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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것과 하는 것.[말하는대로 행하기]

by 피델

미뤄지던 강의, 그리고 시작


어제 '기업이 원하는 강사의 조건'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올해 4월에 들어온 의뢰였는데, 담당자도 바쁘고 나도 바빠서 계속 미뤄지다가 어제 전격적으로 진행하게 됐다.

항상 그렇듯 바쁠 때 일이 몰린다. 이번 주와 다음 주에만 외부 강의가 세 개나 잡혔으니까.



강의에 대한 나의 마음


긴장되지만 가슴 뛰는 활동이다.


나는 강의하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들과 교감하는 것도 좋고, 내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뭔가 얻어간다는 표정을 할 때 그 뿌듯함이란.

강의할 때는 참가자들의 얼굴을 기민하게 살피며 분위기를 읽으려 노력한다.

그래서인지 강의 평가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반면 강의를 준비하는 시간은 쉽지 않다.

어떤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지부터 시작해서 과정설계서와 상세설계까지는 나름 뚝딱인데,

이 파워포인트만 마주하면 자꾸 늦어진다. 이번에도 PPT 12장을 만드는데 뭐가 그리 오래 걸렸는지.



처음 해보는 콘텐츠의 부담감


이번에는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콘텐츠라 "이게 맞나?" 싶어서 유난히 참가자들의 사전 설문을 많이 봤다.


힘들 때 그래도 힘이 날 수밖에 없었던 건, 이게 결국 내가 앞으로 가야 할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강의를 하고 나면 힘이 날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번의 강의, 그리고 깨달음


강의는 두 번 하게 됐다.

토요일 오전으로 했더니 몇 분이 오전에는 안 된다고 해서 저녁 시간을 추가했다.

오전에는 9명, 저녁에는 4명이 참석했다. 인당 만 원밖에 받지 않는 강의라 ROI를 생각하면 안 하는 게 맞았다.

그럼에도 많은 분이 원한다고 하니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바로 제공해주면 만족하는.

(나에 대한 메타인지가 조금은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강의 중 마주한 나의 현실


오전 시간, 많이 긴장했다.

'혹시 이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어쩌지', '듣고 나서 시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어쩔 수 있나. 해야지.


한번 웃고 나서 강의를 시작했다.

다행히 질문도 꽤 많고, 내 이야기를 듣고 메모하는 분들도 보였다.

15년 강사 경험이 있으니 분위기를 안다. "오늘 강의는 성공했다"는 느낌이 확 왔다.


강의 내용은 '기업이 원하는 강사의 조건'이었지만, 역으로 기업에 있는 사람이 외부 강의를 진행하는 나의 경험을 담았다. "어떻게든 나를 알려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유튜브, 블로그, 탈잉, 숨고 등 나를 알릴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쓰세요.
우선 마중물이 먼저입니다."

그 말을 하면서 갑자기 "나는 이걸 잘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는 어떻게든 계속 쓰고 있는데,

유튜브는 채널만 만들고 운영은 안 하고 있고, 탈잉도 아직 해놓지 않았고,

숨고는 그냥 고수 등록만 해뒀다.

"아, 나도 아직 멀었구나." 나의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남았다.



가르침을 통한 배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다.

교육에서는 이를 더 발전시켜

'백견이 불여일행,

백행이 불여일교'

라고 한다.


결국 가르치는 게 나의 현재 상태를 알아차리는 가장 높은 단계다.

내가 누군가에게 가르치려는 과정에서 그 개념도 더 정확해지며 많이 배우지만, 그 과정에서 나에 대한 정확한 위치도 파악하게 된다. 메타인지도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어제, 나는 나의 현재 상황에 대해 한 번 더 인식했다.



앞으로의 계획


그래서 뭘 해야 할까. 알았으니 행해야 한다.


우선 탈잉과 숨고에 나의 강의 영역을 업데이트해야겠다. 어제 만든 자료도 괜찮을 것 같다. 뇌파와 MBTI, 그리고 강점혁명에 대한 내용도 등록해둬야겠다. 유튜브는 콘텐츠를 조금 더 쌓고 시작하자.

강의를 통해 나는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나를 발전시킨다. 강의는 나의 천직인가 보다.


오늘도 다음 주에 있을 강의 준비를 해본다.


지난주 동료가 "본업이 뭐야?"라고 물었다. 나의 본업은 곧 비전센터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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