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
Knowledge is power.
프랜시스 베이컨 (1561~1626)
knowledge를 단순히 ‘아는 것, 지식’이라고 정의 내리기에는 조금 아쉬움이 생기는데, 이를 보완하고자 단어의 어원적 특성을 이해해 풍부하게 해석해보려 한다. 앎에 대해서는 공자 편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으니 상호연결하여 더욱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겠다.
먼저 이 knowledge는 know + ledge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는 아는 것(know)을 기준으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또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하는 것처럼 하나의 지식 난간(ledge)이 형성되어 있는 모습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쉽게 비유하자면 모든 사람의 지식의 높이가 똑같이 100m인 빌딩이라 해보자. 이 빌딩이 어떤 사람은 5m 간격으로 총 20층으로 구성되어 있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1m 간격으로 총 100층으로 구성되어 있을 수 있다.
아는 것(knowledge)이 많아질수록 지식의 층이 더 나누어지고, 지식이 층마다 빼곡히 쌓여갈 것이다. 결국 겉보기에는 똑같은 높이의 빌딩이어도 어떤 빌딩은 20층으로 듬성듬성 구성되어 있고, 어떤 빌딩은 100층으로 빽빽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식의 난간(knowledge)이 많이 생겨날수록 그 결론도 다양하게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혜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아는 지식이 많이 쌓여서 100m 빌딩의 층이 많아진다 한들 이 층들을 유익하고 의미 있는 것들로 채우지 못한다면 그것 또한 큰 문제가 된다. 마치 100층 빌딩에 사회에 이바지하는 회사가 5개 층에만 있고 나머지 95개 층은 악덕 회사들이 입주해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렇게 되면 이 100개 층의 빌딩을 좋은 빌딩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다양한 지식이 쌓여 있어도 그 지식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것까지가 아는 것을 가지고 힘을 발휘하는 방법이다.
올바른 지식이어도 잘못 쓰면 똥이 되고,
잘못된 지식을 모르고 쓰면 독이 된다.
우리가 가져야 할 지혜는 이치를 깨닫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능력, 필요에 따라 지식을 세밀하게 나누거나 융합하여 사용할 줄 아는 능력이다. 때로는 구획이 나누어져 있는 3층과 57층의 지식층을 합쳐야 할 때가 있고(융합), 때로는 68층의 지식층을 새롭게 두 개의 구획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세분화).
우리는 모두 100m 높이의 지식의 빌딩을 가지고 있다.
그 빌딩에 채울 지식이 깨끗하고 올바른 것인가를 점검하는 것이 첫째
필요한 지식을 얼마나 많이 채우느냐가 둘째
그 지식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꺼내 쓰는 것이 셋째이다.
이 단계를 온전히 거쳤을 때 비로소 프랜시스 베이컨이 말하는 힘을 갖추게 되고, 그 힘이 사회에 폭넓게 이바지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