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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자 이선경 Mar 16. 2023

메타인지로 보는 사랑하는 마음의 변화

헤라클레이토스 (BC535~BC475)    

변화 외에 불변하는 것은 없다.

Nothing endures but change.     



건강을 달콤하게 만드는 것은 병이며,
배부름을 달콤하게 만드는 것은 배고픔이다.
 

이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대립과 충돌의 조화’를, ‘다채로움과 통일성의 관계’를 잘 표현하는 말이다. 그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말들로 자신의 철학을 증명하고 있다.     


- 대립물이 없다면 통일도 없다.
- 선과 악은 하나다.
-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은 동일하다.
- 삶과 죽음은 같은 것이다.     



별생각 없이 헤라클레이토스의 철학적 명언들을 받아들이게 되면 우리는 대립하는 어떤 두 가지에 눈길과 사고를 사로잡히게 된다. 그렇지만 잠시 멈추고, 깨어 들여다보면 정작 헤라클레이토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두 가지의 대립이 아니라 하나의 연결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우리는 대립과 충돌, 다채로움과 통일성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바로 그것들의 조화와 관계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명언을 살펴보면 우리가 변화와 불변의 연결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지를 떠올려본다면 변화와 불변이 양극단에 존재하지만, 서로 줄다리기를 하듯 밧줄로 연결된 모습이다. 명언의 영어단어 endures는 불변하는 것으로 해석이 되었는데 사전적 의미를 보면 지속되다, 계속되다와 같이 흐름(flow)의 의미도 숨어있다. 정리하자면, 이 명언을 ‘변화만이 계속되고 지속되고 영원하다’와 같이 바꿔볼 수 있겠다. 이는 우리 삶에서 끊임없는 변화를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고, 그 자연스러운 흐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사랑은 변한다. 우리는 단 1분 1초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이 깊어지는 것도 변화고 사랑이 흐려지는 것도 변화다. 성장함도 변화고, 쇠퇴함도 변화다. 모든 변화는 파도와 같이 밀물과 썰물이 존재한다. 심리학자 스턴버그는 사랑의 삼각형 이론(triangular theory of love)을 제시하였는데 우리의 사랑이 친밀감(intimacy), 열정(passion), 결심/헌신(commitment)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 순간 서로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이론이다. 



흐름이라는 자연스러움의 입장에서는 높은 것만이 좋은 것이 아니고, 낮은 것만이 나쁜 것이 아니다. 흐름은 높고 낮음이 있어야만 존재할 수 있다. 온종일 뜨거운 태양만 떠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이처럼 만약 사랑도 모든 날이 열정으로만 가득 차 항상 뜨겁기만 하다면, 그것은 결국 문제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헤라클레이토스는 기원전 6세기에 이미 변화라는 흐름만이 영원히 존재할 뿐임을 신비롭게 전달해주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변하지 말자는 말을 더 자주 한다. 조금 더 깨어있는 사람이라면 상대방의 변함을 인정해주고 수용해주며 서로 호흡을 맞춰주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지 않을까?     


인생무상은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함을 표현할 때 사용하지만, 여기서 무상(無常)은 만물은 항상 변한다는 흐름을 표현하는 말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등장하는 변화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제는 열린 마음으로 고민해보고 수용해야 할 때인 듯하다.


매 순간 달라지는 사랑을 받아들여라.
그것이 진정한 사랑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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