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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캠퍼스씨네이십일 May 08. 2017

게임하면서 여혐 당한 적 있어?

분명 존재하는데 왜 없다고 우기니

우리 안의 괴물, 게임 속에서 깨어나다

 게임 내 여성 혐오


취재 박형준 이재오 한예은 대학생 기자 



‘간만에 수업도 일찍 끝났고, 내일은 늦게 일어나도 괜찮은 날이라 기쁜 마음으로 게임을 켰다. 컨디션이 좋은지 하는 게임마다 좋은 성적으로 이겼다. 오늘은 각이 나와서 보이스 채팅까지 켜고 새 게임을 시작했다. 아이디는 중성적이지만 목소리는 분명 여성인 나. 어라? 근데 어째선지 내 성별이 밝혀지기 전과 게임방 분위기가 다르다. 게임을 시작하고 몇분 지나니 이거… 경기가 말리기 시작한다. 아니나 다를까, 패배와 관련된 모든 원인을 내게 추궁한다. 이거… 뭐지?’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게임을 즐기는 지극히 평범한 여성의 이야기다. 나는 아니라고 하지만 여성 게이머들에겐 비일비재한 일이다. 게다가 <오버워치>는 여성 유저의 비율이 다른 게임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게임이다. 이처럼 패배의 원인을 여성 팀원에게 돌리는 것은 물론이고 게임 내에서 성희롱도 빈번하다. 여성들이 <오버워치> 유저로 대거 유입되면서 기존 게임 내 여성 혐오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 현실 밖, 가장 자유롭고 젊다고 여겨졌던 게임 문화 속에서 벌어지는 여성 혐오 현상. 직접 당했던 여성 유저들을 대담에 초대했다. 

(참여자: 반달이맘, 넥슨의 노예, 사랑을 담아서 디바는 모두 여성 유저이며, 실명 대신 게임 사용명을 공개한다.)


CAMPUS CINE21(이하 캠씨네리)- 먼저, 각자 어떤 게임을, 얼마나 해왔는지 궁금해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헤비 유저인지, 라이트 유저인지 알고 싶네요.

반달이맘: 저는 <오버워치>를 대략 10개월 정도 플레이한 유저입니다! <오버워치>를 하기 전에 <서든어택>을 가끔 했었는데 사실상 게임은 <오버워치>가 처음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방학 때는 게임을 꽤 많이 했는데 학기가 시작되고 나서는 한달에 한번도 못하는 것 같네요. 현재는 라이트 유저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넥슨의 노예: 반갑습니다! 저는 많은 게임을 가볍게 즐기는 라이트 유저예요. 중학생 때부터 넥슨의 노예(…)로 살고 있죠.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게임은 <사이퍼즈>와 <마비노기 영웅전>입니다. <사이퍼즈>는 게임 후기 작성 이벤트에서 문화상품권으로 10만원을 받는 등 꽤 열심히 플레이했어요. 그외에도 <아키에이지> <롤> <마비노기> <블레이드 앤 소울> <오버워치> 등 웬만한 온라인 게임은 한번씩 다 건드려본 듯해요. 그렇지만 가장 오래 하고 잘 알고 있는 게임은 <마비노기 영웅전>과 <사이퍼즈>예요.

사랑을 담아서 디바: 저는 예전부터 게임을 좋아하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돼요. 수능 치고 넥슨의 <사이퍼즈>를 꽤 오랫동안 하다가 지난해 출시된 <오버워치>에 푹 빠져살고 있는 유저입니다!


캠씨네리: 그럼 혹시 실제로 게임 내 여성 혐오 의식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게임 내 여성 혐오 현상이나 여성이라서 경험하게 된 게임 내 차별이나 혐오, 불편했던 부분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듣고 싶네요.

반달이맘: 저는 여성 혐오 이전에 차별을 더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오버워치>라는 게임은 팀플을 해야 해서 서로의 보이스를 들으면서 하는 게임이라 더 두드러지게 느꼈습니다. 보통은 친구들과 다인큐를 하는 편인데, 다인큐를 하지 않고 홀로 다른 유저들과 보이스에 참여했을 때 ‘남자친구 아이디 빌린 거 아니죠?’ ‘목소리가 예쁘시네요’ ‘여자면 힐러(메르시)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아 이래서 여자랑 게임하면 안 돼’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들은 경험이 있습니다. 쫄보인 저에겐 꽤나 무서웠던 경험이었어요.


