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리더십, 도대체 뭔 소리를 하고 있는 걸까
별 활동도 하지 않으면서 이런 저런 다른 글들을 뻔질나게 들여다보면서, 한참만에 고민을 마쳤습니다. 감히 '리더십'을 생각합니다.
지난 소회에서 말하였고 적지 않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던 것과 같이,
그리고 유난히 (이것이 알고리즘의 매직인지..?) 비슷한 고민을 포스팅하시는 유명한 분들의 글들을 반복하여 접하면서 혼자만 느낀 것이 아님에 안도하기도 하면서 씁쓸하기도 한 몇 주를 보내었습니다.
돌이켜보니 그 불편감은 남들의 어떤 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저의 미흡한 필력과 일천한 경험이 누군가에게 하등의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 표출된 것이었고, 전달하는 어떤 가치가 없는 이러한 글이란 타자를 몇 차례 두들겨 간편하게 생산해낸 디지털 공해에 불과한 쪼가리가 아닌가 깊은 고민을 탐색하였습니다.
링크드인에 용감하게 포스팅을 올리게 된 그날 이전에, 아주 오래 전부터 '완결성'에 대한 천착을 버리지 못해 많은 시일을 아무 것도 쓰지 못하고 지내었습니다. 글이란 모름지기 첫 문장의 기세가 마지막 문장까지 이어지는 것에 그 아름다움이 있지 않던가? 따위의 생각 말입니다.
그 때는 톨스토이처럼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같이 글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 김훈 선생님처럼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와 같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할 겨를 없이 뭔가 그려지는 그런 문장을 써야 비로소 가치 있는 글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무언가 쓰지 않으면 내 모든 경험이 휘발되어 소멸하고 말 것이라는 두려움이 자리하는 시기가 되면서 치열한 투쟁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제 글들의 어딘가에 황금률이 있어서, 마치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완결성과 행동력 사이 어딘가에서 딱 머무르기를 바라는 마음도 없지 않겠습니다만, 시계추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또한 본연의 역할이 아닌 것처럼 이 관점에서 저 관점으로 오가는 사이에서 보지 못한 것들을 보게 되기도 하니까요!
그런 고민들을 하던 와중에 속한 조직에서 리더십 다면평가를 진행하게 되었고, 중간관리자로서 다양한 상/동/하위 직급자로부터 평가와 코칭을 받는 감사한 과정이 있었습니다. 리더십을 논하기에는 아직 설익어서 저의 주제에서 벗어나 있습니다만, 여러 조언을 받고 마음에 남긴 저의 리더십 개선 방향은 명료합니다. 더 명료하게 소통하고, 더 먼저 움직이고, 더 따뜻하게 피드백하고, 더 부드럽게 융화되는 것.
글의 생산에 대해 고민하던 마음이 뜻밖에 리더십 평가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이게 왜 진짜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은 바로 제가 쓰고 싶은 글의 방향이었으니까요. 더 명료하게 전달하고, 더 먼저 써서 기여하고, 더 따뜻하게 피드백하고, 더 부드럽게 다른 의견들을 경청하는 것. 제가 다니던 이전 회사에서 'Thoughts Leadership'이라는 항목을 매우 중요한 평가 지표로 다루었고 동 제목의 뉴스레터도 항상 발행하였는데, 그 때는 몰랐던 배경을 이렇게 어렴풋이 짐작합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정말 처음 포스팅을 쓰던 마음처럼, 제가 공중으로부터 받은 크나큰 도움과 같이 조금이라도 공중에 가치를 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고민할 것이고 그 최소한의 1차 필터로 내용의 가닥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제가 공부하는 것들을 씁니다. 시장과 기술의 트렌드/재무(Corporate Finance) 및 투자/조금의 기술 관련 학습입니다. 트렌드와 관련해서는 뉴스레터 발행을 고려하고 있고, 조만간 뼈대를 세워 보려고 합니다.
제가 일하는 것들을 씁니다. 미국에서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 적지 않은 분께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여러 번 실감하였습니다. 현재 속한 조직의 입장과 규율에서 벗어나지 않은 선에서 이러한 과정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과연 궁금한 분이 계셨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렇게 정리하고 이제 다시 공중에 조그만 기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곧 새로운 글로 뵙겠습니다.