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고 싶다면, 사랑받을 만한 가치 있는 사람이 돼라.
If you'd be love, be worthy to be loved.
오비디우스 (BC43~AD17)
‘누구든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 사랑 전문가의 경지에 이르게 하라’
오비디우스의 저서인 사랑의 기술에 나오는 첫 문구 중 하나이다. 사랑의 대가였던 그는 사랑의 책으로 세상에 이름을 남겼고, 로마 시대의 3대 시인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동시에 사랑의 책 때문에 변방으로 추방당해 10년 동안 외로움 속에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과연 그의 운명을 좌지우지했던 이 책은 무엇일까?
그의 저서 ‘사랑의 기술’은 쉽게 말해 첫 만남에 여자를 어떻게 유혹해야 하는지, 또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더 나아가서는 은밀한 체위 방법까지 모든 사랑의 기술을 다룬 논란의 지침서이다. 이 책을 찬양하는 사람들은 사랑을 찾는 법과 사랑을 지키는 법을 알려주는 교과서로 취급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한낱 맘에 드는 상대를 유혹하는 기술을 알려주는 불온서적으로 취급했다.
이 상반된 견해는 로마 시대 때부터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대로 이어오고 있는 듯하다. 다행히 그 예술성이 인정받아서인지 지난 2017년 12월에 로마시의회에서 그의 로마제국 추방을 철회한다는 발의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하였다. 그의 감격스러움을 사랑의 시로 듣고 싶은 순간이다.
오비디우스 스스로는 자신의 책을 어떤 관점에서 저술했을까? 아마 이 책(The Art of Love)을 ‘사랑의 기술’이 아닌 ‘사랑의 예술’로 생각했으리라 본다. 물론 책 속의 내용은 거의 완벽하게 기술적인데 아마 그가 지극히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껏 남아있는 그의 말들이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적들로부터도 배워야 한다.’
‘중간에 있는 게 가장 안전하다.’
‘신이 있는 게 편리하니 신이 있다고 믿자.’
많은 사람이 이 책을 통해 사랑의 A to Z를 만났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응용서 보다는 개론서의 느낌이 강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에서는 기본에 대한 글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명언에서 그는 사랑받고 싶다면 그럴만한 사람이 되라고 조언한다. 이 책에서는 그것을 위한 기본기를 알려주고 있다.
-위생을 중요시해라.
-코털을 잘 정리해라.
-생일을 물었으면 잊지 말아라.
-선물과 편지를 자주 보내라.
-아낌없이 칭찬해라.
후대에 셰익스피어와 괴테에게 커다란 영향을 준 이 시인에게서 우리는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까? 맘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면 코털이 삐져나오지 않았는지 점검하는 것일까? 과연 온 삶을 사랑으로 살아온 오비디우스가 이 책으로 전달하고 싶었던 이면의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추측건대, 그건 아마도 사랑의 진실함이 아닐까 한다. 그가 이렇게 낱낱이, 또 공공연하게 사랑의 기술에 대해 다뤘으니 이 책을 본 사람들은 역으로 책 속의 유혹 기술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사랑의 진실함만이 상대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유일한 해답으로 남게 되지 않을까?
어쩌면 오비디우스는 정령 사랑의 진실함을 전하고자 이 책을 쓴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새로운 관점의 생각을 머금고 진정한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내가 사랑을 한다면 상대로부터
받고 싶은 가장 큰 것이 무엇인가?
그렇다면 나는 지금 누군가에게
그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