사랑을 담아서 디바: <오버워치>는 팀워크가 중요해서 팀보이스에 꼭 참여하는데, 만약에 그 판에서 제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면 ‘여자 있어서 졌네’라는 식의 말을 많이 해요. 게임 시작도 하기 전에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했더니 ‘아, 여자 있으면 부정 타는데’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어요.


반달이맘: 또 게임을 하다보면 전략과 캐릭터 구성에 대해 많은 말을 주고받아야 해요. 그럴 때 제가 ‘이렇게 해야 할 것 같아요’ 하고 얘기하면 가끔 ‘여자는 가만히 있어라’는 말을 한다든지 ‘여자는 게임하지 말고 집에서 짜져 있어’라는 말도 가끔 들었어요. 이런 건 꼭 음성으로 듣게 되더라고요.

사랑을 담아서 디바: 맞아요. 저도 빈번히 겪는 일이에요. 너무 당황스러워서 게임 내 신고 하고 바로 나와버렸어요.


반달이맘: 저도 그렇게 탈주해서 점수 많이 떨어뜨렸어요.



캠씨네리: 특히 음성으로 대화할 때 그런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 같네요. 보통 그럴 땐 어떻게 대처하는 편인가요? 제 친구는 목소리를 남성처럼 바꿔주는 앱을 이용한다던데요.


사랑을 담아서 디바: 저는 그런 앱까진 사용을 안 해봤고요. 솔직히 별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어쩔 수 없이 신고하고 그 게임을 관두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같이 욕한다고 기분이 나아진다거나 상황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경우는 없었어요.


반달이맘: 저는 그래서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혼자 게임을 할 때는 팀보이스와 채팅을 모두 끄고 게임을 해요. 게임은 즐겁기 위해 하는 건데 보이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게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서요. 그렇지 않은 경우엔 최대한 많은 친구들과 함께 3~4인 다인큐를 짜고 보이스에 참여해요. 그 속에 남자인 친구가 있을 경우에는 한번도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캠씨네리: 게임 내 남성 유저들은 게임의 요소들을 꼭 남성향적으로 소화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넥슨의 노예: 해당 사례가 정말 많아요. 정말로(ㅠㅠ). 일단 제가 플레이하는 <사이퍼즈>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사이퍼즈>는 롤이나 <오버워치>처럼 게임이 시작될 때 여러 종류의 캐릭터 중 하나를 골라서 게임을 시작하게 되어 있어요. 그 대상이 되는 게임 내의 캐릭터들 중 미성년자이면서 어린 캐릭터가 있어요. 대표적 캐릭터로 ‘샬럿’과 ‘마를렌’이라는 이름의 캐릭터가 있죠. 문제는 이 캐릭터들을 소비하는 유저의 태도예요. 이 캐릭터들을 묶어 칭하는 호칭이 자그마치 ‘물로리’예요. 최근 일간베스트나 기타 사이트에서 논란이 되는 ‘로리’라는 호칭으로 묶어서 이야기하는 것도 모자라 다양한 코스튬 의상을 출시함으로써 성적으로 소비하는 코드까지 존재하죠.


캠씨네리: 게임 캐릭터로서가 아니라 그냥 롤리타로서 소비된다는 거네요?

넥센의 노예: 일단 미성년자 설정의 캐릭터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캐릭터 설정의 다양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캐릭터를 소비하는 방식이나 운영진에서 해당 캐릭터를 소비하도록 하는 방식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캐릭터의 연령대에 대한 인식이 애초에 편향적인 시선에서 설계되었다고밖에 볼 수 없어요. 이를테면 샬럿은 어린아이인데 성인물을 대하는 소비행태와 방식이 더해져서 끔찍한 경우를 낳는 것이죠.


반달이맘: <오버워치>의 경우도 여자 캐릭터의 의상과 관련해서 ‘00캐릭터 속옷보기’라는 동영상이 유튜브 내에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잖아요. 그 사실을 알고 정말 충격받았어요.

넥센의 노예: 캐릭터들을 부르는 호칭 자체에도 여성비하적인 호칭을 서슴없이 사용하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클레어’라는 캐릭터의 별명은 ‘걸레+클레어=걸레어’로 부른다거나….

사랑을 담아서 디바: 맞아요 저도 <사이퍼즈> 참 열심히 했었는데, <사이퍼즈> 경우에는 닉네임도 보기 거북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캠씨네리: 남성 게이머들이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말이나 표현 중에서 거북한 것들이 있지는 않았나요?

반달이맘: 아무렇지 않게 뱉는 말들에도 여성 혐오적인 시선이 들어 있는 거 같아요. 팀보이스에서 한명이 한조라는 캐릭한테 죽자마자 ‘아, 한조년…’이라며 자기도 모르게 뱉더라고요. 되게 불쾌했어요. 근데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말하는 남자들이 정말 많아요. 여성이 게임못한다는 편견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례라고 봐요.


