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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예지 May 09. 2023

업무 효율을 높이는 작은 행동

우리 어서 나만의 슈필라움을 만들자

러닝을 좋아합니다. 먼저 온몸의 땀을 쫙 빼고 나면 몸 안의 노폐물이 빠져나오는 것 같아요. 그것보다 더 좋은 건 러닝을 하는 산책로입니다. 조금 걸어 나가면 공원이 있습니다. 공원은 작은 언덕을 가진 동산이 있는 곳입니다. 우거진 나무 길과 억새밭 그리고 작은 연못도 있죠.


늦겨울부터 초봄까지 아침러닝을 열심히 했습니다. 기모 레깅스에 겨울양말을 신고, 패딩을 입고 뛰고 문 밖을 나서면 몸이 너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뛰고 오면 가뿐해지는 덕분에 늦겨울 러닝이 힘들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단단한 땅을 비집고 나오는 작은 새싹처럼 쪼그라들었던 제 마음도 펴지고 있었거든요. 초봄이 되자 초록옷을 입은 나무 덕분에 더욱 풍성해지기도 했고요.


1. 바깥 풍경을 보며 산책하는 이유


반대로 헬스장에서 하는 러닝은 정말 재미가 없습니다. 일단 러닝머신은 벽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텔레비전이 있죠. 이어폰을 꽂고 듣고 싶은 강의를 듣긴 하지만, 벽을 보면서 하는 운동은 더 높은 활력을 주진 못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바깥 풍경을 확인하게 되면 다양한 변화를 몸으로 체감합니다. 건물 안에만 있으면 느끼지 못하는 것들 말이죠. 건물은 모든 비바람과 온도를 차단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산책을 하는 동안에는 내 전신을 그 장소에 맡기게 됩니다.


영화 속에서도 장면이 변하면 이야기가 변함을 알게 되듯, 산책로의 변화는 나의 뇌를 새롭게 자극합니다. 지속적인 자극을 가능하게 합니다.


산책을 하는 아침 풍경은 참 재미있습니다. 시간대별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다르거든요. 일단 아침 6시에는 이른 기상을 하신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걷는 속도가 제법 느려요. 산보하듯이 걸으시는 걸음을 따라 걸으면 찬찬히 주변 풍경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8시쯤 되면 스멀스멀 가방을 멘 친구들이 종종걸음으로 빠르게 학교로 향합니다. 목적지만을 보고 바닥을 보고 가는 친구들 있고, 친구들과 장난을 치면서 가는 친구들도 있어요. 이들은 걸음이 빨라서 저도 경보를 하면서 뒤따라가면 제법 운동이 됩니다.



2. 창조적인 생각을 하는 산책을 통해 슈필라움 찾기


산책을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산책을 하는 동안 타인이 있지만 그들은 나를 방해하지 않습니다. 타인과 함께 하지 않을 때,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공간을 바로 독일어로 '슈필라움'이라고 합니다. 독일어로 '슈필(spiel)'은 놀이라는 뜻이고, '라움(raum)'은 공간입니다. 두 단어를 합성하면 놀이공간이라는 뜻입니다. 최근 슈필라움의 가치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책을 쓰신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선생님도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기만의 슈필라움이 있어야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자존감과 매력을 만들고 품격을 지키며 제한된 삶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각자 간섭받지 않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일을 하다 보면 집중하지 못하는 시간이 찾아옵니다. 그때, 우리는 공간 전환을 통해서 생각을 깊게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어야 하는 거죠. 책상에 앉아 있을 때보다 걸어 다닐 때 더 많은 풍경, 사람, 사물을 스쳐 지나가게 되면서 좀 더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게 되고, 나아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으면서 새로운 상상을 하게 됩니다.


또한, 걷기는 즉각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라 불리는 코르티솔의 수치를 떨어뜨리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정신적 안정을 찾아줄 수 있게 됩니다. 일을하는 누구든 '나만의 슈필라움'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오늘의 질문: 슈필라움을 할 나만의 시간 마련하기

1. 당신의 슈필라움이 있나요?

2. 슈필라움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낼 수 있나요?

3. 나만의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해야 할 노력은?


-질문으로 만드는 예지력ㅣ 허예지ㅣ한문장쓰기챌린지ㅣ오생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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