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꾸 무기력하네,
자연 속에서 힐링을 해도 왜 효과가 없지?
최근 영국 엑서터 대학의 Mathew White 교수팀은 총 19,806명의 성인(10대~노년까지)을 대상으로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과 건강, 행복, 삶의 만족감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연구 설계는 이랬습니다.
전국 단위 대규모 표본(2만 명) 확보
지난 1주일간 자연(공원, 숲, 강가, 해변, 야외 녹지 등)에서 보낸 총 시간을 수집
삶의 만족도(life satisfaction), 주관적 행복감(well-being), 신체 건강(self-rated health) 측정
연령, 성별, 소득, 직업, 장애 등 다양한 변수들을 통제하여 통계적으로 정밀하게 분석
그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연구진은 자연에 노출되는 시간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몇 분부터 유의미하게 나타나는가”를 통계적으로 곡선을 그려가며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주에 자연에서 1분에서 119분 사이를 보낸 사람들은 0분을 보고한 사람들보다 특별히 더 건강이 좋거나 더 높은 웰빙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주 0~59분 그룹은 뚜렷한 효과가 없었고, 주 60~119분 그룹도 효과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주 120분 이상 그룹이 되자 눈에 띄게 효과성이 증가하였는데, 건강, 행복, 만족감 지표가 모두 뚜렷하게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120분이 '심리적 임계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주당 120분은 하루 20분씩 짧게 쪼개서 힐링하든, 주말에 몰아서 한 번에 힐링하든 그 방식에 상관없이 유사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놀랍게도 이 효과는 모든 연령, 성별, 사회경제적 집단, 도시/농촌, 만성질환 유무 등 대부분의 하위집단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청소년, 청년, 중년, 노인 모두 효과가 있었고, 성별 남녀 모두 효과가 있었으며, 장애가 있는 사람, 만성질환자, 저소득층, 도시 거주자 모두 효과가 있었습니다.
연구에서는 꼭 산이나 바다, 특별한 장소일 필요가 없다고 강조합니다. 도시공원, 동네 숲길, 강변 산책로, 집 앞 녹지, 작은 공원, 정원 어디든지 ‘자연’에 해당한다면 충분했고, 운동이나 하이킹, 캠핑이 아니어도 벤치에 앉아 있기, 강가 걷기, 나무 아래 멍 때리기, 하늘 보기도 동일하게 효과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직장인 분들께는 좋은 소식으로, 도시 한복판의 작은 공원 녹지에서도 “자연적 경험”에 포함되어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스트레스 완화:
자연 속에서는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
심박수, 혈압, 근육 긴장도가 완화
뇌의 편도체(불안 담당 부위) 활동이 줄어듦
주의력 회복(Attention Restoration):
도시는 정보 과잉 → 주의력 고갈
자연은 소프트하게 주의 끄는 환경
뇌가 자연스레 리셋되고, 집중력/창의력/학습능력 증가
감사 증진:
자연을 경험한 사람들은 일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삶에 대한 긍정감, 감사, 만족감이 높아짐
우울/불안도 현저히 낮아짐
사회적 유대 강화:
자연 속에서 함께하는 시간(산책, 소풍, 등산 등)은 가족/친구/이웃과의 유대와 신뢰를 강화
타인과의 관계 만족도도 덩달아 상승
아침에 일찍 출근한다면 근처 공원 20분 걷기
점심 식사 후 근처 공원 20분 산책
퇴근 후 저녁 식사 후 20분 하늘 보며 근처 산책:
주말에 동네 숲길이나 하천가 걷기
→ 이렇게만 해도 일주일 120분 충분히 채울 수 있습니다. 사실 일상 속에서 이미 많이 해오고 있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이번주는 어떠셨나요?
White 박사팀은 “이 기준은 국가·지자체·학교·직장 모두에 적용 가능한 건강 증진 가이드라인”이라고 강조합니다. 특별한 준비나 지출 없이,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든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접근성 높은 심리적 처방이기도 하죠. 자연은 우리가 힘들 때마다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회복시켜줍니다. 더 많은 자극, 더 화려한 경험, 더 빠른 속도를 추구하던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오히려 ‘덜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번 주 나만의 120분 자연 루틴을 직접 경험해보세요.
White, M. P., Alcock, I., Grellier, J., Wheeler, B. W., Hartig, T., Warber, S. L., ... & Fleming, L. E. (2019). Spending at least 120 minutes a week in nature is associated with good health and wellbeing. Scientific Reports, 9(1), 7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