사랑을 담아서 디바: 요즘 생긴 ‘여왕벌’이라는 단어에도 그런 시선이 있다고 봐요. (여왕벌: 여성이 자신의 신체적 특성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기 위한 행동하는 것. 온라인 게임에선 어장관리를 하거나 다른 실력자에게 빌붙어 점수 등을 얻는 유저를 일컫는다.)  

넥슨의 노예: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있을지 몰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오해받고 욕먹으면 안 되잖아요. 문제는 점수가 조금만 높아도 상대가 여성이란 걸 알게 되면 그렇게 치부해버리는 잘못된 인식에 있어요. ‘여자는 남자보다 게임을 못한다’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는 거잖아요.


반달이맘: 맞아요. 진심으로 기분 나빠요. 내가 웬만한 남자들보다 잘하는데. ㅋㅋㅋㅋㅋㅋ

사랑을 담아서 디바: 지난해 있었던 <오버워치> 게구리 선수 핵 논란 사건도 그런 의식에서 비롯된 거잖아요. (게구리 선수 핵 논란: <오버워치> 프로팀에 소속되어 있던 게구리 선수가 공식 경기 중 핵을 사용했다는 의혹에서 시작된 사건. 결과적으로 게구리 선수는 핵을 사용하지 않았으나 여성 게이머라는 이유로 온갖 악플과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실로 끔찍한 일이었어요.


캠씨네리: 게임에서 기본 설정이 남자인 양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거 같은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넥슨의 노예: 주 유저층도, 만드는 사람도 남자이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들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들이 특정 사람들로 하여금 왜곡되고 인터넷 독재마냥 전파되다보니 지금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거라고 봐요. 그래서인지 여자는 ‘닉네임’에서조차 보호를 받지 못해요.


반달이맘: 맞아요. 저는 ‘맘’ 이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게 여성임을 드러내니까 팀보이스 들어가기도 전부터 부담스런 관심들을 보내와 힘듭니다. 그래서 부캐(부캐릭터)는 중성적인 닉네임으로 했어요.

넥슨의 노예: 서초구불주먹 이런 걸로….

반달이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괜찮은데요? 맘에 들어.


사랑을 담아서 디바: 이름도 왜 우리가 눈치보며 지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젠더를 나타낼 수 있는 모든 걸 다 지워야 하잖아요. 목소리도 이름도… 드러나면 ‘차별’ 당하는 곳이니까….

반달이맘: 근데 저는 더 안타까운 게 우리나라 서버에서 유독 심하다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어요. 많이는 안 해봤지만 잠시나마 외국 서버에서 팀보이스를 켜고 게임에 참여했을 때는 그런 차별 같은 걸 한번도 느낀 적이 없거든요


캠씨네리: 이런 의식의 근원은 어디서 나오는 거라고 보세요?

반달이맘: 이건 제 주관적인 경우일 수 있는데 저는 제 남자친구랑 게임을 자주 하는 편이에요. 근데 가만 보면 게임을 대하는 태도가 저랑은 완전 달라요. 저는 순전히 재밌으려고, 즐기려고 하는데 남자친구나 남자인 친구들은 ‘이기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여자들이 게임에 덜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너네보다 게임 오래했으니까 너네보다 잘하는 건 너무나 당연해’라는 인식이 있는 걸로 보여요. 딱히 혐오 의식이 없는 남성이라도요.


넥슨의 노예: 한국의 게임문화는 유독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죠. 예를 들어 유저간 시비가 붙은 경우 더 말을 거칠게 하고 적절한 비하발언이나 욕설으로 말싸움에서 승리하는 쪽이 이기는 분위기를 가져가는 것도 거기서 기인한 거잖아요.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이 한때 ‘어머니 안부를 물어본다’라는 신조어와 분위기로 괜히 유명세를 탄 게 아니니까요.

사랑을 담아서 디바: 맞아요. 특히 남자들끼리는 더 그렇더라고요. 내가 누구보다 게임 점수가 높다 낮다 하는 거에 되게 자존심을 세우잖아요.


캠씨네리: ‘남성성’이라 지배적으로 규정되었던 것들의 특징을 ‘강함’에 대입해서 게임 내의 기싸움처럼 자리잡으면서 생긴 현상으로 보는 거죠?

