젝트나 조직업무의 A 부터 Z까지 혼자 챙기게 되면 업무 범위가 넓기에 누수가 생길 수 밖에 없고, 한 사람에게 권한과 책임이 너무 쏠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본인의 업무는 A 부터 Z까지의 업무 중 알파벳 1~2개에 속하는 업무일 수 밖에 없고 본인의 업무를 진행하고 나면 다른 부서 사람들이나 다른 업무를 보는 사람들에게 토스를 해야 Z까지 진행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A 부터 Z까지 다른 부서의 도움 없이 혼자 일을 다 처리해야 한다면 그만큼 한 사람이 처래해도 될만큼 권한과 책임이 크지 않은 업무를 맡고 있는 것이다.

(혹은 조직의 체계가 잘 잡혀 있지 않거나, 부서를 세분화 할 수 있을 만큼 조직의 규모가 크지 않거나..)


3. 본인이 부재중일 때 본인의 업무를 처리할 사람이 필요하다

회사의 기본은 한 사람이 빠진다고 해서 그 회사가 휘청거리지 않아야 한다.

슬픈 얘기지만, 회사가 돌아가는 데 한 사람이 빠졌다고 해서 업무에 누수가 생기면 그 조직은 제대로 된 조직이 아니다.

즉, 본인이 없어도 대신 누군가가 본인을 대체할 수 있는 곳이 조직이다.

일은 누군가의 공백 기간과 상관 없이 생기게 마련이고, 담당자가 부재 중에도 백업해서 일을 처리할 누군가는 필요하다.

하지만 본인이 빠졌다고 해서 그 일이 흘러가지 않는 일이 되어버린다면 이는 백업 프로세스가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을 만큼 체계가 없거나 본인의 일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이라는 뜻이다.

(극히 드문 가능성으로 그 조직 내부에서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그런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이 글을 읽을 타깃과는 맞지 않다는 걸, 본인이 회사에서 어떤 입지라는걸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다.)



이 글을 쓴 목적은 무언갈 배우는 입장에서 쉽게 배워지는 건 하나도 없다는 이야길 하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통상 주니어들이 일을 배울 땐, 가장 책임이 덜하고 규모가 작은 일부터 시작하게 되는데 꼭 이런 일들은 손이 많이 가는 짜잘한 일들이 대다수라는 것도 이야기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짜잘한 일들을 하면서 자괴감을 느끼더라도, 선배들이 하고 있는 좀 더 큰 규모의 업무를 맡기 위해 선배들도 똑같이 해 왔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연차가 차더라도 저 수준의 일 밖에 못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업무가 비슷하다.

어딜 가든, 연차가 차든 짜잘한 업무는 늘 처리해야 하는 업무 중의 하나일 것이며 직급이 올라간다 해서 그 업무의 빈도가 줄어들지라도 전혀 안 하게 될 일은 없을 것이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신입 때 하던 짜잘한 일을 안 하는 대신에, 다른 짜잘한 일을 챙겨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직급이 차서도, 그리고 지금 당장 굳이 해야 할 일이라면 본인의 업무가 가진 의미를 스스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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