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릿빠릿하던 움직임이 조금씩 굼떠진다
어릴 땐 정말 에너지가 넘치다 못해 흘러내리는 강아지였다.
하루라도 산책을 안 시켜주면 항의라도 하듯 넓지도 않은 거실을 운동장 마냥 으르렁 거리며 뛰어다녔고.
집에 있던 내 물건들은 종류 상관없이 전부 다 그의 이갈이로 아작이 났다.
지갑, 화장품, 필기구, 칫솔까지 정말 종류 상관없이 다.
요새는 아직도 산책을 좋아하고, 활발한 강아지지만 짬이 좀 찼다고 누워있길 좋아한다.
장난을 먼저 거는 일은 거의 없고, 같이 장난쳐준다도 시비를 걸어도 뛰다가 대충대충 내 장단에 맞춰주는 게 눈에 보인다.
나이 들어가는 그의 모습에 슬프지만,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이 있다.
그는 분명 진화하고 있다.
직립보행을 하는 시간이 좀 더 늘어나고 있다.
(서 있는 건 강아지 뼈 건강에 안 좋아서 얼른 앉으라고 명령하지만, 너무 신기해서 남긴 영상..!)
같이 지내온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행동들이 사람을 똑 닮아가는 만큼, 수명도 사람의 반은 닮아 오래 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