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예술대상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어제저녁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은 박은빈이었다. 이름을 호명하자마자 울음이 터진 그녀는 놀란 마음을 부여잡고 시상대에 섰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같이 눈물이 터졌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방영되는 만큼은 우영우의 친구였기 때문이다.
연말 시상식이 되면 연예인들이 참 부러웠다. 아름답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어서가 아니었다. 어른이 되어 본인이 한 일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을 수 있음이 부러웠다. 후보에 이름이 올라가기만 해도 올 한 해는 잘 살았다는 위로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랄까.
어릴 적엔 자주 상을 받았다. 글을 열심히 써서, 죽어라 달리기를 해서, 그리고 더러 개근을 해서 받는 상까지. 그 상을 받을 때마다 뿌듯했다. 나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인정받는 느낌이 들어서. 작은 성취가 모여서 지금의 최선을 다하는 내가 되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안다.
어른이 된 우리는 고군분투하는 삶을 산다. 따로 떨어져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된 군사가 '수많은' 적군과 용감하게 잘 싸운다는 뜻이다.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힘에 부치는 일을 잘 해내가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란다.
고군분투하는 시간이 지나면 나만 제자리인가 싶을 정도로 시간이 더디게 갔다. 나아가야 하는데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무수한 일들이 있었다. 가끔 진짜 고군분투하느라 숨이 부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손 내밀어주었던 사람들이 기억난다.
여자 예능상을 받은 이은지는 "정말 예능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정말 받아주고 때로는 같이 웃어주고, 울어주고, 춤춰주고, 조금 지쳤을 때 힘내라고 더 리액션해 주는 많은 동료 선배님들, 후배님들 정말 많은 분들이 계셨기에 제가 이렇게 상을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리에게도 똑같이 해 줄 수 있는 말이 아닐까 싶다. 우리 삶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정말 받아주고 때로는 같이 웃어주고, 울어주고, 춤춰주고, 조금 지쳤을 때 힘내라도 더 리액션해 주는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일터의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잘 성장하고 있다고 말이다.
아주 가끔 우리도 일상예술대상 같은 걸 해 보면 어떨까? 우리의 일상도 드라마다. 가끔 찢어질 정도로 아프고 실패를 할 때도 있지만 뿌듯하고 행복한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분기에 한 번 정도 감사했다고 말하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내가 성취한 모든 일은 '나 혼자'만으로는 이루기 어려운 일이다. 내가 열심히 공부하고 일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든든한 뿌리를 내려준 나의 가족들 덕분인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박은빈 배우의 말을 빌려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내 마음을 대신 전한다.
"이상하고 독특한 허예지를 사랑해 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제가 이렇게 '큰' 것 같은데요. 허예지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생략) 여러분의 사랑이 없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정진하고 나아간다. 삶의 순간이 너무 고달프고 힘들더라도 매 순간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알아도 남들은 모르는 각자의 별난 구석을 '영우처럼 가치 있고 아름답게 생각'하면 어떨까.
"어렵더라도 자신의 삶을 인정하고 수긍하고 또 포용하면서 힘차게 내디뎠던 영우의 발걸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습니다." - 박은빈
오늘의 질문: 1분기, 감사한 마음을 전해 보세요.
1. 고달프고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2. 그 순간 곁에서 있어주었던 누군가가 있나요?
3. 그에게 함께 해 줘서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건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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