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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민정 Aug 13. 2023

책 표지로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을까?

8월 교보 산책 일지




이유 없이 좋은 것들이 있다. 

나에게는 늘 광화문이 그렇다. 한창 어학공부가 인기이던 대학 시절, 가까운 강남 학원들을 제치고 괜히 광화문 씨네큐브 위에 있는 영국 문화원을 다녔더랬다. 오로지 광화문, 말 그대로 그 커다란 문이 좋아서. 광화문을 마주하고 있자면 거북목과 굽은 등이 쫘-악 펼쳐지면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된다. 


좋아하는 마음은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그렇게 광화문을 좋아한 덕분인지, 지금은 광화문과 꽤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 아주 가깝지는 않지만, 따릉이 타고 쌩-달리면 15분 컷! 덕분에 평일이든 주말이든 마음만 먹으면 광화문에 언제든 달려올 수 있다. 어제저녁에 광화문 교보가 9:30에 문을 연다는 걸 확인하고, 에이 너무 늦네, 했었는데 10시에 일어나 버렸다. 여름이라 그런가 잠만보가 된 요즘이다. 휴일의 느린 몸짓으로 어슬렁어슬렁 요즘 어떤 책들이 있나 산책을 시작한다. 







입구에서부터 시선을 강탈한 책. 

맥도널드 코리아가 35주년을 맞아 브랜드북을 냈다. 일단 '아는 것'이 나오니, 사람들이 한 번씩 멈춰서 펼쳐보고 간다. 역시 아는 것의 힘은 엄청나군. 근데 어째서 -10년도 아니고 35년 기념 브랜드북을 만든 것일까? 한참 생각하다 보니, 모르긴 몰라도, 10주년, 100주년 하면 아- 낼 만 한 때가 되어서 냈구나, 싶었을 텐데, 35주년이라고 하니까 35랑 맥도널드의 관계를 생각해 보게 된다. 이것도 포인트가 될 수 있겠네. 재밌다. 







아- 맥도널드가 88 올림픽 때 들어왔구나. 

맥도널드의 시그니처 저 웃음 라인. 그리고 패스트푸드에서 빠질 수 없는 케첩과 허니머스터드를 떠올리게 하는 노랑과 빨강을 선점한 것까지. 패스트푸드의 클래식 같은 인상을 준다. 







요즘 브랜드북에 관심을 갖고 있다. 

나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보여주면 좋을지 곰곰이 생각을 이어나가고 있다. 오랜 브랜드들이 앞다퉈 브랜드북을 내고 있다. 이렇게 판매하는 건 처음 봤지만. (16,000원. 두께나 제작 퀄리티에 비해 저렴한 편. 그 누가 사려나,,, 생각을 해봤지만, 꼭 팔리지 않아도 맥도널드의 이야기를 이렇게 전통적인 채널에서 독자들에게 선보인다는 것 자체가 그들이 의도한 지점이지 않을까 싶었다.)


요즘 브랜드북에 꼭 보이는 꼭지들. 

브랜드의 #역사 , 미시적인 부분의 #변천사 ,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진심 , 사용자들의 애정이 깃든 #추억 


브랜드는 참 어렵고도 재미있는 영역. 







보자마자 읽고 싶어졌다.

책 표지도, 제목도, 주제도 아닌, 작가 이름으로 이미 확신을 주는 작가는 세상에 많지 않을 거다. 정말이지 똑똑하고 근사한 사람. 이 사람도 파보고 싶은 사람 중 하나. 틈틈이 그의 책, 영상, 이야기들을 섭렵해 봐야지!







요즘은 마음먹고 그린 그림보다 이런 스케치가 더 좋다. 

그런데 매대를 보니 나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이런 표지들을 보면, 여행 짝꿍으로 데려가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고 보니 요즘 사람들은 책을 언제 읽을까. 나는 작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혹은 여행 갈 때 고르고 골라 한 권을 챙겨간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요즘 사람들에게(책을 읽는 이들에게) 휴식의 영역에 닿아 있다. 물론 내 짝꿍은 쉴 때에도 정보가 가득한 책을 읽으면서 설레어하긴 한다. 그러고 보니 내 눈에는 나 같은 사람들만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매번 볼 때마다 여행 갈 때 챙겨가야지, 하고는 까먹는 책. 

볼 때마다 생각한 건, 믿고 보는 '김영하' 뿐만 아니라, 톡톡 튀고 느슨한 저 표지 이미지도 크게 한 몫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쉬는 책인 것 같아. 여유로와. 활자가 많아도, 느슨한 이야기일 것 같아. 하는 느낌을 준다. 물론 매번 반짝이고 호기심을 일으키는 김영하 작가님의 몫이 크지만. 







요즘은 이렇게 북커버로 프레임을 만드는 책들도 꽤 있다. 

커버를 벗기면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책에 비해 비교적 가볍게 만들 수 있는 책 커버로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는 것! 새로운 책들이 많아지는 건 늘 기쁜 소식이다. 







이런 책을 보면, 아- 읽어야 하는데. 

하고는 사진 찍어두고 휴가 때는 절대 안 보게 된다. 안 그래도 정보의 양이 빡빡할 것 같은 주제인데, 그림도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 포스트잇과 형광펜을 들고 밑줄 치며 읽어야 할 것 같은 책. (읽자...)







유독 초록과 식물들이 많이 보인다. 

거기에 저 자유로운 서수 작가님의 이미지라니. 하. 좋은 것들은 왜 이렇게 좋은 걸까. 작가님은 어떻게 저렇게 그릴 수 있을까 부럽기보다는, 그냥 이런 근사한 그림을 볼 수 있음이 감사한 날들이다. 그림의 길로 들어서길 참 잘한 것 같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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