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인즉슨 일정 내내 어마무시하게 더웠다는 것. 나보다 더위를 안 타고 잠도 없는 남편(애가 당신 닮아서 잠이 없잖아 책임져)과 함께 삼일차 일정도 힘차게 시작해 와로롯 시장으로 향했다.
와로롯은 예전에 왔을 때도 잠시 구경을 했던 곳인데 이번에는 콩이 지나가는 툭툭이를 보며 하도 태워달라고 노래를 불러서 적당한 거리로 탈 겸 + 인터넷에서 좋다고 많이 들은 KIWI 칼도 사고 커피도 마실 겸 겸사겸사 나갔다.
1. Chiang Mai Plastic
ุ 68 Kuang Men Rd,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300
2. Sparkle Coffee & Bakery
250 ช้างม่อย, Chiang Mai, Thailand, Chiang Mai
키위 칼은 여러 곳에서 판다고 했는데 나는 다른 그릇들을 구경하다가 한 곳에서 모두 사느라 Chiang Mai Plastic 에서만 구매했으므로 다른 곳보다 싼지 비싼지는 알 수 없었다. 어차피 하나에 100바트도 하지 않는 칼들이었고 절삭력이 아주 좋아 가져와서도 잘 사용하고 있다.
시장 구경 후 Sparkle 이라는 카페가 구글 평점이 좋아 찾아갔는데 인테리어도 감각적이고 맛이 괜찮긴 했지만 굳이 유모차를 끌어가며 더위를 뚫고 갈 만한 곳은 아니었고, 콩이 여기 의자에서 자꾸 뛰어내리는 통에 식겁했던 기억만 있다.
돌아오는 길에 너무 더워 탈진한 우리는 망고와 빨간 용과를 배달시켜 먹었고(둘 다 맛은 그저 그랬다) 오후에는 호텔에서 더위를 식히다가 밤마실을 나가기로 했다.
3. Lemongrass Thai Cuisine
Loi Kroh Rd, Tambon Chang Moi,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100
저녁식사 겸 숙소 근처의 Lemongrass Thai Cuisine으로 향했다(이곳도 아기 의자가 없었다). 전혀 기대 없이 방문한 곳인데 생각 외로 치킨윙이 맛있었고 모닝글로리 볶음은 다 아는 그맛. 밥을 부르는 맛이었으며 아주 인상적인 것은 슬러시 같은 병맥주를 파는데 이게 너무나 환상적이었다! 병을 열면 맥주가 정말 슬러시처럼 나오는데 너무나 시원해서 두 병 연거푸 주문했고 두 번째 병은 첫 번째만큼 완벽한 슬러시는 아니었지만 아직도 남편과 종종 이야기할 정도로 맛있게 마셨다.
구글주소 복사가 이상하게 되는 레몬그라스
종종 느끼는 건데 태국에 갈 때마다 치킨윙은 항상 맛있게 먹는 것 같다. 뭔가 이들만의 간장양념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튀김을 좀 바싹 튀기는 느낌이라 그런 맛을 좋아한다면 다 무난하게 맛있게 실패한 적이 없는 느낌.. 이번 여행에는 없지만 지난번에 님만해민 근방으로 숙소를 잡고 놀러 갔을 때 들렀던 떵뗌또(라고 구글지도에 검색하면 바로 나온다)의 치킨윙도 비슷한 맛으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먹는 중에 말도 안 되는 폭우가 쏟아져 잠시 비 구경을 하며 콩이랑 손잡고 바깥 구경을 했는데 돌아와서도 그 순간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더운데 더 덥게 해주는 새우구이
비가 그치고 나이트바자를 돌다가 마지막 밤을 기념하고자 노점에 앉았다. 사실 더위를 많이 타고 + 땀나는 것 싫어하고 + 모기에 잘 물리는 나는 그쯤에서 집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이 모든 것과 정반대인 남편은 마지막 밤의 정취를 즐기고 싶어했으므로 가정의 평화를 위해 함께하기로 했다.
나름 새우구이와 맥주, 감자튀김 등을 늘어놓고 있자니 진짜 동남아 느낌이 뿜뿜이긴 해서 그냥 들어갔으면 아쉬웠겠다 싶지만 역시나 나만 모기에 3방이나 물리며 저문 밤이었다. 그래도 콩이 안 물렸으니.. 괜찮아...
그리고 팁이라기엔 뭐하지만 나이트 마켓 바로 근처에 Ploen Ruedee Night Market 이라고 나름 화장실이 잘 갖추어져 있는, 시장이라기보다는 음악과 맥주를 즐기기에 딱 좋은 광장이 있다. 우리도 전날 지나가며 보니 분위기가 좋아 여기서 먹고 싶었지만 음악소리가 너무 커서 아이랑 가기에 적합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일요일에는 열지도 않아서 패스. 성인들끼리라면 일요일을 피해 들러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