넥슨의 노예: 그렇죠. 이런 분위기에서 욕설이나 혐오 발언은 제재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장려되고 승리를 위한 도구로 쓰이기도 해요. 같은 익명인 웹 공간에서 이같은 현상이 보다 더 심한 이유는 위에 얘기한 경쟁 구도와 승패가 갈릴 구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렇게 욕설과 혐오 발언이 용인되는 게임판 안에서 억누르고 있었던, 혹은 의식하지 않았던 혐오의 양상이 더 거세게 나타나는 것 같아요.


사랑을 담아서 디바: 대부분의 남자들은 애초에 여성 혐오적인 측면이 문제라고 생각이 들면 자제할 줄 알겠죠. 문제는 게임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이 발견된다는 거예요. 이 친구들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게임을 남성적으로 소비하는 쪽이라고 봐요. 본인이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자각을 전혀 못한다는 기분이 들어요. 자기가 못하는 걸 아무렇지 않게 ‘여자’ 탓을 하는 건 버릇이라 봐야죠.


넥슨의 노예: 애초에 여성 혐오라는 말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고 봐요. 여성 혐오를 지적했을 때 고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이게 여혐이야?’라는 생각을 먼저 가지는 사람들 말이죠.

반달이맘: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나 자신이 흔히들 말하는 프로불편러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사랑을 담아서 디바: 그런 말이 있잖아요. 누군가 ‘오그라든다’라는 말을 만들어서 낭만을 없애버렸다는 말이요. 이처럼 제대로 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을 프로불편러라는 단어로 묶어버리고 더 생각 안 하려고 하는 거 같아요.

넥슨의 노예: 혐오의 구조 안에서 기울어져 있는 사람들이 갑자기 중립자인 척을 합니다. ‘근데, 여자들이 게임할 때~~~하는 건 팩트 아닌가?’, ‘남성 유저가 많으니 당연한 현상 아닌가?’ 하고 말이죠.


캠씨네리: 이런 의식의 개편을 시도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넥슨의 노예: 대다수 남성 유저 입장에선 사실 별로 고칠 필요가 없겠죠. 최근 <오버워치>를 통해서 그나마 게임 내 여성인권 문제가 대두했던 것도 여성 유저가 많아져서 그런 것이었으니까요.

반달이맘: 아무래도 남성이 주 소비층이다 보니 다수는 불편함을 느낄 겨를조차 없겠죠.


넥슨의 노예: 혐오문화 속에서 자란 남성들이 자라서 게임산업에 진출하고, 그들이 모여서 콘텐츠를 양산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여성 혐오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생기는 구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사랑을 담아서 디바: 충분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쩌면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혐오 의식이 남초위주의 문화인 게임에서 더 맹렬히 나타나는 게 아닐까요? <서든어택2>를 둘러싼 논란을 보고(<서든어택2> 캐릭터 논란: 정통 밀리터리 FPS를 내세운 <서든어택2>가 발매 당시 선보인 여성 캐릭터들이 지나치게 선정적인 의상과 모습을 하고 있어 생긴 논란) 의식적으로 뒤처졌단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오버워치>의 ‘아나’(아나: 60살 여성 저격수 캐릭터. 당시 여성성을 강조해 물의를 빚은 <서든어택2>와 대비되게 <오버워치>에선 여성성을 배제하고 특유의 개성과 드라마를 어필하는 캐릭터를 출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가 그런 시선에서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사실 <오버워치>에도 ‘젊고 섹슈얼한’ 특징이 부각되지 않은 여성 캐릭터가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이잖아요. 정크랫, 이런 개성 있는 캐릭터들은 다 남자고.


반달이맘: 그래서 제가 ‘자리야’(자리야: 역도선수 출신 러시아 군인으로 남성들과 힘과 전투력 면에서 밀리지 않는 ’강한 여자’를 표방한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여자도 강하다!! 그리고 전 이런 문제가 공론화되는 것 자체에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봐요.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고민해볼 테니까요.


캠씨네리: 마지막으로 꼭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

넥슨의 노예: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게임들이 많이 등장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캐릭터의 다양성을 개척하는 <오버워치> 같은 게임 말이죠. 또한 이런 문제를 담론에 올리거나 공론화하는 일이 많아져서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인식의 개선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반달이맘: 매우 오래된 문제임에도 개선이 안 됐었잖아요. 이제야 수면 위에 오름으로써 인식 개선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게임 내에서 신고문화가 더 발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욕설, 트롤, 핵을 신고하는 것처럼요. 강력한 처벌과 함께 말이죠. 그러한 관리체계가 생기면 여성 유저의 불편함과 마음을 졸이는 일이 좀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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